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KDI "생산성 둔화에 자본 유출. GDP 충격 1.5배"

음영태 기자

국내 생산성 둔화와 투자수익률 역전으로 기업들이 국내보다 해외에 더 많이 투자하게 되면서, 국내경제의 활력 저하와 성장 잠재력 약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순해외투자의 비중이 GDP 대비 약 4%대를 기록하며구조적 추세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일본의 '잃어버린 30년'과 유사한 경로를 밟을 위험성이 국내에서 점차 현실화하는 양상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4일 발표한 현안 분석 보고서 '해외투자 증가의 거시경제적 배경과 함의'(김준형 연구위원·정규철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국민소득을 구성하는 투자의 비중은 전체적으로 안정적이나, 구성 내역을 보면 국내투자 비중은 줄고 해외투자 비중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KDI는 이러한 변화가 생산성 둔화와 투자수익률의 역전 현상에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 국내보다 해외 수익률이 높은 구조…‘투자 역전’ 현실화

2000년대 중반 이후, 국내투자의 수익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해 해외투자 수익률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기업이 더 높은 수익을 찾아 국외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KDI는 이를 구조적 전환의 시작으로 진단했다.

▲ 생산성 0.1% 하락에도 GDP 0.15% 감소

보고서에 따르면, 총요소생산성(TFP)이 0.1%만 하락해도, 국내투자 감소와 자본스톡 축소(0.05%p)가 더해져 GDP는 총 0.15% 감소했다.

이는 생산성 둔화가 국내경제에 배 이상 큰 충격을 줄 수 있으며 생산성 제고를 통해 국내투자를 유인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시사한다.

국민소득 대비 투자 비중 추세
[KDI 제공]

▲ 소득 격차 확대 우려…노동소득 타격 더 커

해외투자 증가로 인해 자본소득은 유지되더라도, 노동소득은 임금 하락 등의 영향으로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노동소득 의존도가 높은 계층에게 불리한 구조가 고착될 수 있어, 소득불균형이 확대될 가능성도 함께 경고했다.

▲ 일본과 유사한 흐름…20년 시차로 비슷한 전개

보고서는 현재 한국의 상황이 일본의 1980년대에서 2000년대 흐름과 20년 정도의 시차를 두고 유사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에서도 1980년대 이후 자본수익성이 하락하고 국내투자 수익률이 해외투자 수익률을 추세적으로 하회하면서 순해외투자(경상수지 흑자)가 확대되었다.

국내투자가 해외투자로 전환된 결과, 경제활력이 저하되었고 국민소득은 해외로부터의 투자수익(소득수지)에 더 많이 의존하게 됐다.

▲ 국민소득 내 ‘소득수지’ 비중 확대…GDP보다 중요한 지표로 부상

순해외투자가 누적되고 소득수지가 흑자로 전환되면서, 국민소득 원천에서 소득수지 비중이 2000년 –0.7%에서 지난해 1.2%로 확대되었고 그만큼 GDP의 구성 비중은 줄어들었다.

이는 국민소득의 원천이 ‘국내 생산’에서 ‘해외 자산 수익’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KDI
[연합뉴스 제공]

▲ 결론 및 시사점…생산성 제고가 해법

한국에서도 일본과 유사하게 생산성 증가세 둔화가 자본수익성 하락의 주요인으로 작용하여 국내투자가 해외투자로 전환되고 있다.

향후 생산연령인구 감소에 따른 노동투입 둔화 또한 국내 자본수익성을 하락시켜 순해외투자를 추가적으로 확대시키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

보고서는 해외투자 확대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기보다는, 생산성 향상과 혁신환경 조성을 통한 국내투자 유인 회복이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유망 기업의 시장 진입과 한계 기업의 퇴출, 노동시장 유연화 등이 병행되어야 실질적 경제 활력이 회복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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