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계획에 맞서 관세율을 약 20% 수준으로 낮추기 위한 협상에 나섰지만, 전기차(EV) 우대조치 연장과 외국인 투자 규제 완화 요구 등에는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2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이 인용 보도한 복수의 협상 소식통에 따르면,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의 협상단은 8월 1일부터 발효 예정인 25% 관세를 동남아 이웃국인 인도네시아 및 베트남 수준인 20% 선으로 낮추는 방안을 미국 측에 요청하고 있다.
▲ AI 반도체 밀수는 해소… EV·지분 규제는 '레드라인'
말레이시아는 미국산 고성능 반도체의 중국 밀수출 우려에 대해서는 진전을 보였으나, 미국이 요구하는 미국산 전기차에 대한 세금 감면 연장, 전력·금융 부문 외국인 지분 제한 완화, 현지 어민 대상 보조금 축소 등에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특히, 전기차 관련 세금 감면은 말레이시아 내 중국산 전기차의 점유율이 이미 상당한 상황에서 미국에만 특혜를 줄 경우 다른 국가와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거부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올해 12월을 기점으로 수입 전기차에 대한 면세 정책을 종료할 계획이다.
미국 제조업체의 시장 진출이 미미한 말레이시아 시장에 유리한 접근을 모색하는 이유는 불분명하다.
올해 상반기에는 BYD를 포함한 중국 기업이 전체 신규 전기차 등록 대수의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말레이시아가 외국인 소유 규정을 얼마나 쉽게 개정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도 있다.
자프룰 무역부 장관은 미국의 일부 요구가 말레이시아에 공정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하며, 정부는 변화를 추진하기 전에 이해관계자들과 협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고 프리 말레이시아 투데이가 이달 보도했다.
AI 반도체 문제는 비교적 협상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고성능 AI 칩의 전출입에 대해 수출 허가제와 사용 목적 보고 의무화 조치를 도입해 미국과의 신뢰를 구축하고 있다.
이는 말레이시아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으로 남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내정 간섭’ 반발도… 외국인 투자·어민 보조금은 정치적 사안
미국은 또한 말레이시아에 외국인 투자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으나, 이는 말레이계 중심의 민감한 정치 사안으로 정부는 쉽게 수용할 수 없는 입장이다.
안와르 장관은 “일부 미국의 요구는 자국에 공정하지 않다”며, 국내 이해관계자와 충분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어민 보조금 삭감 역시 민감한 사안이다.
대부분의 어민이 정권의 핵심 지지층인 말레이계로 구성돼 있어, 관련 보조금은 선거와 직결되는 민감한 정책으로 간주된다.
안와르 총리는 최근 “정부는 국가 정책, 특히 말레이 및 토착민 우대 정책에 있어서 명확한 ‘레드라인’을 갖고 있다”고 발언하며 미국 측 요구를 일축했다.
▲ 관세 인하 여부, 말레이시아 경제 성장률에도 영향
말레이시아는 수개월째 미국과의 무역협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관세 수준에 따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기존 4.5~5.5%) 조정 여부도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말레이시아와의 무역에서 248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측이 최근 베트남과도 예상보다 높은 20% 관세에 합의한 점에 주목하며,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상이 예측 불가능하고 일방적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말레이시아는 자국 내 전략산업과 정치적 민감성을 감안한 선별적 대응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미국과의 무역 불균형과 수출 의존 구조를 고려한 유연한 협상 전략을 펼치고 있다.







![[금융진단] 미 증시, 지정학 완화·빅테크 반등에 상승](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892/image.jpg?w=288&h=168&l=50&t=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