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브릭스(BRICS)에 협력하거나 반미 성향 정책에 동조하는 국가에 대해 10%의 추가 관세 부과를 경고하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BRICS 정상회의에 외교적 압박을 가했다.
이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에 기반한 트럼프의 대외 정책 기조가 다자간 협력체에 대한 노골적인 견제를 재개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G7 및 G20의 분열과 기능 저하 속에 BRICS가 글로벌 거버넌스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6일 오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 개막식에서 발표된 공동 성명에서 브릭스는 관세 인상이 세계 무역을 위협한다고 경고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한 은근한 비판을 이어갔다.
▲트럼프 “반미 정책 동조 시 예외 없는 관세”
트럼프 대통령은 브릭스 정상회의에 가입하려는 국가들을 처벌하겠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각)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을 통해 “브릭스의 반미 정책에 동조하는 모든 국가는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받게 될 것이다. 이 정책에 예외는 없다”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그는 ‘반미 정책’의 구체적 정의는 제시하지 않았지만, 브릭스의 확장과 미국 비판적 공동 성명이 그 배경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이달 9일까지 수십 개국과 보복성 관세 협상을 마무리할 예정이며, 이번 발언은 사전 경고 차원의 대외 압박 카드로 풀이된다.
▲브릭스 확장…美 중심 질서에 도전
이번 정상회의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외에도 이집트, 이란, 인도네시아, 에티오피아, UAE 등 신규 가입국 또는 초청국들이 참여해 브릭스의 외교적 무게감을 크게 키운 자리였다.
원년 브릭스(BRICS)는 2009년 첫 정상회의에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정상들을 초대했다.
이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추가되었고, 작년에는 이집트, 에티오피아, 인도네시아, 이란, 아랍에미리트가 회원국으로 가입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공식 가입을 보류한 반면, 다른 30개국은 정회원 또는 파트너 자격으로 브릭스에 참여하는 데 관심을 표명했다.
브라질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대통령은 개막 연설에서 “브릭스는 냉전 시대 비동맹운동의 계승자”라고 선언했다.
이어 그는 “다자주의가 공격받는 지금, 우리의 자율성이 위협받고 있다”라며 국제 거버넌스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비동맹 운동은 양극화된 세계 질서의 어느 한쪽 진영에도 속하지 않으려 했던 개발도상국들의 모임을 뜻한다.
룰라 대통령은 5일 재계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브릭스 국가들이 현재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과 경제 생산량의 40%를 차지한다고 지적하며, 보호무역주의가 심화될 것을 경고했다.
또한 브릭스 국가들은 남반구 개발도상국을 대변하고자 하는 이 회의에 외교적 영향력을 더하기 위해 UN 안전보장이사회와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국제 기구의 구조 개편 요구를 강력히 주장했다.
룰라 대통령은 미국 주도의 중동 전쟁의 실패를 강조하며 "국제 거버넌스가 21세기의 새로운 다극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면, 브릭스(BRICS)가 이를 현대화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의 아이르랑가 하르타르토 경제부 장관은 브릭스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브라질을 방문 중이며, 7일에는 관세 협상을 감독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올해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총리를 대신 파견하여 주목을 끌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하여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영장으로 인해 온라인으로 참석했다.
6일과 7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을 포함한 여러 국가 원수들이 리우 현대미술관에 모여 토론을 벌였다.
그러나 주요 신흥 경제국과 더불어 지역 경쟁국까지 포함하며 점점 더 다층화되고 있는 브릭스(BRICS) 그룹의 공동 목표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브릭스의 연대 메시지…미국 정책에 사실상 반기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는 미국 정책에 대한 간접적 비판이 이어졌다.
공동 성명에서 정상들은 이란의 민간 인프라와 평화적 핵 시설에 대한 공격을 국제법 위반이라고 규정했다.
브릭스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대해 팔레스타인 국민에게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으며, 공동 성명에서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발생한 테러 공격이라고 규정한 사건을 규탄했다.
브릭스는 에티오피아와 이란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지지하는 동시에 무역 분쟁 해결 능력을 시급히 회복할 것을 촉구했다.
인공지능(AI) 논의 후 별도 성명을 통해 정상들은 과도한 데이터 수집을 방지하고 공정한 지불 메커니즘을 허용하기 위해 AI의 무단 사용으로부터 보호할 것을 촉구했다.
BRICS 개발은행을 통한 다자간 보증 제도(BRICS Multilateral Guarantees) 시범 도입으로, 회원국 내 투자 촉진 및 금융비용 절감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기후 외교·보전 정책도 등장…미국과 대조적 행보
브라질은 11월 유엔 기후정상회의(COP) 개최국으로서, 이번 BRICS 회의에서 열대우림 보호를 위한 ‘열대우림영구 시설(Tropical Forests Forever Facility·TFFF)’ 설립 제안을 강조했다.
중국과 UAE는 브라질 재무장관과의 회담에서 해당 프로젝트 투자 의향을 시사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는 기후 분야에서의 글로벌 리더십을 개발도상국 중심으로 전환하려는 의도와 맞닿아 있다.
이는 기후 변화 대응을 축소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조와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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