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건희 전 회장의 장녀인 호텔신라 이부진 전무는 누구인가?
2002년 4157억원에 불과하던 호텔신라의 매출액이 2009년 현재 1조원을 돌파하는 저력을 보여준 데에는 이부진 전무의 공이 컸다는 평이다.
이같은 사실이 기사화되면서 이부진 전무는 지난 13일 네이버 실시간 인기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이 전무는 1970년생으로 대원외고와 연세대 아동학과를 거쳐 95년 삼성복지재단에 입사했다. 2001년 호텔신라 기획팀 부장을 거쳐 2005년 호텔신라 경영전략담당 상무, 올해 초에는 전무로 승진하는 등 그룹에서 점점 존재감이 커지고 있는 인물이다.
사실 이부진 전무가 2001년 기획팀 부장으로 온 이후에도 일각에서는 '호텔신라는 이부진 부장이 움직인다' 혹은 '이부진씨의 부장 직함에는 '부'자와 '장'자 사이에 '회'자가 빠져있다는 말이 돌았다. 부장이 아니라 부'회'장이란 말로, 이부진 전무의 파워를 잘 보여주고 있는 표현이다.
그녀는 호텔신라로 발령받은 이듬해인 2002년 대표이사를 비롯해 호텔신라의 전 경영진을 교체했다. 이영일 호텔신라 사장을 비롯해 9명의 등기이사 전원이 사임해, 9명 중 비상근이사였던 일본인 오사키 이와오씨만 사외이사로 발령나고 8명은 호텔신라와의 인연을 마쳤다.
이는 대외적으로는 '사임'이지만 실제로는 이부진 전무가 실시한 자체 감사 결과 고객 서비스 등에 큰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난 데 따른 추후 조치였다는 설이 유력하다.
이 전무는 이후 본격적인 호텔신라 업그레이드 작업에 돌입해 호텔신라 사업의 중심을 호텔에서 면세점으로 옮겨놓았다. 전체 매출 비중을 면세점이 80%, 호텔 14%, 나머지는 피트니스센터와 외식 등 생활.레저 부문으로 바꿔놓은 것이다.
서비스 품질 향상에도 힘을 쏟아, 호텔의 대표적인 저수익 사업인 식음,연회 부문에서 24개월 연속 업계 시장점유율 1위, 효율 1위라는 기록을 이끌어낸 적도 있다.
2005년부터 2006년에 걸쳐서는 호텔신라를 리뉴얼해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호텔' 로 탈바꿈시켰다. 신라면세점을 리모델링해 샤넬 등 명품 브랜드 매장 확대, 신라 호텔 지하 아케이드를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던 최고급 브랜드 중심으로 바꾸어낸 것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들은 이 전무가 "이건희 전 회장의 승부사적 기질을 그대로 물려받았으며 외모도 전 회장과 판박이"라고 전한다. 그녀는 특히 업무에 대해서 집요하게 몰입하는 스타일로 이건희 전 회장의 경영 스타일과 빼닮았다. 호텔신라 부임 후 개혁을 진행하는 1년동안은 유통,인테리어 등 호텔과 관련된 공부에 '몰입'해 새벽 3시에 업무에 관련된 전자우편을 보내기도 했다.
논리에 강해 핵심을 찔러서 요약하는 능력이 뛰어나는 평을 들고 있으며, 동시에 직설적인 이야기 스타일과 부족한 감성은 약점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이건희 전 회장은 이같은 이 전무를 매우 아껴 그녀가 2001년 호텔신라 부장으로 입사했을 때는 두달 가까이 호텔신라에 숙박하면서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호텔신라에서 발군의 경영능력을 보여준 이 전무는 지난 9월 에버랜드의 경영전략담당 전무로 영입되기도 했다. 에버랜드측은 이 전무가 호텔신라 경영전략 업무를 맡으며 익힌 서비스 분야의 전문성과 경영 노하우를 접목시키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에버랜드 테마파크 사업은 지난 2004년 입장객 수가 800만 명이던 것이 지난해에도 807만 명에 머무르는 등 매출이 정체돼 있는데 따라 경쟁력 강화 방안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이 전무의 에버랜드행이 갖는 의미와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에버랜드는 삼성그룹의 순환형 지배구조의 정점으로, 에버랜드는 삼성생명의 대주주로 삼성생명이 삼성전자를, 삼성전자가 삼성카드를, 다시 삼성카드가 에버랜드를 지배하고 있는 구조다.
이부진 전무는 이같은 에버랜드의 지분을 여동생 이서형 제일모직 상무와 함께 각각 8.37%씩 보유하고 있다.
이같은 이 전무의 에버랜드 경영 참여로 인해 삼성의 후계구도에 적잖은 파장이 일어날 수도 있다. 물론 오빠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그룹 경영권을 승계한다는 대세가 크게 흔들릴 정도는 아니지만, 한쪽에서는 이부진의 이같은 부상이 삼성의 후계구도나 재산분할등과 관련해 변화가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재용-이부진-이서현으로 이어지는 삼성 3세들로 인해 그룹의 사업이 분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재용 전무는 올 해 이혼소송으로 인해 "성실하고 바른"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고, 이건희 전 회장에게도 실망을 안겨준 바 있다. 그러다보니 그동안 이재용 전무의 그늘에 있었던 이부진 전무에 대한 조명이 그룹 안팎에서 일어난 것이다.
여동생인 이서현 상무보다 이부진 전무가 더 주목을 받는 이유에 대해서는 둘 사이의 "전혀 다른 경영스타일"을 들 수 있다.
이서현 상무가 남편인 김재열 제일모직 전무와 함께 회사를 이끌어나가는 것과는 다르게 이부진 전무의 남편 임우재 삼성전기 상무는 전혀 호텔신라 경영과는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이부진 전무의 남편 임우재 상무는 결혼 전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이전무는 "1년 365일 일만 해야 하는 워커홀릭"으로 경영능력은 이재용 전무보다 낫다는 주변 사람들의 평가다.
이에 따라 재계에선 이재용 전무가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등 주력 계열사를 맡고, 이부진 전무는 호텔신라를 비롯해 삼성물산과 에버랜드의 레저와 서비스 사업 분야를 맡는다는 시나리오가 돌아다니고 있다. 이부진 전무는 지난 2007년엔 삼성석유화학의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로 되어있다.
둘째딸인 이서현 제일모직 상무의 경우는 제일모직과 제일기획 등 패션 관련 사업을 안게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 2005년에 상무로 승진한 이 상무는 현재 제일모직 패션부문 기획담당 임원으로 일하고 있다. 제일모직의 미래사업 발굴과 브랜드 중장기 전략 기획 등의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물론, 이같은 시나리오는 아직 추측일 뿐이다. 이건희 전 회장이 아직 건재하기 때문에 당장 뭔가 파격적인 변화가 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최근 들어 더 물이 오르고 있는 '이부진의 부상'에 대해 청와대와 국가정보원에서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펼쳐질 삼성가의 변화에 주요 변수가 될 '이부진' 그녀를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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