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전문가칼럼| 재개발사업의 세입자 문제

세입자의 이주대책 근본적 문제 해결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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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재개발사업은 개발이익과 함께 부동산 투기꾼들은 물론 보통사람들의 투자대상이 되어 왔다. 그러나 그 뒷면에는 재개발사업을 반대하거나 보상 문제로 항상 목숨을 걸고 투쟁하는 철거민들의 사투가 사회적 문제점으로 대두되어 왔다.

그 중에는 극빈층에 가까운 저소득 주민이 있는가 하면 투기꾼들이나 개발이익을 보고 투자를 한 사람들도 함께 섞여 있으며 이들의 요구 사항은 제각각 목소리가 달라 의견을 조율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런 와중에 6명의 희생자를 앗아간 지난 용산 국제빌딩4구역 철거민 사태의 검찰 수사방향은 전국철거민연합이 불법·폭력 시위를 주도한 정황에 집중됐었지만 일각에서는 “근본적으로는 재개발사업에 문제가 있다”며, “세입자 대책을 강화해 고질적인 병폐를 고쳐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정부에서는 이번 참사를 계기로 재개발사업의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그 안을 발표한바 있다.

그러나 정부가 발표한 개선안이 현실성이 있는 대안인지 아니면 임시 미봉책인지 알 수는 없지만 지금보다는 좀 더 진보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용산사태의 내용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조합과 일부 세입자간의 갈등에서 시작된 것을 알 수 있으며 기존 세입자들은 생존권을 주장하고 영업보상비와 이전비를 요구했지만 조합이 이를 수용하지 않겠다고 나선 것이 사건의 발단이다.

조합은 “보상절차가 80%가 넘어선 지금에 와서 일부 세입자들의 의견을 일일이 들어줄 수 없다.”는 이유를 내세웠으나 이 같은 문제는 대부분의 재개발사업장에서 공통적으로 일어나는 가장 큰 문제점이다.

따라서 정부에서 발표한 개선안이 다른 문제점을 또 야기 시키지 않는다 하여도 근본적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제2, 제3의 용산사태가 일어나지 않으란 법이 없다.

지난번에 일어났던 용산철거민 화제사건은 너무도 가슴 아픈 일이지만 그 배후에는 이를 조정하는 다른 세력이 개입되었다는 것도 매우 안타까우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씁쓸한 마음 감출 길 없다.

재개발사업은 2003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시행되기 이전에도 도시재개발법으로 시행되었던 도시계획사업이었다.

물론 지금도 재개발사업은 법에 의한 사업이지만 사업방식에서 민간사업자 방식이든 아니면 공영사업자 방식이든 상관없이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추진하는 사업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재건축사업과는 달리 재개발사업을 반대하는 세력에 대해 강제매수청구권이 주어지는 강제성을 띠고 있다.

그렇다고 모두가 찬성하는 형태의 사업을 진행하기란 불가능하지만 반대하는 세력의 이해를 구하고 적당한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행정지도나 법 규정의 정비는 필요하다.

최근 부동산시장의 침체로 그동안 규제가 강화되었던 재건축사업은 규제완화가 대폭 이루어지고 있으나 재개발사업은 아직까지 규제완화가 이루어지거나 사업추진에 커다란 혜택이 주어지고 있지는 않다.

이 사업의 추진과정을 살펴보면 좥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좦 절차에 따라 인구 50만이 넘는 경우, 2006년 6월 말까지 시장·군수·구청장은 정비사업 지구지정을 하도록 하였다.

따라서 2006년 6월 이전에 많은 도시의 정비사업지구가 지정되었으며 최근에는 인구 50만 이하 도시에서도 시장·군수·구청장이 필요하다고 인정을 하는 경우 정비사업 지구지정을 할 수 있도록 하여 많은 곳이 정비사업 지구로 지정 되었다.

특히, 정비사업지구 중 좥도시 재정비촉진을 위한 특별법좦으로 지정이 되면 많은 혜택이 주어져 모두들 촉진법에 의한 정비사업지구로 지정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렇게 정비사업지구로 지정이 되면 지가상승은 물론 일반택지에서 시행하는 도시개발방식의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한 것과 동일한 효과를 인정해 사업속도가 빨라지고 용적률완화 등 제도적 뒷받침도 병행되어 개발이익이 높아지므로 토지 등 소유자에게는 유리하지만 이에 상응하는 만큼 세입자에 대한 대책은 별무한 상태이다. 

재개발사업을 추진하는 이유는 도시기반시설의 정비와 더불어 주거환경개선 차원과 토지이용의 효율화 등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무리한 사업추진이나 토지 등 소유자와 세입자간의 갈등으로 사회문제가 되는 부정적 측면도 있어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특히, 토지 등 소유자와 세입자간의 갈등은 서로가 양보할 수 없는 사안으로 한쪽이 양보를 하면 다른 한쪽은 손해를 봐야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를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이번 정부에서 내 놓은 제도 개선안도 소유자 입장에서 보면 불만이 싹틀 수 있는 사안들이 있다. 도대체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 것인가? 다른 대안이 없다면 정부의 대책안이 최적의 대안이며 현실성 있는 대안인지 짚어보자.

상가 세입자 대책

첫째, 재개발지역 내 상가 세입자는 사업으로 인하여 휴업을 해야만 하는데 이 경우 휴업보상금(영업보상) 지급은 월 평균영업이익의 3개월치를 지급하였다.

이를 4개월로 늘려 지급하겠다는 정부의 대안이다. 하지만 세입자가 한달치를 더 보상받는다고 해서 상가를 임대차하여 영업을 위한 자본적 지출비용이나 권리금까지 보상되는 것이 아니면 이는 근본적 치유법은 아닌 듯하다.

따라서 영업을 위하여 지불한 권리금문제를 처리할 수 있는 제도권 내의 합법적 대안이 있어야 할 것이다.

둘째, 지금까지 상가세입자는 상가 등의 분양권이 없어 사업구역 내 재정착이 어려웠으나 이번 정부의 개선안에 의하면 조합원에게 분양하고 남은 상가 등은 상가세입자에게 우선 분양권을 부여하겠다는 대안이다.

물론 그렇게만 된다면 좋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왜냐하면 재개발사업지역의 상가 세입자 대부분은 영세 상인이기 때문에 분양을 받는다고 해도 분양금을 납부할 수 있는 경제력이 없기 때문에 임차인으로 장사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방안이 시행된다면 또 다른 상가 입주권 전매행위나 부동산투기 행위가 재연될 수 있으며 토지 등 소유자와의 마찰이 일어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분양권보다는 우선 임대차권리를 부여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본다.

주거 세입자 대책

재개발사업 추진 때 세입자가 이주할 주택 부족문제는 예나 지금이나 있어왔던 문제로 근본적 해결책을 내 놓아야 한다.

이번에 정부의 대안은 이주단지를 확보한 후 공사를 시작하는 순환식재개발방식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어쩌면 가장 좋은 방안일 수 있지만 이 또한 가장 어려운 방안이다.

서울·수도권지역만 하여도 수많은 재개발사업지의 세입자는 물론 건물주도 이주를 해야 하는데 이를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이주단지를 건설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주단지의 택지 확보 문제는 물론 건축비도 있어야 하며 더 중요한 것은 어디에 이주단지를 조성하느냐도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먼저 해결한 후 그동안 서민아파트 위주로 분양과 임대아파트를 신축해 왔던 SH공사가 임대아파트 위주로 건설을 전담하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한다.  

분쟁조정

정비사업은 모두가 세입자와 조합, 조합과 조합원 등 이해관계자 간의 분쟁이 발생한다. 지금까지는 분쟁이 발생하면 중재기능이 미흡하여 소송으로 가는 형태가 대부분이었으며 때에 따라서는 물리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의 정부 개선방안은 시·군·구에 재개발분쟁조정위원회를 신설하여 처리하겠다고 발표하였는데 과연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미지수다.

분쟁조정위원회가 조합의 재개발사업추진과 관련된 권한이 주어진다면 모를 일이지만 권한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분쟁조정의 해결책은 어렵다고 봐야 한다. 따라서 분쟁조정위원회에 어느 정도 권한이 주어져야만 한다.  

투명성 강화

재개발사업은 조합에서 사용한 비용 등에 대한 회계감사기관을 조합자체에서 선정하여 그동안 비리의 온상이 되어 왔다.

하지만 이번 개선안에서는 회계감사 기관의 선정을 지방자치단자체장이 직접 선정한 기관으로 한정한 것은 잘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종전 또는 종후 자산가치 평가기관인 감정평가기관의 선정도 시·군·구청장이 추천하여 계약은 조합이 체결하던 것을 일관성과 공평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지방자치단체장이 직접 선정하고 계약하는 것은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으나 사유제산의 운용에 대한 감사나 평가를 공영개발방식이 아닌 민간개발방식에서 정부기관이 간여하는 것에 대한 법적분석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건물주 책임 강화

지금까지 재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사업비용은 물론 세입자의 이주보상비 등 문제를 건물주는 세입자 수에 관계없이 비용부담을 하지 않고 조합이 전부 부담하였다.

물론 관리처분에서 조합은 비용정산에 대한 내역을 공지하고 조합 청산 시 토지 등 소유자에게 모두 전가하지만 조합은 개발이익을 위하여 80%이상 동의 시 잔여 미동의자에 대해서는 강제권을 행사하였다.

그러나 이제 건물주에게도 세입자 보상금 일부를 부담케 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만 건물주들의 반발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다. 따라서 재개발사업 자체가 지금까지는 주거환경개선차원 보다도 개발이익의 실현에 치중되었다면 이에 상응하는 용적률의 조정이나 그 후속대책도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재개발사업의 문제점을 언급하면 많은 사람들이 함께 추진하는 조합방식의 사업이다 보니 조합원들 내부에서 비리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으며, 사업시행자와 일부 세입자간의 부정도 발생한다.

또한 용산사태와 같은 조합과 세입자간의 갈등 이외에도 철거 과정에서도 문제는 발생한다. 더욱이 이 과정에서는 하루빨리 사업을 추진해야하는 조합측과 충분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는 세입자 사이에서 충돌이 발생하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 용산사태 역시 물리적 과정을 겪었고, 현재 서울시내의 일부 재개발사업 지역에서는 물리적 충돌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용산지역을 포함해 서울시에는 재정비촉진지구 26곳과 균형발전촉진지구 8곳 등 총 35개 지역에서 재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제2, 제3의 용산사태가 없으란 법은 없다.

빠른시간 내 법의 복잡성을 정비하고 세입자 문제를 확고한 법 테두리 안에서 추진될 수 있도록 해야만 한다. 특히, 영세 세입자의 보호차원에서도 저렴한 임대아파트와 상가의 공급도 시급한 문제이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대학원 부동산학 박사 (레피드부동산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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