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영국과 체결한 기술협력 협정의 이행을 전격 중단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방문 중 발표됐던 상징적 합의로, 양국 간 AI·양자컴퓨팅·원자력 등 첨단기술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하지만 협정 이행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워싱턴이 무역 협상의 진전 부족에 실망한 나머지 협정 일시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고 16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도했다.
▲ 기술협정 ‘일시 중단’…정치적 압박 수단으로 활용
영국 정부는 미국이 지난주 해당 협정의 이행을 중단했음을 확인했다.
익명의 영국 관계자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기술과 무관한 분야에서의 무역 양보를 원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해당 협정은 지난 9월 양국이 발표한 '기술 번영 협정(Tech Prosperity Deal)'으로, 디지털·에너지 분야의 협력 강화를 목표로 했지만 기술을 넘어선 무역 전반으로 협상 압박이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 무역장벽 해소에 미온적인 영국…美, 불만 고조
FT에 따르면 미국 측은 비관세 장벽(NTB) 해소에 대한 영국의 소극적인 태도에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식품·산업재의 규제 기준, 라벨링, 인증 절차 등에서 미국식 기준 채택을 요구했으나, 영국이 이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는 것이다.
양국은 앞서 미국산 소고기 13,000톤에 대해 무관세 수입을 허용했지만, 기타 농산물의 시장 개방에는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미국은 오랜 기간 영국에 자국의 식품·농업 기준을 인정해 줄 것을 요구해 왔다.
▲ 디지털세도 갈등 요인?…“본질은 아니다”
미국은 그간 영국의 디지털서비스세(Digital Services Tax)를 비판해 왔다.
해당 세금은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미국 빅테크 기업에 적용된다.
그러나 영국 측은 “디지털세는 핵심 문제가 아니다”라며 갈등 원인을 축소했다.
익명의 영국 정부 관계자는 “현재 협상은 가장 어려운 이슈에 접근하고 있으며, 대화는 여전히 건설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 영국 장관 방미…긴장 속 '기술 동맹 복원' 시도
영국의 피터 카일 사업 장관과 리즈 켄달 과학 장관은 기술 협력을 주제로 미국 주요 기술기업들과 회동했다.
이 방문은 기술 협정 중단 발표 이전에 계획됐지만, 긴장 완화와 관계 복원 메시지를 담은 행보로 해석된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미국과의 특별한 관계는 여전히 공고하며, 기술 협정이 양국 국민에게 실질적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 ‘약속은 계속된다’…의약품 협정은 유효
한편, 이번 중단 조치에도 불구하고 의약품 분야 협력은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 백악관은 "의약품 수출 관련 합의는 역사적이며, 전체 무역 협정의 이행을 지속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영국은 미국산 의약품에 대한 NHS(국민보건서비스) 예산 확대를 약속했고, 미국은 이에 대한 보상으로 영국 의약품에 부과되던 관세를 철회했다.
▲ 분석: 기술 협정 중단은 협상 카드…“협력 여지는 여전히 남아”
이번 협정 중단은 영국에 대한 협상 압박을 강화하기 위한 전술적 조치로 풀이된다.
미국은 자국식 무역기준과 식품 기준의 국제 표준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기술 협력’이라는 다른 분야를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다만, 영국 내에서는 "미국 측이 강경하지만 협상 자체는 계속 유지 중이며, 다시 궤도에 오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양국 간 ‘기술 동맹’은 지정학적 경쟁과 공급망 재편이 급속히 이뤄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중요한 전략적 자산인 만큼, 완전한 파기보다는 조정과 재협상 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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