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테크 톡] 구글 지도 데이터 공방, 국내 서버 구축 가능성은?

백성민 기자

최근 구글이 1:5,000 축척의 지도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정부에 해외 반출 허용을 재차 요구하면서, 한·미 통상 협상에서도 언급되는 등 주목을 받고 있다.

정부는 안보와 디지털 주권을 이유로 반출 불가 입장을 유지하며, 국내 서버 설치나 보안 시설 블러 처리 방식을 대안으로 제시하는 분위기다.

이에 최근 구글이 제시한 블러 처리와 보안 대응 체계 강화 조건과 데이터 반출 시 발생하는 효과, 국내 서버 설치 가능성 등을 조사했다.

▲ 1대 5000지도 고정밀인가? 국가기본도인가?

구글이 요구한 축척 지도는 골목길·소형 구조물까지 정밀하게 담긴 정보로, 최근 자율주행과 스마트시티, 정밀 물류 등에 널리 사용된다.

그러나 지난 2014년 정부가 공간정보관리법을 개정해 5000배 이상의 지도 활용에는 국토·국방 등 관계부처 심사가 필요하며, 허가 없이 해외 반출을 금지하는 규정을 두었다.

이는 군사·원전 등 민감 시설 노출 방지와 더불어, 국내 지도·위치 기반 산업 보호가 목적이다.

실제로 과거에도 구글은 여러 차례 지도 반출을 요구한 바 있지만, 국내에 서버를 설치하지 않고 민감지역을 블러 처리하라는 정부 요구에 부정적이었기에 번번이 지도 확보에는 실패했다.

이후 현재는 보안시설 블러 처리와 신속 대응 체계를 수용하겠다고 입장을 바꾸며 지도 정보 확보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다만 정부는 여전히 ‘안보는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기조를 유지하며 검토에 신중한 입장으로, 국내 서버 설치 요구를 지속하고 있다.

구글 관계자는 “1:25000 지도는 1cm에 250m 길이를 담기 때문에, 복잡한 도심에서 상세한 길 안내를 제공하기에는 정보가 부족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구글이 한국정부에 반출을 요청한 지도는 1:1000과 같은 고정밀 지도가 아닌, 1:5000 축척의 ‘국가기본도’”라고 덧붙였다.

1대 5000 지도 요구하는 구글 [GPT-5 생성 이미지]
1대 5000 지도 요구하는 구글 [GPT-5 생성 이미지]

▲ 지도 개방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

그러나 정부는 1:5000 지도 역시 ‘고정밀’ 국가기본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국내 서버를 요구하는 이유로는 고정밀 지도 데이터의 보관·연산이 한국 영토 내에서 이뤄져 보안·감독 통제력이 강화된다는 점이 꼽힌다.

또 국내 서버에는 로그 감사와 침해 보고 의무가 부과돼 보안 사고 발생 시 신속한 원인 분석과 법적 조치가 가능하다.

만약 고정밀 데이터가 구글 지도에 통합된다면 외국인 관광객의 불편이 해소되는 효과와 국내 자율주행·드론 등의 서비스 품질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는 데이터 주권 약화와 민감정보 외부 노출 위험 상승, 애플과 같은 타 글로벌 지도 서비스 기업의 연쇄적인 정보 요구 등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글로벌 사례에서 고정밀 지도 서버를 구글이 반출하도록 허용해 산업과 보안을 병행 관리하는 국가로는 일본·싱가포르·대만 등이 있다.

이어 자국 산업 보호를 이유로 구글에 고정밀 데이터 제공을 거부하는 나라도 있으며, 대표적으로는 프랑스와 호주가 꼽힌다.

민감 정보를 제거했다는 구글 지도 [구글 제공]
민감 정보를 제거했다는 구글 지도 [구글 제공]

국내 서버 유치, 세금 변화 가능성도?

한편 일각에서는 지도 데이터 활용이 필요함에도 국내에 서버를 두지 않는 이유를 세금 문제에서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2023년 기준 구글코리아의 공식 신고 매출은 약 3600억 원으로, 법인세 역시 155억 원 내외만 납부하고 있다.

그러나 유튜브를 비롯한 플랫폼이 국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실제 매출 비중은 10조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하는 시선 역시 존재한다.

실제로 구글의 매출 중 광고·앱스토어·유튜브 수익 상당 부분은 우리나라보다 법인세율이 낮은 싱가포르 법인으로 이전되면서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기반으로 구글의 매출 예측량을 조정할 경우, 유효 법인세율은 0.3%까지도 낮아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현재 비슷하게 검색 플랫폼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네이버는 약 7.4%의 법인세율을 부과받고 있다.

실제 매출과 신고 금액 사이의 괴리가 지목받으면서, 과거 국세청은 구글코리아에 약 6000억 원 규모의 법인세 추징을 통보한 바 있으나, 현재 불복 절차가 진행 중이다.

구글이 이를 인정하지 않는 대표적인 사유는 국내 ‘고정사업장’이 없다는 점인데, 만약 국내 서버가 설치되면 서버가 사업장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끝으로 현재 정부는 민감지역 비식별 처리·국내 서버 우선 보관·반출분 사후 감사·보안 의무 강화를 패키지로 묶은 ‘조건부 개방’ 모델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구글·애플 등 글로벌 사업자와 국내 지도·모빌리티·관광 플랫폼의 상호운용성이 확대돼 산업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해석이다.

다만 데이터 주권과 세금 공정성 등이 언급되는 만큼, 결정에 신중을 기하면서 결국 이번 달에 예정됐던 반출 결정을 다시 보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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