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중·일 ‘대만 발’ 외교 갈등 심화…희토류 리스크 확산 조짐

장선희 기자

아시아의 두 경제 대국인 중국과 일본 사이의 외교적 분쟁이 격화되면서 경제적 보복 조치가 현실화되고 있다.

중국이 일본을 겨냥해 군사적 전용이 가능한 ‘이중용도(Dual-use)’ 품목의 수출을 금지하자 일본 정부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고 7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무역 갈등을 넘어 공급망 위기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 일본 정부 “부당한 타깃팅 조치”… ‘절대 용납 불가’ 항의

기하라 미노루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의 수출 금지 조치에 대해 “자국만을 특정해 겨냥한 조치는 국제 관례에 크게 어긋나는 것”이라며 “절대 받아들일 수 없으며 매우 유감스럽다”라고 밝혔다.

이번 갈등의 발단은 지난해 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발언에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국의 대만 침공이 일본에 ‘존립 위기 사태’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고, 중국은 이를 내정 간섭으로 규정하며 발언 철회를 요구해 왔다.

일본 측이 이에 응하지 않자 중국은 ‘이중용도’ 품목 수출 금지라는 강경 대응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 증시 직격탄 맞은 일본 산업계… 방산·제조업 ‘긴장’

중국의 조치가 발표된 후 7일 일본 니케이 지수는 약 1% 하락하며 전 세계적인 증시 상승세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특히 가와사키 중공업과 미쓰비시 중공업 등 주요 방산 업체들의 주가는 3% 가까이 급락하며 시장의 우려를 반영했다.

정부 대변인인 기하라 장관은 구체적으로 어떤 품목이 타격 대상이 될지 불분명하다며 산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하지만 드론, 반도체 제조 등에 필수적인 기술과 소프트웨어가 포함될 것으로 보여 일본 제조업 전반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중일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 중국 ‘희토류’ 보복 카드 만지작… 일본 GDP 0.43% 하락 가능성

중국이 희토류 수출 면허 심사를 강화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 차이나데일리는 베이징 당국이 일본행 희토류 수출 제한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일본은 2010년 희토류 분쟁 이후 수입선 다변화를 꾀해 왔으나, 여전히 전체 수입량의 6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노무라 종합연구소의 키우치 타카히데 이코노미스트는 “희토류 수출 제한이 3개월간 지속될 경우 일본 기업들은 약 6,600억 엔(약 42억 달러)의 손실을 입을 것”이라며 “제한이 1년으로 길어지면 일본 연간 GDP의 0.43%가 증발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 장기화되는 ‘냉전’ 국면… 제3국 중재 효과 미지수

현재 중·일 관계는 단순한 무역 갈등을 넘어 관광 중단, 수산물 수입 금지, 문화 행사 취소 등 전방위적인 압박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카이치 총리에게 갈등 수위 조절을 요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양측의 입장은 완강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영토 분쟁으로 정상회담이 2년 넘게 중단됐던 2012년 당시보다 더 장기화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일본의 대형 상사인 이토추 상사의 이시이 게이타 사장은 “시진핑 주석의 분노가 상당해 보인다”며 “이번 갈등이 꽤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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