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코스피, 대주주 완화 기대 속 3,260선 돌파…4년 만의 최고치

윤근일 기자

외국인·기관 1조원 매수, 금리 인하 기대와 세제 논의가 상승 견인

코스피가 9일 3,260선을 넘어 4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합쳐 1조원 이상을 순매수하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대주주 양도세 기준 완화 가능성과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이 맞물려 투자심리가 개선됐다. 코스닥 역시 연고점을 경신하며 국내 증시 전반에 훈풍이 불었다.

코스피
[연합뉴스 제공]

◆ 외국인·기관 동반 매수세, 4년 만의 고점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0.46포인트(1.26%) 오른 3,260.05에 마감했다. 이는 2021년 8월 이후 약 4년 만의 최고치로, 직전 연고점이었던 3,254.47을 넘어섰다. 지수는 장 초반 완만하게 오르다 오후 들어 상승 폭을 확대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6,571억원을, 기관은 3,043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이들의 매수세는 시장을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반면 개인은 1조원 이상을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코스피200 선물 시장에서도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가 4,114억원에 달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외국인 자금 유입 배경으로 원화 강세와 미국 금리 인하 기대를 꼽는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은 이날 1,387.9원으로 전날보다 2.7원 내렸다. 이는 원화 자산에 대한 매력을 높이며 외국인 매수세를 강화시킨 요인으로 분석된다.

◆ 세제 개편 기대감이 투자심리 자극

코스피 상승세는 오후 들어 더욱 가팔라졌다. 대주주 양도세 기준 완화 논의가 부각되면서 정책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이다. 현재 10억원으로 설정된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이 다시 검토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대통령이 야당 대표와의 오찬에서 최종 입장 검토를 언급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정부도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발언을 정책 변화의 신호로 해석했다. 특히 정부가 세제 개편 방향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증시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다만 실제 입법과 시행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한다.

◆ 글로벌 훈풍과 맞물린 국내 증시 랠리

국내 증시 강세에는 글로벌 훈풍도 작용했다. 전날 뉴욕증시는 미국 고용지표 충격을 하루 만에 소화하고 반등에 성공했다. 다우존스·S&P500·나스닥 등 주요 지수 모두 상승하며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회복시켰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됐다. 투자자들은 경기 둔화 우려보다 완화적 통화정책 전환 가능성에 주목했다. 이는 아시아와 신흥국 증시 전반에 긍정적으로 작용했고, 국내 투자심리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특히 원화 강세가 외국인 자금 유입을 촉진하는 한편, 국내 경기 회복 기대감과 맞물리며 증시를 지지했다. 외환시장에서 안정세가 유지되면서 한국 증시가 상대적 매력을 확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 반도체·증권주 주도, 업종별 희비 갈려

개별 종목별로는 반도체와 증권주가 뚜렷한 강세를 나타냈다. SK하이닉스는 3.97% 오른 28만8천원에 마감해 두 달 만에 28만원선을 돌파했다. 삼성전자도 2% 상승한 7만1,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두 종목 모두 글로벌 수요 회복 기대감 속에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집중됐다.

반도체 대형주의 강세는 KRX반도체 지수의 연고점 경신으로 이어졌다. 이날 지수는 4,104.40으로, 지난달 13일 기록한 직전 고점 4,028.98을 넘어섰다. 이는 반도체 업종 전반이 증시 랠리를 견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업종별로 보면 증권업종은 7% 넘게 오르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건설(-1.22%), 통신(-1.05%) 등 일부 업종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업종별 온도차는 여전히 뚜렷해, 향후 시장에서 선택과 집중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 정책 변수와 글로벌 흐름 주목

시장 전망은 여전히 신중하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글로벌 증시의 회복세와 정책 기대감이 맞물리며 박스권 상단을 향해 가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향후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주목할 변수는 두 가지다. 하나는 미국 통화정책 방향이다. FOMC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위험자산 선호가 확대될 수 있지만, 반대로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경우 시장이 다시 흔들릴 수 있다. 다른 하나는 국내 세제 개편안의 최종 확정 여부다.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대주주 기준 완화가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경우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코스피가 단순한 단기 랠리를 넘어 박스권을 돌파할 수 있을지는 향후 정책 결정과 글로벌 경제 흐름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투자자들은 당분간 신중한 낙관론 속에서 정책·글로벌 변수를 면밀히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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