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금융진단] 금리동결 속 부동산대책 논란…통화·재정 ‘엇박자’ 우려

윤근일 기자

 정책 간 온도차 확대로 경기 불확실성 커져

기준금리 동결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논란을 부르고 있다. 한국은행이 물가 안정에 집중하는 사이, 재정당국은 경기 부양 의지를 드러내면서 정책 간 온도차가 확대되고 있다.

의원 질의에 답하는 이창용 한은 총재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부동산 시장과 통화정책의 불협화음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부동산 제도 변경 과정에서 중산층, 서민, 청년들이 피해를 보면 안 된다”며 피해계층 대책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는 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취약계층 부담을 완화할 정책적 조율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8월 이후 기준금리를 연 2.50%로 세 차례 연속 동결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완화 병행 조치는 통화정책의 효과를 희석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통화 긴축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재정 확장이 오히려 집값 안정에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이달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는 한국의 통화정책 방향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보고서는 세계 각국이 통화 긴축 기조를 유지하며 금융안정을 도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전문가들은 한국도 물가 안정 기조 속에서 재정 확장 속도를 조정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 정부의 정책 방향과 시장 반응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0일 국정감사 모두발언에서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시 추가 조치를 즉각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실수요 외 대출 제한 원칙을 담은 6·27 대책 이후에도 주담대 증가세가 커지는 만큼 대출 규제 강화를 병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취약계층과 실수요자 보호를 내세우며 주택 공급 확대, 융자 한도 상향 등 부양적 조치를 병행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융자 기준 완화가 재정 리스크를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이달 ‘주택시장 분석 보고서’에서 사업성이 낮은 지역의 재개발·재건축 자금난 완화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정책의 일관성보다 ‘속도 조절’에 무게를 두는 신호로 해석하면서도, 한은과 정부 간 엇박자가 불확실성을 키운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 금리 불확실성과 투자심리 위축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당분간 금리 인하에 나서기 어렵다고 본다. 이달 연합뉴스가 실시한 경제전문가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 전원이 23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부동산과 환율 불안이 여전한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를 낮추면 ‘정책 공조 부재’ 비판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중순 1,430원대를 돌파하며 5개월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환율 동향 분석’에서 환율 불안이 확대될 경우 금리 인하 여력이 제약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환경에서 부동산 대출이 늘어나면 금융시장 불안 요인이 중첩될 수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해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100%를 넘는 한국은 금리 인하보다 금융 안정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 정책 공조와 재정 효율성 과제

시장에서는 한은의 통화정책과 정부의 재정정책이 조율되지 않으면 중장기적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본다. 국제금융센터는 이달 보고서에서 내년 초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은 만큼, 부동산시장 안정책은 재정 효율성 중심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재정지출 확대가 단기 부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장기적 재정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지방 중소도시의 공급 불균형이 심화되는 현 상황에서는 주택정비사업 등 지역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서 부동산 시장 구조조정 관련 재정 항목을 확대하고 있으나, 한국은행의 금리 기조와 균형을 이루지 못하면 정책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 요약:
한국은행의 금리 동결 기조 속에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경기 부양 논란을 낳고 있다. 전문가들은 통화·재정 정책 간 엇박자가 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하며, 재정 효율성과 정책 공조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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