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미국, 엔비디아 H200 칩 조건부 중국 수출 승인

장선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13일(현지시간)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반도체인 ‘H200’의 중국 수출을 공식 승인했다.

이는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수출 대금의 25%를 미 정부 수수료로 납부하는 조건으로 판매를 허용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나온 후속 조치다.

▲ 제3자 검증 및 수량 제한… “미국 판매량의 50% 이내”

수출이 승인되었으나 전례 없는 까다로운 조건들이 붙었다.

가장 핵심적인 조건은 수출 전 제3자 시험 기관의 기술성 평가, 미국 내 충분한 재고 확보 증명, 중국 고객의 보안 절차 충족 및 비군사적 사용 보장 등이다.

14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우선 수출되는 칩은 제3자 시험 기관으로부터 기술적 역량에 대한 사전 검증을 받아야 한다.

또한, 중국으로의 수출 물량은 미국 고객에게 판매된 전체 물량의 50%를 초과할 수 없도록 캡(Cap)을 씌웠다.

중국 측 고객은 칩을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충분한 보안 절차’를 입증해야 하며, 엔비디아는 미국 내 공급 물량이 충분하다는 사실을 우선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엔비디아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 중국 주문량 200만 개 돌파 “실효성 논란 여전”

업계에 따르면 중국 기술 기업들은 이미 약 2만 7,000달러(한화 약 3,600만 원)에 달하는 H200 칩을 200만 개 이상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엔비디아가 현재 보유한 재고(70만 개)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최근 라스베이거스 CES에서 “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생산을 확대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에서 H200 칩 임대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한편,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된다.

세이포트 리서치의 제이 골드버그 분석가는 “중국 기업들은 그간 규제를 우회할 방법을 찾아왔으며, 이번 조치는 수출 정책의 거대한 구멍을 임시방편으로 가린 ‘밴드에이드’에 불과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 전략적 판단인가 안보 포기인가…정치권 ‘강대강’ 대립

이번 결정을 주도한 데이비드 색스 백악관 AI 책임자는 첨단 칩 수출이 오히려 화웨이 등 중국 로컬 기업들의 독자적 기술 개발 의지를 꺾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워싱턴 내 대중 강경파와 바이든 정부 인사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세이프 칸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장은 “200만 개의 H200이 중국에 넘어가면 중국의 AI 역량은 미국의 선도적인 AI 기업과 맞먹는 수준으로 급등할 것”이라며,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한 우회 사용 등을 통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 측은, 오히려 이러한 칩 수출이 화웨이 등 중국 반도체 기업의 추격 동력을 억제하고, 미국의 우위 기술을 무기로 삼는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출 허용 당시 “국가 안보에 저해되지 않는 조건 아래 수출을 승인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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