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TSMC, 美 애리조나 대규모 증설 투자…미·대만 통상 빅딜 임박

장선희 기자

세계 최대 첨단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인 TSMC가 미국 애리조나주에 대한 대규모 추가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미국과 대만 간 관세 완화를 포함한 포괄적 통상 합의의 일환으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과 미·중 기술 패권 경쟁에 중대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 관세 인하와 투자 맞교환…미·대만 통상 협상 막바지

미국 정부는 대만과 수개월간 통상 협상을 진행해 왔으며,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고부가 제조업의 ‘리쇼어링’을 가속화하려는 전략과 맞닿아 있다.

12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협상이 타결될 경우 미국은 현재 20% 수준인 대만산 수입품 관세를 인하하고, 대만은 미국 내 3,000억 달러 이상 규모의 직접투자 및 관련 지출을 약속하는 구조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투자 규모에는 TSMC가 지난해 발표한 1,650억 달러 투자 계획이 포함되며, 이를 대폭 확대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 애리조나 ‘반도체 허브’로…TSMC 공장 수 ‘10여 개’로 확대

TSMC는 현재 애리조나 피닉스 인근에 2024년 말 가동을 시작한 반도체 공장 1기를 운영 중이다.

이번 합의가 성사되면 추가로 다수의 공장을 건설해, 애리조나 내 전체 공장 수가 약 10여 개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신설 공장에서는 엔비디아, AMD 등 주요 고객사가 설계한 AI·고성능 컴퓨팅용 로직 칩이 생산될 예정이다.

아울러 TSMC는 반도체 패키징(후공정) 칩 생산 공장 2곳도 추가로 건설하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 부지 선제 확보…900에이커 토지에 1억9,700만 달러 베팅

TSMC는 최근 기존 애리조나 공장 인근 900에이커(약 110만 평) 부지를 공개 경매를 통해 약 1억9,700만 달러에 매입했다.

해당 부지는 신규 공장 건설을 위한 핵심 부지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는 회사가 미국 내 중장기 증설을 사실상 기정사실화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TSMC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 美, 보조금·관세 ‘당근’…반도체 자립 가속

TSMC의 미국 투자는 2022년 제정된 ‘반도체 및 과학법’에 따른 수십억 달러 규모의 연방 보조금 지원과도 맞물려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투자 확대를 조건으로 관세를 인하하는 전략을 유럽연합(EU), 일본, 한국, 베트남 등과의 협상에서도 활용해 왔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투자 약속이 기존 계획을 재포장한 것에 불과하며, 장기적으로 이행이 담보되지 않을 수 있다는 회의론도 제기된다.

▲ TSMC, 대만 경제의 핵심이자 ‘지정학적 방패’

TSMC는 시가총액 약 1조7,000억 달러로 세계 6위 상장사이자 대만 최대 기업이다.

1980년대 대만 정부 주도로 설립된 이후 현재도 대만 정부가 주요 주주로 남아 있다.

스마트폰부터 AI 서버까지 핵심 칩을 생산하는 TSMC의 존재는 대만이 중국의 군사적 압박을 억제하는 ‘실리콘 방패’ 역할을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의 침공 가능성, 대만 내 토지·전력 부족 문제는 TSMC가 미국과 일본, 독일 등 해외로 생산 거점을 분산시키는 주요 배경으로 작용해 왔다.

▲ 미국의 딜레마…TSMC 의존 속 ‘자국 반도체’ 육성 난항

TSMC의 압도적 기술력과 애플 등 대형 고객과의 긴밀한 관계는 미국이 자체 첨단 반도체 기업을 육성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텔의 재도약을 강조하고 있으나, 인텔은 아직 최첨단 AI 칩 양산에서 TSMC와 격차가 크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보조금을 주식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인텔 지분 약 10%를 확보하는 등 이례적인 개입에 나섰지만, 단기간 내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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