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EU, 美 관세 압박에 아시아 무역협정 확대로 활로 모색

장선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이 재점화되자, 유럽연합(EU)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과의 무역 협정 확대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인도와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연내 타결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대미 수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전략적 전환이 가속화되는 모양새다.

EU 집행위원회의 테레사 리베라(Teresa Ribera) 경쟁 담당 부위원장이자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14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새로운 관세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EU는 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를 통해 대응할 것”이라며, “인도와의 무역 협상은 그 중 핵심 사례”라고 밝혔다.

유럽연합
[AFP/연합뉴스 제공]

▲美 ‘보복 관세’ 현실화 조짐…EU, 전략적 다변화 시동

현재 EU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8월 1일부터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상황 속에서, 미국 외 시장으로의 수출 다변화 전략을 본격적으로 준비 중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EU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로 타격을 입은 다른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리베라 위원은 “우리는 세계의 다른 동맹국들과 법치와 공정 무역을 기반으로 한 파트너십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발언은 미국이 중국, EU, 멕시코 등 주요 교역국을 겨냥한 새로운 관세 압박을 시사한 이후 나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산에 유리한 ‘상호주의 관세’를 내세우며, 전 세계와의 무역 구조 재편을 시도하고 있다.

라베라 위원은 EU가 협상을 계속할 것이라고 시사하면서도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EU는 다른 나라에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
[EPA/연합뉴스 제공]

▲ 중국과는 ‘기후 협력’ 논의…하지만 무역 갈등 여전

리베라 위원은 현재 중국 베이징을 방문 중이며, 딩쉐샹(丁薛祥) 중국 부총리 등과 기후 관련 양자 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회담은 오는 주 예정된 EU-중국 정상회담의 전초전 성격으로, 양측은 기후변화, 무역, 지정학 이슈 등 복잡한 현안을 동시에 다룰 예정이다.

리베라 위원은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기후 협력에 대한 공동 성명이나 선언을 논의하기에는 "아직 다소 시기상조"라고 말했지만 유럽연합과 중국이 대화를 심화시키려는 의지를 공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협력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EU는 중국의 과잉 생산, 시장 접근 제한, 러시아와의 밀착 행보 등 여러 사안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EU의 또 다른 불만 사항은 중국의 희토류 자석에 대한 수출 통제다.

최근 중국의 희토류 자석에 대한 수출 통제 강화로 유럽 산업계가 타격을 입었다.

리베라는 “희토류 공급이 세계 번영을 가로막는 병목(bottleneck)이 되어서는 안 된다”라며, “이 사안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속적인 협의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EV 관세 갈등도 여전…“공정 무역 원칙 훼손” 우려

EU와 중국 간에는 전기차(EV) 관련 갈등도 지속 중이다.

EU는 최근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과도한 보조금을 받아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이유로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고, 이에 대해 중국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양측은 이 문제를 정상회담 의제에 포함시킬 예정이나, 실질적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다.

▲ 美 압박 속 ‘무역 독립성’ 추구하는 EU…아시아가 해법 될까?

EU는 미국과 중국이라는 양대 경제 강국 사이에서 무역 주권과 전략적 자율성(strategic autonomy)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인도, 아세안, 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국가들과의 무역 협정 확대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줄이면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는 전략으로 주목된다.

그러나 중국과의 협력은 기후·산업 부문에 국한될 가능성이 높으며, 미국과의 갈등은 정치·안보 연계 이슈까지 얽혀 있어 단기적 해소가 어려운 구조다.

EU가 진정한 다극 무역 체제로 전환할 수 있을지는 향후 아시아와의 FTA 타결 속도, 미국 대선 이후 통상 기조 변화, 중국과의 갈등 관리 능력 등에 달려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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