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오픈AI, 1조5천억 달러 규모 거래 '자체 협상' 주도

장선희 기자

미국 인공지능 스타트업 오픈AI가 총액 1조5천억 달러(약 2,070조 원)에 달하는 대형 반도체 및 인프라 계약을 외부 금융·법률 자문 없이 내부 핵심 인력 중심으로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샘 알트먼(Sam Altman) CEO는 대형 기업들과의 협상을 직접 주도했다.

이에 기존 공급·투자·고객 관계가 결합된 복잡한 순환형 계약이 다수 등장했다.

▲ 외부 자문 대신 내부 핵심진 중심 협상

알트만 CEO는 엔비디아, AMD, 오라클, 브로드컴 등 세계 주요 반도체 및 클라우드 기업들과의 다년간 계약을 진행하면서도 투자은행·법률자문단의 개입을 최소화했다.

그 대신 그는 그렉 브록먼 사장, 사라 프라이어 CFO, 그리고 최근 인프라 금융을 총괄하게 된 피터 헤셸레 등 소수의 핵심 인물들과 긴밀히 협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금융 세부 조건보다 기술적 요건을 우선시하며, 세부적인 금전적 조항은 후순위로 두는 전략을 택했다.

▲ 복잡한 구조의 계약…금융 세부 조건은 “추후 확정”

이 같은 비전통적 협상 구조는 금융시장 애널리스트들로부터 “불투명하다”는 비판도 받았다.

일부 계약은 공급자·투자자·고객 관계가 서로 얽혀 있는 순환 구조를 띠고 있으며, 세부적인 지불 조건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월가는 엔비디아, AMD 등 거래 상대 기업의 주가가 급등하는 등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오픈AI는 계약금액을 수년 단위로 분할하고, 일정 성과(마일스톤) 달성에 따라 지급을 연계하는 방식으로 향후 수요 변동에 따른 조정 여력을 확보했다.

▲ 알트먼 “칩 생산력 확대가 우선”…재무는 나중 문제

알트먼 CEO는 거래의 핵심 목표를 “가능한 한 많은 칩 생산과 공급망 확대로 두고, 자금조달 및 재무 구조는 이후 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협력사에 대해 기술 혁신 중심의 장기 비전을 제시하며 이를 프라이어와 브록먼이 구체화하고 실행했다.

오픈AI 내부 관계자는 “샘은 비전을 제시하고, 브록먼이 세부 구조를 현실화시키는 인물”이라고 전했다.

▲ 브록먼·프라이어, 실무 중심의 핵심 투톱

브록먼 사장은 2015년 오픈AI 공동 창립자로, 이전에는 핀테크 기업 스트라이프의 CTO를 지냈다.

MIT를 중퇴하고 스타트업 현장에 뛰어든 인물로, 알트먼과 오랜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프라이어 CFO는 넥스트도어 CEO 출신으로, 과거 세일즈포스와 블록(전 스퀘어)에서 재무 임원을 역임했다.

그녀는 이번 거래의 재무 구조 설계와 조달 가능성 검증을 담당했다.

샘 알트먼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 코어위브 모델에서 출발한 대형 거래 구조

오픈AI의 이같은 거래 모델은 지난해 AI 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CoreWeave)와의 계약에서 처음 실험됐다.

당시 오픈AI는 코어위브로부터 119억 달러 규모의 컴퓨팅 파워를 구매하고, 350만 달러 상당의 코어위브 지분을 인수했다.

이 계약은 이후 총 220억 달러 규모로 확대됐으며, 코어위브의 주가는 3배 이상 급등했다.

이후 엔비디아·AMD·오라클과의 계약도 이와 유사한 구조를 따르고 있다.

▲ 엔비디아, AMD, 오라클 등과의 초대형 협력

특히 엔비디아와의 계약은 업계 최대 규모로, 오픈AI가 최대 3,500억 달러 규모의 GPU(10GW) 구매를 약속하고, 엔비디아는 최대 1,000억 달러를 오픈AI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체결됐다.

양사는 외부 자문 없이 알트먼과 젠슨 황 CEO의 직접 협상으로 거래를 마무리했다.

AMD와의 계약에서는 오픈AI가 1센트에 지분 10%를 인수할 수 있는 워런트를 받는 대신, 6GW 규모의 칩을 구매하기로 했다.

이 거래의 법률 자문은 설리번앤크롬웰(Sullivan & Cromwell)이 담당했다.

오라클과의 3,000억 달러 규모 파트너십은 텍사스 애빌린(Abilene)에 건설 중이던 데이터센터의 기존 고객이 철수하면서 체결됐다.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 부문 총괄이던 클레이 마구이르크가 오픈AI에 제안하면서 성사됐다.

▲ 내부 인력 주도 ‘초고속 협상 시스템’

알트먼 CEO는 거래 속도를 높이고 불필요한 갈등을 줄이기 위해 외부 자문보다 내부 인력을 중심으로 협상 체계를 구축했다.

이러한 접근은 유연성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파트너십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동시에 재무적 투명성 부족이라는 리스크도 존재한다.

그는 최근 일론 머스크의 xAI 전 CFO였던 마이크 리베라토레를 영입해, 향후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및 대규모 자금조달 전략을 전담하도록 했다.

이는 향후 ‘1기가와트(GW) 단위 AI 컴퓨팅 공급망 확충’ 계획을 위한 기반으로 풀이된다.

▲ 비정형 협상의 성공과 한계

오픈AI의 ‘자체 주도형 협상’은 혁신적 속도와 비전 중심의 유연성이라는 장점을 갖는다.

하지만 거래의 복잡성, 재무 리스크, 투자자 투명성 부족 등은 향후 논란의 여지를 남긴다.

알트먼 CEO의 접근 방식은 실리콘밸리식 “신뢰 기반 딜메이킹”의 상징으로 평가받지만, 전통적 금융 규율을 회피한다는 우려도 공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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