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의 지분 약 10%를 인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관계자와 협의에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번 구상은 ‘미국 칩과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을 통해 인텔이 받기로 한 정부 보조금을 현금 지원이 아닌 지분 투자 형태로 전환하는 방식이 핵심이다.
▲10억9천만 달러 지원금, 곧바로 10% 지분으로?
인텔은 상업용 및 군사용 반도체 생산을 위해 칩스법을 통해 총 109억 달러(약 14조 원)의 지원을 배정받았다.
19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현재 인텔의 시가총액 기준으로 10% 지분은 약 105억 달러 수준이므로, 정부가 지원금을 지분으로 전환할 경우 미국 정부가 최대주주로 올라설 가능성이 크다.
다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으며, 지분 규모와 실행 시점은 유동적이다.
백악관 대변인 쿠시 데사이(Kush Desai)는 논의 내용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며, 행정부가 공식 발표하기 전까지는 어떠한 합의도 확정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다른 반도체법 지원금도 지분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하지만 이 아이디어가 행정부 내에서 광범위하게 논의되고 있는지, 혹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다른 기업들과 이 가능성을 논의했는지는 불분명하다.
▲정부 지원이 인텔을 되살릴 수 있을까?
이번 투자 논의의 핵심 질문은 과연 정부의 지원이 인텔의 사업을 재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될지 여부다.
인텔은 현재 매출 정체와 지속적인 손실에 시달리고 있으며, 반도체 산업에서의 기술적 우위를 되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립-부 탄(Lip-Bu Tan) 최고경영자(CEO)는 회사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주로 비용 절감과 인력 감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부 투자 소식에 인텔 주가는 한때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이로 인해 주가는 2월 이후 가장 큰 주간 상승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블룸버그 통신이 최근 논의 내용을 보도한 월요일에는 주가가 3% 이상 하락했다.
반도체법 보조금을 지분으로 전환하는 방식은 인텔이 예상보다 더 많은 정부 자금을 받는 것이 아니라, 자금 확보 시기를 앞당기는 의미일 수 있다.
인텔은 지난 1월까지 22억 달러의 보조금을 받은 상태다.
이 22억 달러가 지분 전환 대상에 포함될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추가 자금을 받았는지, 그리고 지분 전환 후 어떤 일정으로 자금을 받을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과 인텔 CEO의 관계 변화는?
탄 CEO는 지난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인텔 관련 논의의 기반을 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탄 CEO의 중국과의 유대 관계를 문제 삼으며 그의 해임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면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탄 CEO를 '놀라운 인물'이라며 칭찬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과거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탄 CEO는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미중 반도체 패권 경쟁의 또 다른 전선
이번 논의는 미국이 아시아에 편중된 반도체 공급망을 자국 내로 재편하려는 시도의 연장선에 있다.
인텔의 미래는 트럼프 행정부가 처음 출범했을 때부터 고민거리였다.
TSMC와 한국의 삼성전자가 미국 내 사업을 확장하고 있지만, 인텔과 같은 미국 기업이 자국에서 최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 것은 트럼프와 바이든 행정부 모두의 우선순위였다.
바이든 전 행정부도 인텔과 글로벌파운드리, 혹은 TSMC와의 협업 구상을 타진한 바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 역시 UAE 자본 유치나 TSMC의 인텔 공장 운영 가능성 등을 검토했다.
하지만 이 두 가지 방안이 단순한 아이디어 수준을 넘어 진전되었는지는 불분명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인텔이 TSMC·삼성을 단기간에 따라잡기는 어려운 만큼, 정부 지분 참여는 단순 재정 지원을 넘어 전략적 영향력 확대라는 의도가 더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인수를 추진한다면, 이는 전략적 분야에서 워싱턴이 더욱 공격적인 역할을 하는 최근의 경향과 일치한다.
트럼프 팀은 중국에 대한 특정 반도체 판매액의 15%를 받는다는 내용의 합의를 이끌어냈고, US 스틸(US Steel Corp.)을 일본 경쟁사에 매각하는 거래를 승인하는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하기도 했다.
이번 인텔 지분 인수 아이디어는 국방부가 지난달 미국 희토류 생산업체인 MP 머티리얼즈의 4억 달러 규모 우선주를 인수하기로 한 전례 없는 발표와도 비슷하다.
이 거래가 성사되면 미 국방부는 회사 지분 약 15%를 보유한 최대 주주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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