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본 기사는 ESG(Environmental·Social·Governance) 전문 분석 시리즈의 일환입니다. ESG는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책임경영을 평가하는 국제적 기준으로, 이번 기사는 해당 관점에서 이슈의 의미를 짚습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최근 발표한 '탈출구는 없다 II: 앞으로 나아갈 길' 보고서에서 지난 10년간 기후 관련 재난으로 전 세계적으로 2억 5천만 명이 강제 이주되었으며, 이는 매일 7만 명꼴로 삶의 터전을 잃은 것과 같다고 진단했다.
▲ 기후 위기, 분쟁과 이주 심화
9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홍수, 폭풍, 가뭄, 극심한 폭염 등 급성 기상 조건과 사막화, 해수면 상승, 생태계 파괴와 같은 느린 재난들이 식량 및 물 안보를 위협하며 분쟁과 이주를 촉진하고 있다.
올해 중반 기준 전쟁, 폭력, 박해로 인해 이미 1억 1,700만 명이 이주한 가운데, 기후 비상사태는 이 인권 위기를 빠르게 심화시키고 있다.
UNHCR은 기후 위기를 기존의 불평등과 불의를 노출하고 악화시키는 '위험 증폭제(risk multiplier)'로 규정했다.
▲ 분쟁·재난 이주를 동시에 겪는 국가 2009년 이후 세 배 증가
UNHCR의 보고서에 따르면, 분쟁과 재난 관련 이주를 모두 보고하는 국가의 수가 2009년 이후로 세 배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민을 수용하는 취약하고 분쟁의 영향을 받는 국가들은 필요한 기후 재정의 4분의 1만을 받고 있다.
기후 위기 원인에 미미하게 기여했음에도 불구하고, 불안정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난민과 이주민들이 기후 위기로부터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 브라질 홍수와 로힝야 난민 캠프 등 실제 재난 사례
지난해 5월 브라질 히우그란지두술주의 치명적인 홍수로 181명이 사망하고 수십억 달러의 피해가 발생했는데, 이로 인해 58만 명이 이주했다.
특히 베네수엘라, 아이티, 쿠바 출신의 취약한 난민 4만 3천 명이 가장 피해가 심각한 지역에 거주하다가 다시 이주하게 되었다.
1년 전 미얀마를 강타한 사이클론 모카 역시 2012년부터 과밀한 캠프에서 생활해 온 로힝야족 16만 명에게 이중의 고통을 안겨주었다.
작년 UNHCR이 선포한 전체 비상사태 중 3분의 1이 홍수, 가뭄, 산불 및 기타 극한 기상 현상과 관련이 있다.
▲ ‘재난 속의 난민’ 증가… 4명 중 3명, 고위험 지역에 거주
현재 난민과 기타 이주민의 4분의 3이 기후 관련 위험에 높거나 극도로 노출된 국가에 살고 있으며, 반복적인 이주가 점점 더 흔해지고 있다.
정치적으로 가장 취약하고 기후에 취약한 국가 중 하나인 차드는 140만 명 이상의 난민과 망명 신청자를 수용하고 있다.
작년에만 홍수로 인해 130만 명 이상이 집과 캠프를 떠나야 했는데, 이는 이전 15년을 합친 것보다 많은 수치다.
전쟁으로 피폐해진 수단 출신 난민들은 비상 기준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하루 10리터 미만의 물을 제공받고 있다.
▲ 기후·분쟁 이중위기에 노출된 ‘취약국 난민’
전 세계 이주민의 거의 절반이 수단, 시리아, 아이티, 콩고민주공화국, 레바논, 미얀마, 예멘 등 정치적으로 취약한 국가에서 분쟁과 기후 영향을 동시에 직면하고 있다.
이 국가들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에 미미하게 기여함에도 불구하고, 적응에 필요한 기후 재정 및 해결책에 대한 접근성이 제한적이다.
보고서는 근본적인 조치가 없다면 상황이 훨씬 더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2050년까지 가장 더운 난민 캠프는 1년에 거의 200일 동안 위험한 열 스트레스에 직면하여 건강과 생존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기후행동 없으면 생존 불가능한 난민촌 늘 것”
UNHCR는 현행 대책으로는 난민과 이주민의 ‘생존권 안전망’ 구축이 불충분하다며, COP30 등 국제협상에서 실질적 재정투자와 취약국 우선 접근을 촉구했다.
보고서는 ‘기후재난에 직면한 난민캠프’가 2050년경 연 200일 이상 위험한 폭염 스트레스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많은 장소가 폐쇄·파괴·인간 거주 불능 구역으로 전환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필리포 그란디 유엔난민최고대표는 “기후 재정 삭감은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이라며 "자금 삭감은 난민과 이주 가족을 극심한 기상 현상으로부터 보호하는 우리의 능력을 심각하게 제한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UNHCR은 브라질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의 기후 협상단이 간과되고 있는 이 급증하는 인구에 주목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그란디 대표는 ▷탈탄소·기후적응 중심 국제기금 확대, ▷현지 주민-난민 공동 재해복원력 정책, ▷직접 지원방식 전환, ▷정의로운 기후 거버넌스와 ‘공백 없는 실질 행동’을 촉구했다.
유엔난민 최고 대표인 필리포 그란디는 “가장 위태로운 지역·집단에 대한 투자 없이는 기후재난과 이주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후 전문가들은 이번 보고서를 “기후 불평등의 실체를 드러낸 경고장”으로 평가하고 있다.
난민은 단지 피해자가 아니라, 기후위기의 구조적 불평등을 상징하는 존재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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