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수출이 지난해 사상 최초로 7천억 달러를 돌파하며 외형적 성장을 이뤘으나, 글로벌 시장 점유율 하락과 품목별 경쟁력 격차 심화라는 과제에 직면했다.
반도체와 자동차는 경쟁력이 강화된 반면, 철강·기계·화공품 등은 구조적 한계에 부딪히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16일 공개한 '주요 품목별 수출 경쟁력 평가' 보고서에서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은 미국 관세 인상 등 통상환경 악화 속에서도 3.8% 늘어 사상 처음 7천억 달러를 돌파했다"면서도 "하지만 외형적 성과와 달리,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수출의 글로벌 점유율은 2018년 이후 추세적으로 낮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역시 반도체 경기 호황에 힘입어 전체 수출은 지난해에 이어 양호한 증가세가 예상되지만 주요 비IT품목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부문간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 철강·기계, 저가 중국산과 탄소 규제의 이중고
한국 철강·기계 산업은 중국의 저가 공세와 유럽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강화에 직면하며 품목 경쟁력과 시장 경쟁력이 모두 하락했다.
특히 중국의 동남아 FDI 확대는 가격에 민감한 신흥시장 수출을 제약했다.
유럽 내 한국 철강 수출 경쟁력은 이탈리아·네덜란드보다는 높은 수준이나, CBAM 본격 시행으로 입지가 더 좁아질 가능성이 크다.
▲ 화공품 체질 개선에도 중국 자급률 상승에 타격
화공품의 경우, 과거 미국 셰일가스와 중국 설비 증설로 인해 글로벌 수요 둔화가 있었으나, 국내 업계의 고부가 특수제품 전환으로 품목 경쟁력은 다소 개선됐다.
하지만 최근(2022~2024년) 중국 시장에서 배터리 소재 자급률이 급등하며 시장 경쟁력이 급격히 하락, 對중 수출이 크게 감소했다.
향후 중동 지역의 대규모 화학 설비 투자가 본격화되면 가격경쟁에서 추가 타격이 우려된다.
▲ 석유제품 설비 고도화로 반등…정제 경쟁력 주목
석유제품은 정유사들의 설비 고도화에 힘입어 2022년 이후 품목 경쟁력이 급상승하며 수출 점유율도 반등했다.
우리나라는 정제능력 세계 4위로, 고도화율도 높은 편에 속해 향후 수출 경쟁력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 자동차 내연기관·전기차로 품목 경쟁력 강화
2018~2024년 자동차 수출은 전반적인 품목 경쟁력 향상에 힘입어 점유율이 상승했다.
고급 브랜드 전략과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 등이 주효했다.
다만, 멕시코·유럽 내 완성차 업체들의 현지 생산 확대는 시장 접근성에서 열세를 보이며 시장 경쟁력은 악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하이브리드 차량은 외형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품목 경쟁력은 횡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 반도체 고부가 메모리 독주…중국의 추격은 부담
반도체는 고사양 메모리(HBM, DDR5) 중심의 품목 경쟁력 강화로 글로벌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업체는 경쟁사보다 1년 앞선 기술 양산을 통해 초격차를 실현했으며, AI 수요 확산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이 범용 저사양 메모리 생산을 확대하면서 동남아 등에서의 시장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 품목별 ‘차별화된 전략’과 정부 ‘통상 지원’ 절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우리 수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품목별 맞춤형 대응이 시급하다.
경쟁력이 약화된 철강과 화공품은 선제적 구조조정과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의 신속한 전환이 필요하며, 반도체와 자동차 등 강점 품목은 R&D 지원 강화와 기술 보안을 통해 우위를 수성해야 한다.
또한 정부 차원에서는 보호무역 기조에 대응해 FTA 등 무역 협정 네트워크를 확충하고 통상 비용을 낮추는 외교적 노력을 병행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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