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복지부 직원 징계 101건, 내부통제 한계 드러내

김영 기자

공직 윤리강화 외쳤지만 현실은 ‘자기 감시’에 그쳐
징계 실효성·조직문화 개선 병행 필요성 커져

보건복지부에서 최근 6년간 음주운전과 성희롱 등으로 100건이 넘는 징계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기관 통보 건수만 50건에 육박하면서 공공기관 내부 윤리통제의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순 처벌보다 조직문화 전반의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보건복지부 세종청사
▲ 보건복지부 세종청사 [연합뉴스 제공]

◆ 반복되는 인권침해, 제 식구 감싸기 논란

1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달까지 복지부 직원의 범죄·비위행위로 인한 징계는 총 101건에 달했다. 음주운전이 24건으로 가장 많았고, 성희롱·준강간 등 성 비위가 11건, 폭행·상해 등 폭력행위가 7건이었다. 이 가운데 정직 이상의 중징계는 30건으로, 비위 행위자 3명 중 1명꼴로 중징계를 받은 셈이다.

하지만 징계 수위가 여전히 낮고 사건 재발이 이어지면서 내부 감시체계의 실효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다. 인사위원회가 ‘제 식구 감싸기’식으로 운영된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내부 감찰이 형식에 그치면 공직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OECD ‘공공청렴도 지표 2024’에 따르면 한국 공공기관의 내부신고자 보호제도 운영 수준은 OECD 평균보다 15% 낮았다. 전문가들은 “윤리 시스템보다 문화 개선이 더 중요하다”며 “감찰·징계위원회의 외부참여 비율을 확대해야 실질적 변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 수사기관 통보 48건, 내부 경고로 끝난 사례도

복지부는 2019년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48건의 사건을 수사기관에 통보했다. 도로교통법 위반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등 교통 관련 사건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으며, 그 외에도 뇌물 수수·폭행 등 중대한 비위도 포함됐다.

그럼에도 일부 경미한 사안은 내부 경고나 감봉 수준으로 종결돼, 공직사회 특유의 온정주의가 여전하다는 평가다. 인사혁신처가 2024년 말 발표한 ‘공직자윤리 강화 대책’에서도 징계결과 공개 확대와 자동통보 시스템 구축이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전문가들은 복지부 사례가 “징계 절차의 형식적 운영이 얼마나 큰 신뢰 손실로 이어지는지 보여준다”고 말한다. 복지부가 복지행정을 총괄하는 부처라는 점에서, 국민의 도덕적 기대 수준이 높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 공직사회 윤리 리스크, 구조적 대응 시급

복지부뿐 아니라 타 부처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잇따르며, 공직사회 전반의 윤리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공공기관의 인사·징계위원회가 폐쇄적으로 운영되면 공정성과 신뢰 회복은 요원하다. 공직자윤리법 개정과 같은 제도 개선 외에도, 내부 신고자 보호와 감찰 기능의 독립성이 핵심으로 꼽힌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올해 상반기 실시한 ‘공직사회 인권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2%가 “직장 내 괴롭힘이나 부당 지시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는 2023년보다 6.4%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인권위는 “감시·징계 기능이 실질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구조적 한계”를 지적했다.

정부는 내년부터 ‘공직윤리 통합정보시스템’을 가동해 징계 기록을 실시간 공유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예방 교육을 의무화할 계획이다. 다만 제도 도입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할지는 미지수다.

◆ 예방 중심으로 전환, 신뢰 회복의 출발점

전문가들은 처벌 강화보다 예방 중심의 접근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한다. 정기 윤리교육과 고충상담 창구 확충, 피해자 보호 프로그램이 병행돼야 하며, 관리자 평가 항목에 조직문화 개선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 복지부가 이달 들어 직원 정신건강 진단을 확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회에 보고된 중간 결과에 따르면, 복지부 직원의 75%가 우울·불안 등 정신건강 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업무 과중과 조직 내 스트레스가 인권침해와 비위행위의 잠재적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정신건강 관리와 윤리교육을 통합한 시스템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공직문화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올해 말까지 전 직원 대상 상담·복귀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윤리자문위원회를 신설할 예정이다. 조직문화 개선이 일회성 캠페인에 그치지 않으려면, 제도적 뒷받침이 필수라는 게 중론이다.

☑️ 요약:
복지부에서 6년간 100건 넘는 징계가 발생하며 공직사회 윤리통제의 한계가 드러났다. 단순 처벌 중심 대응을 넘어 예방·문화 개선 중심으로 전환이 필요하며, 외부 감시 확대와 내부 심리관리 제도화가 신뢰 회복의 핵심 과제로 제시된다. OECD와 인권위 조사 결과도 제도적 대응과 문화 개선이 병행돼야 함을 뒷받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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