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금융진단] 금리 인하 기대 흔들, 환율 재상승에 긴장감 고조

윤근일 기자

연준 ‘신중 기조’ 지속, 달러 강세에 원화 약세 압박

미국 금리 인하 시점이 불확실해지면서 환율이 다시 1,420원대를 돌파했다. 미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이 이어지자 달러 강세가 강화됐고, 국내 금융시장 전반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코스피, 상승 출발
▲ 코스피가 상승 출발해 4,130대를 나타낸 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6.57포인트(0.65%) 오른 4,134.07로 출발했다. 코스닥지수도 전장보다 6.06포인트(0.67%) 상승한 906.48이다. [연합뉴스 제공]

◆ 연준 매파 발언, 금리 인하 기대 약화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6원 오른 1,429.0원으로 출발해 한 달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가 “시기상조”라고 언급했으며,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도 같은 입장을 보였다. 이에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3% 상승한 99.8 수준을 나타냈다.

연준의 신중 기조는 물가 안정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최근 미국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2%로 완만한 둔화를 보였지만, 연준은 서비스 물가의 하방 경직성을 이유로 조기 인하를 경계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2025년 10월 ‘세계경제전망 보고서’ 역시 “인플레이션 기대가 완전히 안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 완화는 단계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시장의 기대 시점도 후퇴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2026년 1분기까지 동결 확률을 70% 이상으로 반영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달러 강세가 이어지며 신흥국 통화 전반에 약세 압력이 확대되고 있다.

◆ 코스피 외국인 매도 확대

환율 상승은 외국인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044억 원을 순매도하며 자금 회수 움직임을 보였다. 다만 개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수세가 이를 상쇄하면서 코스피는 오전 9시 26분 기준 4,158.11로 1.23% 상승했다. 원화 약세가 이어질 경우 외국인 자금 유출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외국인 채권 보유 비중은 전체의 8.7%로 5년 내 최고 수준이다. 변동성 확대 시 단기 이탈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특히 환헤지 비용이 상승하면서 해외 기관투자자의 국내 주식 비중 축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수출기업에는 단기적으로 호재로 작용한다. 반도체·조선·자동차 등 달러 매출 비중이 높은 업종은 원화 약세 시 수익성이 개선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9월 ‘수출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환율 상승이 수출 단가 경쟁력을 높여 연말까지 수출 회복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 물가 흐름과 통화정책 신호 주목

시장 관심은 이번 주 발표될 미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쏠려 있다. 시장 컨센서스는 전년 대비 3.1% 상승이지만, 핵심물가가 3% 이상 유지된다면 연준의 인하 기대는 한층 더 약화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한국은행의 대응 기조가 변수로 꼽힌다. 한국은행 2024년 8월 ‘금융안정보고서’는 “글로벌 통화정책 전환 지연이 원화 변동성 확대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국회 답변에서 “대외 금리 차를 고려하면서도 물가 안정 기조를 우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위원회 역시 환율 급등 시 외환건전성 제도 점검과 단기자금시장 유동성 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정부는 외평기금 채권 발행 확대, 단기 외화차입 한도 조정 등 시장 안정 장치를 검토 중이다.

◆ 불확실성 장기화 속 정책 과제

전문가들은 환율 급등이 금융시장 불안을 자극하지 않도록 정부와 중앙은행의 조율이 필요하다고 본다. 한국개발연구원(KDI) 2025년 9월 ‘경제동향’은 “금리 인하 시점이 늦어질수록 민간투자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며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병행 대응을 권고했다.

OECD 10월 ‘경제전망’ 보고서도 한국의 단기 과제로 “가계부채 관리와 외환시장 안정 간 균형”을 제시했다. 과도한 긴축이 내수 둔화를 심화시킬 수 있는 만큼, 정책은 점진적 완화 신호를 병행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국내 금융당국은 이를 위해 외국인 투자자금 흐름과 기업 환리스크 관리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연말까지 외환건전성 제도 개선안을 발표할 예정이며, 시장 안정과 금리 정상화의 조화를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

☑️ 요약:
미 연준의 매파적 기조가 이어지면서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되고 있다. 외국인 매도세가 확대됐으나 개인 매수로 코스피가 버텼고, 원화 약세는 여전히 금융시장 불안 요인으로 남아 있다. 향후 CPI 결과와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신호가 환율 안정의 핵심 변수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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