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미국-베네수엘라, 20억 달러 규모 석유 수출 합의

장선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와 최대 20억 달러 규모의 원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7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번 합의는 베네수엘라의 대미 석유 시장 개방을 압박해온 트럼프 행정부의 승리로 평가받는 동시에, 그간 베네수엘라의 최대 고객이었던 중국을 배제하고 미국 주도의 에너지 공급망을 재편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 트럼프, 20억 달러 규모 석유 확보…“자금은 미국이 직접 통제”

트럼프 대통령은 6일 베네수엘라산 원유 약 3,000만~5,000만 배럴을 미국으로 도입하는 내용의 플래그십 협상을 타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시작된 수출 봉쇄로 베네수엘라 내 유조선과 저장 탱크에 묶여 있던 ‘제재 원유’를 해소하는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해당 원유는 시장 가격으로 판매될 것이며, 판매 대금은 미국 대통령인 본인이 직접 통제하여 베네수엘라와 미국 국민 모두에게 이익이 되도록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무 집행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이 맡아 해상 유조선에서 미국 항구로 원유를 즉시 이송할 계획이다.

트럼프
[UPI/연합뉴스 제공]

▲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정부 출범과 미국의 ‘에너지 압박’

이번 합의는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이 미국 특수부대에 체포된 이후 급박하게 진행되었다.

미국은 임시 대통령으로 취임한 델시 로드리게스에게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에 대한 미국 기업의 '완전한 접근권'을 요구해 왔다.

베네수엘라 당국은 마두로의 체포를 '납치'라고 비난하며 반발하고 있으나, 생산 중단 위기에 몰린 국영 석유기업 PDVSA의 상황이 협상을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베네수엘라산 주력 유종인 '메레이(Merey)'는 브렌트유 대비 배럴당 약 22달러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어, 이번 거래의 가치는 약 19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 셰브런, 현재 유일한 미국 내 수송 기업

현재 미국으로 수출되는 베네수엘라 원유는 미국 셰브런(Chevron)이 전적으로 담당하고 있다.

셰브런은 미국 정부의 특별 허가 하에 하루 10만~15만 배럴을 수출하고 있으며, 이번 합의로 인해 원유 물량이 늘어날 경우 더 큰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 중국향 물량 차단 및 글로벌 공급망 재편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의 핵심이 '중국으로부터의 공급선 이탈'에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0년 넘게 베네수엘라 석유의 최대 구매자였던 중국으로 향하던 물량을 미국으로 돌림으로써, 트럼프 행정부는 대중국 견제와 자국 내 에너지 안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 하고 있다.

현재 베네수엘라의 대미 석유 흐름은 합작 투자인 셰브론이 독점하고 있으나, 이번 합의로 인해 인도 릴라이언스, 중국 CNPC, 유럽의 에니(Eni)와 렙솔(Repsol) 등 기존 파트너사들에 대한 라이선스 재발급 및 미국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한 경매(Auction) 방식 도입도 논의되고 있다.

쉐브론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 미 정계 및 시장 반응…“유가 안정 및 경제 재건 기회”

더그 버검 내정자는 이번 조치가 미 걸프 연안 정유 시설의 일자리 보안과 가솔린 가격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며 "미국의 기술과 파트너십을 통해 베네수엘라 경제가 재건될 기회"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실제로 협상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미국 원유 가격은 1.5% 이상 하락했으며, 걸프 지역의 중질유 가격차도 배럴당 약 50센트 하락하는 등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다만, 금융 제재로 인해 베네수엘라 측이 판매 대금을 실제로 수령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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