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ESG 포커스] 폐비닐 100% 자원화, 순환경제 실현 시험대 오르다

김영 기자

민관 협력으로 폐기물 제로화 모델 가동…ESG 경영 확산의 분수령

편집자주: 본 기사는 ESG(Environmental·Social·Governance) 전문 분석 시리즈의 일환입니다. ESG는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책임경영을 평가하는 국제적 기준으로, 이번 기사는 해당 관점에서 이슈의 의미를 짚습니다.

서울시가 프랜차이즈 업계와 손잡고 폐비닐 100% 자원화에 나섰다. 28일 시청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와 김가네, 롯데리아, 버거킹, 배스킨라빈스, 땅스부대찌개 등 6개 기업·기관이 참여했다.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를 앞두고 민관이 함께 순환경제 기반을 다지는 시범사업으로 평가된다.

서울시 폐비닐 분리배출 가이드라인
▲ 서울시 폐비닐 분리배출 가이드라인 [연합뉴스 제공]

◆ 민관 협력 통한 자원순환 시범사업

서울시는 ‘우리 매장 비닐은 전용봉투에!’ 캠페인을 내걸고 참여 매장 850여 곳에 폐비닐 분리배출 존을 설치한다. 음식점과 패스트푸드 매장 등 폐비닐 다량 배출 사업장을 대상으로 전용봉투를 활용해 폐비닐을 수거하고, 시는 이를 재활용 공정으로 연계한다. 이는 단순 수거가 아닌 ‘수거→선별→가공→재활용’까지 통합 관리하는 자원순환 모델 구축의 첫 단계다.

환경부가 2024년 발표한 ‘생활폐기물 감량 로드맵’에 따르면 국내 폐비닐 발생량은 약 87만t으로, 전체 생활폐기물 중 8%를 차지한다. 그러나 재활용률은 절반 수준에 불과해 상당량이 소각되거나 매립되고 있다. 서울시는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재활용 체계의 병목을 해소하고, 향후 2026년 시행 예정인 자원순환특별법 개정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김태균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시민과 소상공인 모두가 자원순환 문화 확산에 동참해 ‘폐비닐 없는 서울’을 실현하겠다”며 “공공과 민간이 함께하는 지속가능한 자원순환 체계의 첫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업은 향후 광역단체 간 협력 모델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 ESG 경영 확산과 기업 참여

참여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ESG 경영 실천의 일환으로 협약에 동참했다. 각 사는 매장 내 분리배출 교육, 내부 직원 캠페인, 친환경 포장재 전환 등을 병행한다. 롯데리아는 재활용 원료를 활용한 친환경 용기 전환을 추진 중이며, 배스킨라빈스는 다회용기 사용 확대를 실험하고 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이번 협약을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기 위해 ‘ESG 실천 가이드라인’을 내년 상반기 발간할 예정이다. 협회는 단일 브랜드의 자율 노력만으로는 효과가 제한적이라 업계 표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속가능발전소가 2025년 1분기에 발표한 ‘산업별 ESG 리포트’에 따르면 국내 프랜차이즈 업종의 ESG 평균 점수는 52.8점으로, 유통·서비스 산업 평균인 58.3점보다 낮은 수준이다. 업계는 이번 협약을 통해 재활용 실적을 가시화하고, 2026년부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에 적용될 ESG 공시 의무화에 대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이번 협약이 단발성 행사에 그치지 않도록 정량적 목표와 평가 체계가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환경단체 녹색연합 등은 민관 협력의 지속성을 높이기 위해 투명한 성과 공개와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 제도 지원과 인센티브 병행 과제

전문가들은 민간의 자발적 참여만으로는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본다. 폐비닐 재활용은 수거·선별 비용이 높고, 재활용 원료의 시장가격이 낮아 경제성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정부의 인센티브 제도와 예산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2024년 발간한 ‘자원순환산업 현황 보고서’에서 지자체 주도의 분리배출 체계는 안정적이지만, 재활용 원료 수요 시장이 부족해 민간 투자가 위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환경부는 순환경제 이행 촉진법 제정을 추진 중이며, 재활용 원료 사용 기업에 대한 세제 감면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는 협약 이행 상황을 분기별로 점검하고, 우수 매장에는 홍보·세제·교육 지원을 병행할 방침이다. 또한 소상공인 매장과 편의점 업계로 사업 대상을 확대하고, 폐비닐 수거·재활용 전용 플랫폼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 순환경제 정착 위한 장기 전략 필요

이번 협약은 단기적 폐기물 감축뿐 아니라 장기적 순환경제 구조 정착을 위한 시험대이기도 하다. 유럽연합은 2030년까지 포장재 100% 재활용 가능 구조를 목표로 하는 ‘서큘러 이코노미 액션 플랜’을 시행 중이며, 일본 도쿄도는 2024년부터 편의점 중심의 폐비닐 회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24년에 발표한 ‘플라스틱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회원국 38개국 중 플라스틱 폐기물 재활용률 14위로, 재활용률은 약 49% 수준에 머물고 있다. 국내 전문가들은 폐비닐 재활용의 핵심이 기술보다 시장 경쟁력에 있으며, 순환경제가 작동하려면 재활용 소재의 안정적 판로와 규제 일관성이 중요하다고 분석한다.

전문가들은 서울시 모델이 전국 확산의 디딤돌이 되려면 기업과 시민의 지속적 참여를 유도할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장기적으로는 생산과 소비 전 과정에서 탄소 감축과 재활용 소재 확대가 병행될 때 순환경제가 실질적으로 정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요약:
서울시와 프랜차이즈 업계가 손잡고 폐비닐 100% 자원화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민관 협력형 자원순환 모델로 ESG 경영 확산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재활용 산업 기반과 인센티브 제도 확충이 과제로 꼽힌다. 장기적으로는 기술·시장·법제도가 함께 작동하는 순환경제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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