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이슈인 문답] 한미 국방장관 회담, 전작권 전환 논의 어디까지 왔나

김동렬 기자

전작권 전환·핵잠수함 논의 병행, 동맹 신뢰 시험대 올라

한미 국방장관이 서울에서 열린 제57차 안보협의회의(SCM)를 계기로 연합방위체계 점검과 함께 전작권 전환 시점을 논의했다.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핵잠수함 협력 등 핵심 안보 의제가 한자리에 모이며 양국 동맹의 조율 능력이 주목받고 있다.

3일 열린 한미안보협의회의에서는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문제를 포함해 연합방위태세 강화, 확장억제 실행력, 방산협력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이는 최근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핵추진 잠수함 건조 승인 이후 첫 고위급 회의로, 한미 안보 협력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악수하는 안규백-헤그세스
▲ 안규백 국방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미 전쟁부 장관이 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개최된 아세안확대국방장관회의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이번 회의에서는 어떤 의제가 논의됐나

회의의 공식 의제는 대북정책 공조, 연합방위태세, 확장억제, 사이버·우주 협력, 방산협력 등이다. 특히 핵추진 잠수함 확보 논의가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핵잠수함 건조를 위한 연료 지원을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승인한 이후 구체적 절차가 SCM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SCM은 한미 양국 국방장관이 매년 만나 주요 군사정책을 조율하는 최고위급 협의체로, 실무 협의체인 통합국방협의체(KIDD)의 결과를 최종 점검하는 자리다. 국방부에 따르면 올해 회의에서는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계획(Conditions-Based OPCON Transition Plan)’도 재점검됐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2024년 말 발표한 ‘한미동맹 발전과 전작권 전환 연구보고서’는 “한미 간 작전통제권 전환 논의는 단순한 군사 기술 문제가 아니라 전략적 신뢰 구축의 시험대”라고 평가했다. 이번 회의는 군사력과 정치적 신뢰의 균형을 가늠하는 분수령이기도 하다.

◆ 전작권 전환이 늦어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전작권 전환은 ‘한국군 주도의 연합작전 수행 능력’ 평가가 핵심이다. 현재는 3단계 중 두 번째 단계인 완전운용능력(FOC) 검증 절차가 진행 중이며, 이번 회의에서 FOC 검증 완료 시점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박근혜 정부 시절 한미가 합의한 ‘조건 기반 전작권 전환’은 일정이 아닌 성능과 역량에 기반한다. 당시 합의문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대응 능력 확보 ▲한국군의 지휘통제(C4I) 능력 완비 ▲한미 연합방위체계의 통합 작동이라는 세 가지 조건을 명시했다. 그러나 최근 북한의 무인기 침투, 전술핵 위협 고도화 등으로 조건 충족이 늦어지고 있다.

국방부는 한국군의 독자적 지휘능력을 보완하기 위해 올해 국방예산 61조 원 중 약 3조 원을 C4I 통합체계 업그레이드에 배정했다. 이는 2024년 대비 7.7% 증가한 수준이다(국방부 2025년도 예산안 기준). 또한 한미 양국은 2025년까지 ‘한미연합지휘통제센터’를 가동할 계획으로, 이 시스템이 완전하게 작동해야 FOC 검증이 마무리될 수 있다.

◆ 전작권 전환이 이뤄지면 한국군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지나

전작권이 전환되면 한국군 합참의장이 전시 연합군 사령관을 맡게 되며, 주한미군은 지원군으로 전환된다. 이는 한국의 군사 주권 강화를 의미하지만, 동시에 한미 간 조율 체계가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

한미연합사령부는 1978년 창설된 이후 미국 장군이 사령관을 맡아왔다. 하지만 2023년 이후 양국은 ‘한국군 주도의 연합사 모델’에 대한 실험을 단계적으로 진행 중이다. 2024년 실시된 을지프리덤쉴드(UFS) 연합훈련에서는 한국군이 사령관 역할을 맡는 가상 시나리오가 처음으로 적용됐다.

국방안보포럼(NSI)이 2024년 10월 발표한 ‘전작권 전환 시나리오 평가 보고서’는 “한국군의 작전통제 주도권 확보는 자주국방의 상징이지만, 정보 공유와 지휘통제 절차의 병행 능력이 확보되지 않으면 효율성이 저하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단순한 군사 역량이 아닌 한미 양국 간 실시간 정보 공유와 전략 조율의 문제가 병행돼야 한다는 의미다.

◆ 한미 확장억제 공조는 어떤 단계에 와 있나

이번 SCM에서는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 실행력 강화를 위한 세부 협의도 병행됐다. 이는 미국의 핵우산과 전략자산 운용을 한반도 안보에 어떻게 통합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 논의다.

2024년 12월 열린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회의에서 양국은 “미국의 전략핵잠수함(SSBN) 순환 배치 확대”와 “확장억제 실행력 검증 체계 강화”를 합의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그 이행 상황이 점검됐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의 대아시아 전략 재조정으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문제도 다시 논의됐다. 2006년 합의된 기존 공동성명에 따라 “한국민의 의사와 관계없이 동북아 분쟁에 개입되지 않는다”는 원칙을 재확인하는 수준에서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한미동맹의 지속성을 유지하면서도 한국의 안보 자율성을 확립하려는 균형 조치로 풀이된다.

◆ 향후 과제와 전망은

전작권 전환은 단순한 지휘 체계의 변화가 아니라, 한미동맹의 구조적 진화를 의미한다. 한국국방연구원은 “전작권 전환은 군사적 자율성과 외교적 신뢰의 동시 확보가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과제는 FOC 검증을 마친 뒤 완전임무수행능력(FMC)으로 넘어가는 구체적 로드맵을 확정하는 일이다. 동시에 핵잠수함 확보와 확장억제 실행체계 강화 등 첨단 전략무기 협력을 제도화해야 한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되는 만큼, 한국형 핵억제전략(K-NDS)을 현실화해 자주적 억지력을 강화하는 것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는 2025년 1월 보고서에서 “한국의 전작권 전환은 미·중 전략경쟁 속에서 한미동맹의 지속 가능성을 시험하는 변수”라고 평가했다. 군사주권 강화가 곧 외교적 자율성 확대를 의미하는 만큼, 신뢰 구축과 정보 공유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 요약: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는 전작권 전환 시점과 핵잠수함 협력 등 주요 안보 현안이 집중 논의됐다. 전환 지연의 원인인 한국군의 지휘능력 검증 절차가 막바지에 접어들었으며,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와 전략무기 협력이 병행 추진되고 있다. 향후 과제는 FOC 검증 완료 이후 전환 일정 확정과 정보 공유 체계의 완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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