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금융진단] 코스피 3,900 넘보다 강보합 마감…닷새째 사상 최고치 경신

윤근일 기자

외국인 매수 지속, 금리·환율 불확실성 여전

코스피가 장중 3,900선을 넘보며 닷새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와 반도체 업황 개선이 투자심리를 지탱했지만, 환율 변동성과 물가 불안은 여전히 시장의 불확실성 요인으로 남았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유동성 랠리’가 이어질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급등 피로감에 따른 조정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코스피
▲ 계속 오르는 코스피 [연합뉴스 제공]

◆ 외국인 순매수 지속, 반도체 강세 주도

2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9.15포인트(0.24%) 오른 3,823.84에 마감했다. 장 초반에는 3,893.06까지 치솟으며 3,900선 돌파를 시도했지만, 오후 들어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상승폭이 줄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9만9천900원, 50만 원을 터치하며 최고점을 찍은 뒤 하락 전환하는 등 반도체 대형주의 변동성이 커졌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월 들어 20일까지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2조 원을 넘어섰다. 반도체 업종의 실적 개선과 글로벌 AI 수요 확대가 외국인 자금 유입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2025년 9월 산업연구원 반도체 보고서에서도 AI 반도체 시장이 2026년까지 연평균 1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신용융자)도 급증세를 보였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0일 기준 24조 원을 돌파해 2021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레버리지 투자 확대로 단기 변동성 위험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거래소는 최근 무리한 차입투자를 자제하라는 주의보를 재차 발령했다.

◆ 금리 동결 기조 속 투자심리 개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장기 동결하며 시중 유동성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2025년 10월 금융투자협회 설문에서 채권시장 전문가의 85%가 10월 금통위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완화된 가운데, 현 수준이 유지될 경우 기업 자금조달 여건이 안정된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다만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3.1bp 오른 연 2.600%로 마감하며 단기 금리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국은행 2024년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고금리 장기화가 기업 신용위험을 누적시킬 수 있다는 경고가 제시됐다. 전문가들은 향후 금통위가 물가 안정과 경기 둔화 사이에서 완만한 완화 신호를 탐색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에서는 연준(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완화되며 미국채 금리가 반등했다. 10월 중순 이후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4.2% 수준으로 올라섰고, 이는 글로벌 금리 상단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 자금의 국내 유입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는 분석이 많다.

◆ 환율 1,420원대 상승, 달러 강세 지속

21일 원/달러 환율은 1,427.8원으로 상승 마감했다. 일본의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취임으로 ‘아베노믹스 계승’ 기대가 퍼지면서 엔화 약세·달러 강세가 촉발된 영향이다. 달러인덱스는 같은 시점 전일 대비 0.33% 오른 98.819를 기록했다. 이는 수입업체 결제수요와 맞물려 원화 약세 압력을 강화했다.

한국은행은 단기 급등세에도 불구하고 외환시장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외환보유액은 9월 말 기준 4,400억 달러 수준으로, 2024년 대비 2% 증가했다. 한은은 급격한 유출 조짐은 없다고 평가하면서도 글로벌 달러 강세가 장기화할 경우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IMF 2024년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는 주요국 금리 인하 시점이 2026년으로 늦춰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신흥국 통화 가치에 부담을 주며 한국 원화도 변동성 확대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 환율 1,430원대는 단기 과열 구간으로 평가되지만, 국제 달러 흐름이 꺾이지 않는 한 안정세 복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연말 랠리 기대와 과열 경고 병존

증권가에서는 연말까지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질 경우 코스피 4,000선 돌파 가능성도 언급한다. NH투자증권은 리포트에서 “AI 반도체 수요와 금리 안정이 지속된다면 연말 4,000선 도달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다만 실적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할 경우 조정 국면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OECD 2024년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기업 이익률은 2023년 대비 1.2%포인트 하락해 주요국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다. 실적 회복세가 지연될 경우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미국의 경기 둔화가 가시화되면 외국인 투자 흐름이 역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코스피가 환율 안정과 금리 인하 기대가 맞물려야 상승세를 지속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한편 금융당국은 과열 양상을 경계하며,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출 규제와 신용공여 한도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과열 국면의 유동성은 시장 활력을 높이지만, 동시에 금융 불균형을 키울 수 있는 양날의 검으로 평가된다.

☑️ 요약:
코스피는 외국인 매수와 반도체 강세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환율 상승과 금리 불확실성이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은 연말 랠리를 기대하지만, 실적 부진과 밸류에이션 부담이 겹치면 조정 가능성도 크다. 금리 완화와 환율 안정이 동시에 이뤄질 때만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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