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독립성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해임 시도로 인해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이 리사 쿡 연준 이사의 즉각 해임을 발표하면서, 미국 통화정책의 정치적 중립성과 법적 정당성에 대한 논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해당 조치는 111년 연준 역사상 유례없는 사건으로, 향후 법적 공방과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해고 시도의 배경은?… 쿡 이사 변호사 "해임 시도 사실적·법적 근거 없다"
27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21년 쿡 이사가 학계에 있을 당시 주택담보대출 신청서에 기재한 주소지가 허위라는 이유로 '기만적이고 잠재적으로 범죄적인 행위'를 했다며 즉각 해고를 선언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 인사인 윌리엄 펄트 연방주택금융청(FHFA) 국장이 문제를 제기했고, 법무부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그러나 쿡 이사의 변호인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의 해고 시도는 어떠한 사실적, 법적 근거가 없다"라며 소송을 예고했다.
▲연준의 독립성 vs. 정치 개입
연준 역시 쿡 이사를 포함한 이사들은 14년 임기를 보장받으며, '정당한 사유'(for cause)가 있을 때만 해임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통화정책의 정치적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한 핵심 장치다.
펜실베이니아대 피터 콘티-브라운 교수는 “쿡 이사의 대출 기록은 지명 당시 이미 공개된 내용”이라며 “이전의 일로 지금 해임 사유를 만든다는 것은 법리상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안은 연준 111년 역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이 이사를 해임하려는 시도로, 미국 헌정 질서와 금융 정책의 중립성에 대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
SGH 매크로 어드바이저스의 팀 두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1기 정부에서는 연준이 근본적 타격을 피했지만, 이번에는 독립성이 훼손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라며, “정치적 개입이 심화될수록 물가 안정과 금융 신뢰가 위협받을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금융시장 반응과 향후 전망
쿡 이사의 해임 시도가 공개된 이후, 금융시장은 미국 통화정책의 정치화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달러는 하락했고, 미 국채 수익률 곡선은 가팔라졌다.
이는 통화 정책이 경제 지표가 아닌 정치적 압력에 좌우될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만약 쿡 이사가 퇴임하게 되면,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 7인 이사회 중 과반수를 지명할 수 있게 된다.
이미 두 명의 현직 이사와 임시직 스티븐 미란(Stephen Miran)의 지명권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은행 총재이자 측근인 데이비드 맬패스(David Malpass)도 후보로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법적으로 대통령은 연준 이사를 ‘사유가 있는 경우(for cause)’ 해임할 수 있으나, 실제 적용된 적은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원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혔지만, 쿡 이사의 소송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9월 중순에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쿡 이사의 참석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연준의 공식 성명에 따르면 해임 효력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이사 신분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은 공식 성명에서 “쿠크를 포함한 이사들은 여전히 임기를 수행 중이며, 연준 금리결정회의(FOMC) 참여 자격도 유지된다”라고 밝힘으로써 대통령의 일방적 해임 결정에 선을 그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인사 문제를 넘어, 미국 통화정책의 정치적 중립성과 글로벌 신뢰도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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