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글로벌 경제 시선] 트럼프는 왜 연준을 공격하는가

장선희 기자

"멍청이(numbskull)", "느림보", "해고(You're fired!)"

이런 말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제롬 파월 의장을 향해 쏟아내는 표현들이다.

그는 꾸준히 연준의 금리 인상을 비판하고 노골적으로 금리 인하를 압박해왔으며, 이러한 공세는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이는 시장에 심각한 긴장감을 불러오고 있으며 특히 연준의 독립성과 중립성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며 채권 시장과 환율, 기대 인플레이션 지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왜 이토록 연준을 압박하는 것일까?

▲“파월 해임해야 할까?”…대통령 발언에 달러 급락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일부 의원들에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해임해야 하는지 물었다는 보도가 나오자, 17일(현지시간) 미 달러화는 주요 통화 대비 1.2% 하락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도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당장 파월을 해임할 가능성은 낮다”라고 말하며 달러화를 안정시켰지만 연준 독립성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면서 시장은 요동쳤다.

▲ 트럼프, 연준 본부 리모델링 비용도 공격

트럼프 대통령의 진영은 통화정책 외에도, 파월 의장이 진행 중인 25억 달러 규모의 연준 본부 리모델링 예산 문제를 지적하며 전방위적인 압박에 나섰다.

백악관 예산국(OMB)의 러셀 보트 국장은 해당 사업을 '과도하고 낭비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파월 의장은 이는 과장된 주장이며 “벌집, 전용 엘리베이터 등 일부 항목은 이미 계획에서 제외됐다”라고 반박했다.

파월 의장과 트럼프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채권시장 기대 인플레이션, 연중 최고치로 상승

트럼프의 발언 이후 채권 시장은 빠르게 반응했다.

4월까지만 해도 2.1% 미만이었던 10년물 기대 인플레이션(break-even rate)이 2.4%를 돌파하며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30년물 국채 금리는 5%를 상회하며 장기 인플레 우려를 반영했다.

단기채 대비 장기채 금리차도 2022년 초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이러한 현상은 시장이 “연준이 정치적 압력에 굴복해 금리를 인위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우려를 강하게 반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채권 중심 자산운용사 더블라인의 빌 캠벨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해임할 가능성은 더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JP모건의 마이클 페롤리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당면한 위기는 지나갔을지 모르지만, 이 사건이 완전히 끝났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의 마이크 리델 펀드 매니저는 장기 국채에 대한 금리 인상 요구는 "시장이 중앙은행의 독립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을 때 예상되는 반응"이라고 말했다.

▲ 트럼프 연준 압박하는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을 "멍청이"라고 부르며 연준에 현재 4.25%에서 4.5%인 금리를 최대 3%p 인하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연준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금리 인하를 자제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연준을 압박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기 부양에 대한 강력한 열망 때문이다.

그는 연준의 높은 금리 정책이 미국 경제 성장을 저해하고 주식 시장을 위축시킨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인하가 기업 투자와 소비를 늘려 결과적으로 주식 시장 활성화와 경제 성장을 가져올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특히, 자신의 무역 정책(관세 부과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 불확실성을 상쇄하고, 지지자들에게 경제적 성과를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읽힌다.

하지만 이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이라는 중요한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으며 금융 시장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월스트리트의 주요 금융기관장들 역시 "중앙은행의 독립성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흔들기가 시장에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연준의 독립성이 훼손될 경우 시장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고 신뢰가 무너지면서 금융 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RBC 블루베이 자산운용의 마크 다우딩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우려가 BEI(손익분기 인플레이션율)를 끌어올리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 “터키와 닮았다”…정치 개입에 학계·시장 경고

미국 보수 성향 싱크탱크 AEI(미국기업연구소)의 데스먼드 라크먼 연구원은 “금리 인하를 강요하기 위해 정치적으로 연준 수장을 흔드는 모습은 터키와 유사한 행태”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는 레제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중앙은행 총재들을 반복적으로 경질한 전례를 언급한 것이다.

▲파월의 연준 리더십, 얼마나 유지될까?

현재로서는 파월 의장이 2026년 5월 임기 종료까지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트럼프의 지속적인 비판과 해임 가능성 언급은 시장 내 ‘후임 지명’ 시나리오에 불을 붙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공격은 저금리 정책에 더 적합한 후임자를 지명할지에 대한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다우딩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는"만약 파월이 해임된다면, 새로운 연준 의장은 트럼프의 뜻에 따라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하기 위해 지명될 것이라는 가정이 생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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