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이태원 참사 2주기’…핼러윈 앞둔 정부·서울시, 인파 대응 총력

김영 기자

인파위기경보 첫 발령, 4단계 관리·현장 통제 강화

핼러윈(31일)을 앞두고 정부와 서울시가 이태원 참사 재발 방지를 위해 인파 관리 총력전에 나섰다.

2022년 10월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159명이 숨진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2년을 맞아, 당국은 처음으로 인파위기경보를 발령하고 전국적인 특별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경찰·소방·교통기관이 모두 참여하는 현장 대응체계가 본격 가동됐다.

핼러윈 주말 저녁 거리
▲ 핼러윈 주말 저녁 거리 [연합뉴스 제공]

◆ 인파위기경보 ‘주의’ 단계 첫 발령

행정안전부는 올해 핼러윈을 전후해 서울 이태원·홍대·성수동 등 전국 번화가에 인파가 몰릴 것으로 보고, 사고 예방 차원에서 인파위기경보 ‘주의’ 단계를 발령했다. 윤호중 장관은 21일 국무회의에서 “행사 인파 밀집을 이유로 위기경보를 발령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대국민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번 경보는 재난관리 체계상 자연재해가 아닌 사회적 혼잡 상황을 이유로 발령된 첫 사례다. 중앙정부가 직접 현장 대응을 총괄하고, 지자체에는 비상근무 체계가 내려졌다. 정부는 29개 중점관리지역을 지정해 안전시설과 이동 동선을 사전 점검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경찰이 고생하겠지만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챙겨달라”고 지시했다. 행안부는 재난방송·홍보 캠페인을 통해 안전수칙을 적극 알릴 계획이다.

◆ 서울시·용산구, 4단계 혼잡도 관리와 실시간 대응

서울시는 24일부터 11월 2일까지를 핼러윈 중점관리기간으로 정해 14개 주요 밀집지역을 대상으로 특별대책을 시행한다. 이태원·홍대·성수동·건대·강남역·명동 등은 중점관리지역으로 지정돼 유관기관 합동 현장상황실이 운영된다. 시는 지능형 CCTV와 재난문자전광판을 활용해 혼잡도를 실시간으로 안내하고, ‘매우 혼잡’ 단계에서는 지하철 무정차 통과까지 검토한다.

용산구는 이태원 세계음식문화거리의 특성을 반영한 4단계 혼잡도 기준을 도입했다. 구청·경찰·소방·교통공사가 참여하는 합동상황실을 설치해 인파 데이터를 즉시 분석·대응한다. 보행주의 단계에서는 우측통행 유도, 혼잡 단계에서는 이태원역 출입구 분리, 매우 혼잡 단계에서는 인파 해산 권고와 무정차 통과 조치가 시행된다.

이번 대책에는 1,300명 이상의 안전관리 인력이 투입된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단 한 건의 사고도 없도록 구청 전 직원이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첫 주말(24~26일) 현장 순찰을 강화해 초기 밀집도 변화를 점검할 예정이다.

◆ 경찰·소방, 골목길까지 통로 확보…접이식 폴리스라인 확대

경찰은 지난해보다 강화된 현장 배치를 예고했다. 용산경찰서는 올해 핼러윈 기간 동안 이태원 일대에 최대 300명의 인력을 투입한다. 특히 인파가 몰리는 24~25일과 31일, 11월 1일에는 경찰·구청·자원봉사대가 합동 근무에 나선다.

구급·소방차의 비상통로는 상시 확보된다. 지난해 필요 시 개방 방식에서 올해는 상시 개방으로 전환됐다. 골목 진입부에는 접이식 폴리스라인이 확대 설치돼 우측통행을 유도하고, 긴급상황 시 통제선을 즉시 해제할 수 있도록 개선됐다.

서울경찰청은 이번 주 내 별도의 안전대책 회의를 열고, APEC 정상회의 등 타 행사와 병행되는 경찰 인력 분산 문제를 조율 중이다. 소방재난본부 역시 구조대·구급차를 전진 배치하고, 병원 간 핫라인을 구축해 신속 이송 체계를 유지한다.

◆ 유가족 시선과 사회적 과제…“안전문화 정착이 진정한 추모”

이태원 참사 유가족 단체들은 “이번 핼러윈이 진정한 의미의 추모가 되려면, 일시적 대책이 아닌 제도적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부는 재난대응 지침을 연말까지 전면 개정해 ‘인파 관리 매뉴얼’을 법제화할 계획이다. 행안부는 인파 관리 기준을 재난관리법에 포함시키고, 지자체별 매뉴얼 통일을 추진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단기적 인력 투입에 그치지 않으려면, AI 기반 인파 예측시스템과 현장 대응 프로토콜을 상시 운영하는 체계로 발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OECD 2023년 ‘공공안전 거버넌스 보고서’도 “도시 밀집행사 안전은 사전 계획·시민 참여·실시간 통합관제가 핵심”이라고 제시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시민들의 자율적 회피 행동과 위험 인식이 높아질 때 비로소 정책 효과가 나타난다고 강조한다. 안전을 ‘정부 책임’에만 두지 않고 사회적 문화로 자리잡게 하는 것이 과제다.

☑️ 요약:
정부와 서울시가 ‘이태원 참사 2주기’를 맞아 핼러윈 기간 인파 사고 예방을 위해 인파위기경보 ‘주의’ 단계를 처음 발령하고, 4단계 혼잡도 관리와 실시간 대응체계를 본격 가동했다. 경찰·소방·지자체가 골목길까지 통로를 확보하며 현장 통제를 강화했고, 유가족과 전문가들은 제도화된 안전문화 정착을 당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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