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미·중, 90일 추가 관세 연장…연말 쇼핑시즌 겨냥 숨고르기

장선희 기자

미국과 중국이 기존 관세 휴전 조치를 90일 연장하며, 상호 간 최대 세 자릿수에 달할 예정이었던 고율 관세 부과를 피하게 됐다.

특히 미국의 연말연시 쇼핑 시즌을 앞두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잠재적 영향을 고려했다는 분석이다.

▲90일 연장의 의미는?

12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 플랫폼인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을 통해 11월 10일 오전 12시 1분(미국 동부시간)까지 고율 관세 부과를 유예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며, 휴전의 다른 모든 조항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발표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오전 추가 관세 부과를 유예하는 조치를 발표했으며, 4월 무역 및 투자 제한 대상이었던 미국 기업을 무역 및 투자 제한 대상에 추가하는 조치도 90일 유예했다.

이번 관세 휴전 연장의 핵심은 양국이 파국적인 관세 폭탄을 잠시 멈췄다는 데 있다.

기존 합의가 만료되면서 미국산 제품에 대한 중국의 관세는 125%,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는 145%까지 치솟을 위기였다.

이는 사실상 양국 간의 교역을 중단시키는 '무역 금수 조치'와 다름없었다.

이번 연장으로 인해 양국의 관세는 당분간 미국 수입품에 대한 중국 관세 10%, 중국 수입품에 대한 미국 관세 30% 수준으로 유지된다.

이는 비록 낮은 수준은 아니지만, 양국 모두에게 숨통을 트여주는 조치로 평가된다.

특히 미국의 경우, 전자제품, 의류, 장난감 등 중국산 수입품이 급증하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있어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켈리 앤 쇼 전 백악관 무역보좌관은 “트럼프식 협상답게 막판까지 압박이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중국에 추가 양보를 요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의 배경과 주요 쟁점은?

이번 연장은 지난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시작된 협상과 7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후속 회담의 결과물이다.

미국 협상팀은 협상 내용을 토대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연장을 건의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기한 만료 직전에 연장 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휴전 연장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중국에 대한 압박을 이어갔다.

트럼프
[AP/연합뉴스 제공]

특히 중국의 대두 구매량을 4배로 늘리라고 요구하는 등 추가 양보를 얻어내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벼랑 끝 전술'로 해석되지만, 결국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협상 의지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양국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아시아 소사이어티 정책 연구소의 웬디 커틀러 부소장은 "양국이 어떤 종류든 합의를 시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킹 앤 스폴딩 로펌의 라이언 마제러스 전 미국 무역 관료는 "이번 연장이 양국의 불안감을 낮추고 장기적인 무역 문제 해결을 위한 시간을 벌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합의 도출 가능성은?

양국 간의 무역 갈등은 여전하지만, 최근의 경제 지표는 협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대중국 무역 적자는 6월에 21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는 양국 간의 관세 갈등이 심화되었을 때 중국산 수입품이 급감했기 때문으로, 미국의 경제 안보를 강조하는 트럼프 행정부에게는 긍정적인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매우 가까워지고 있다"라며 연내에 시진핑 주석과 회담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하지만 동시에 중국의 러시아산 석유 구매에 대해 2차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향후 협상의 불확실성은 남아있다.

이번 90일 관세 휴전 연장이 궁극적인 무역 합의로 이어질지, 아니면 다시 한번 '관세 폭탄'의 위협으로 돌아올지는 앞으로의 협상 과정에 달려있다.

양국 모두 연말 정치·경제 이벤트를 앞두고 시간을 벌기 위한 전술적 휴전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향후 90일 동안 실질적인 무역 합의안이 도출될 경우, 미·중 관계는 다시 완화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으나, 합의 실패 시 더 높은 관세와 보복 조치가 재개될 위험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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