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엔비디아에 중국으로의 H200 인공지능(AI) 칩 수출을 허용했다. 단, 미국 정부는 칩 수출 대가로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조건을 붙였다.
이 조치는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가 수십억 달러 규모의 중국 시장 매출을 다시 확보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9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 트럼프, “국가 안보와 일자리 모두 지킬 것”
이번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 직접 발표하면서 공식화됐다.
그는 “국가 안보를 지키고, 미국 일자리를 창출하며, AI 분야에서 미국의 우위를 유지하겠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H200만 허용되며, 차세대 블랙웰 및 루빈 칩은 이번 거래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이 결정을 알렸으며, 시 주석 또한 긍정적으로 반응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칩은 상무부가 승인한 ‘검증된 고객’에게만 공급될 예정이다.
▲ 엔비디아의 외교전: 화웨이 대체 논리로 접근
이번 조치는 엔비디아 젠슨 황 CEO는 트럼프 당선 이후 꾸준히 추진해온 ‘수출규제 완화 로비전’의 결실로 평가된다.
황 CEO는 중국으로의 고성능 AI 칩 수출 제한이 오히려 화웨이, 캠브리콘, 무어스레드 등 중국 반도체 기업의 자립을 촉진한다고 주장하며 완화를 설득해 왔다.
그는 지난주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비공개 회담을 가졌으며, 이어 상원 은행위원회 의원들과도 수출통제 문제를 논의했다.
▲ 민주당 강경파의 반발: “경제·안보 모두 위협”
엘리자베스 워런 등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이번 결정을 “중대한 경제·국가안보 실패”라고 비판했다.
H200은 성능 면에서 중국산 AI 칩보다 최소 한 세대 앞선 제품으로, 중국의 AI 개발 역량 강화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미국 외교협회(CFR)의 중국기술 전문가 크리스 맥과이어는 “AI 기술 전체 생태계의 수출 통제력이 약화될 것”이라며 “중국이 미국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는 시점에 우리가 왜 양보하느냐”라고 지적했다.
▲ 25% 관세 조건의 ‘타협안’
이번 H200 수출 승인은 트럼프 정부가 엔비디아의 더 강력한 ‘블랙웰’ 아키텍처 칩 수출 요청을 거부하는 대신 내놓은 절충안에 가깝다.
상무부 관계자에 따르면, 대만에서 생산된 H200 칩은 미국으로 반입돼 상무부 산하 산업안보국(BIS)의 보안 검사를 거친 후 중국의 고객사로 재수출된다.
이 과정에서 매출의 25%가 미국 정부에 관세 형태로 납부된다.
▲ H200의 상징성과 성능 격차
H200은 기존 수출 허용 한도보다 약 10배 높은 AI 연산 능력을 제공하는 제품이다.
같은 호퍼(Hopper) 세대의 H20보다 성능이 뛰어나지만, 여전히 미국 내에서는 블랙웰 및 루빈 세대가 주력으로 판매된다.
조지타운대 안보기술센터 자료에 따르면, H200은 AI 모델의 학습과 추론 모두 가능한 고성능 칩으로 분류된다.
▲ 중국 내 수요 잠재력: 500억 달러 규모 시장
엔비디아는 중국 시장을 최대 500억 달러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는 국가안보 규제와 중국의 ‘미국 기술 배제’ 방침으로 인해, 데이터센터 관련 매출에서 중국을 제외한 상태다.
황 CEO는 “중국 시장과 다시 관계를 회복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 미 의회 내 입법 공방: GAIN AI법 불발, SAFE 법 추진
이번 결정은 미 의회가 국가안보 명분으로 추진한 ‘GAIN AI Act’(미국 우선 AI 칩 공급법안)가 국방 예산안에서 제외된 직후 나왔다.
해당 법은 엔비디아, AMD 등 기업이 고성능 AI 칩을 중국 등 무기 금수국에 팔기 전에 미국 고객에게 우선 공급하도록 규정할 예정이었다.
한편, 의원들은 기존 수출 통제를 법제화하는 ‘SAFE Act’를 새롭게 추진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잠재적 대응책으로 평가된다.
▲ 단기 주가 반응과 업계 파급력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이후 엔비디아와 AMD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약 2% 상승했고, 인텔은 1% 미만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인텔은 당분간 이번 완화 조치의 직접적 수혜를 받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결정은 단기적으로 엔비디아 실적 개선의 신호로 해석되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 내에서 ‘AI 기술 유출 논란’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크다.
AI 경쟁이 글로벌 기술패권의 핵심으로 자리잡은 만큼, 이번 수출 허용은 단순한 무역 이슈를 넘어 미중 관계의 새로운 불안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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