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은 올라가기보다 지키는 것이 더 어렵다." 그동안 '1등 품질'을 자랑하며 세계 자동차 시장의 절대강자로 군림하던 토요타가 몰락하고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910만대 리콜 계획까지 발표하며 브랜드 이미지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은 토요타.
지난 2007년, 80년간 글로벌 시장을 군림하던 GM을 몰아내고 생산 대수와 판매량에서 글로벌 1위에 올라선 토요타가 왕좌에 오른 지 채 3년이 안 돼 자리를 내줘야 할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지난해 미국에서만 177만대 가량을 판매하며 시장점유율 2위를 유지했던 토요타가 보여준 리콜 사태에 대한 무책임한 태도는 소비자들의 감정을 더욱 격앙되게 만들고 있다.
더욱이 GM을 비롯한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 업체들은 이번 리콜 사태를 발판 삼아 재도약을 노리고 있어 토요타의 신뢰 회복은 가시밭길이다.
◇국내는 물론 미국 시장서도 '내리막길'
지난해 10월 진출한 국내 시장에서도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는 토요타 리콜 사태로 인해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실제로 토요타의 지난 1월 국내 판매는 급감했다.
토요타는 지난달 국내에서 모두 441대를 팔았다. 한 달 새 판매량이 무려 33%나 감소했고, 토요타의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 역시 12월보다 판매가 37% 줄면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달 전체 수입차 등록 대수가 4.3% 증가한 것과 비교해보면 토요타의 실적은 암울하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국내로 확산되고 있는 토요타 사태에 대해 "국내 소비자들도 불안하기 때문에 이탈현상이 생기고 있는 것"이라며 "회복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토요타가 국내시장서 8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현대·기아차의 독점 체제를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업체였다는 점에서 국내시장의 경쟁체제가 무너진 데에 대해서도 아쉬워했다.
그는 "국내 시장에서 한 업체가 독점하고 있는 것은 좋은 그림이 아니다"며 "현대·기아차와 경쟁할 만한 업체가 있어야 하는데, 현대·기아차는 이번 리콜 사태로 적이 사라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시장에서도 토요타의 판매율 하락은 심각했다. 지난 1월 토요타는 미국 자동차 업체 중 유일하게 판매량이 감소한 업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지난달 미국 내 자동차 판매량은 현대차 투싼, 뷰익 라크로스 세단 등 신차효과를 통해 전년에 비해 6% 가량 늘었음에도 불구 토요타는 지난달 9만8796대를 팔아 전년동기 대비 16%나 감소했다.
토요타의 월간 판매량이 10만대를 넘지 못한 것은 지난 1998년 2월 이후 처음이다.
제조사별로는 포드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 25%나 늘었고, GM과 닛산의 판매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4%, 16% 증가했다.
◇'토요타 다움'을 상실한 토요타
설상가상으로 주력 이미지로 내세운 '품질'에도 금이 갔다.
토요타의 대규모 리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4년 미국시장 판매대수 200만대를 넘기면서부터 발생했다. 당시 리콜 대수는 판매 대수의 절반에 육박했다.
이듬해인 2005년에는 판매한 차량보다 리콜 대수가 많았다. 같은 해 일본에서의 리콜 차량도 190만대로, 2001년보다 40배 이상 증가했다.
위기를 느낀 도요타는 당시 신 모델 출시를 미루고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전사적인 재정비에 돌입했다. 그 결과 자동차 제왕 GM을 물리치고 세계 1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하지만 5년 만에 또 다시 품질 문제로 대규모 리콜사태를 맞으며 위기에 봉착했다. 지난해 11월 바닥매트 문제로 업계 사상 최대인 420만대를 리콜 한 데 이어 지난달 또 한 번의 리콜 사태를 맞게 된 것.
토요타가 차량 안전결함 문제로 주력차종의 생산을 중단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며, '품질'의 토요타로 불린 명성에도 당연히 심각한 상처를 입게 됐다.
◇왕권을 노리는 도전자 '폭스바겐'
반면 유럽 최대 자동차업체인 독일 폴크스바겐그룹은 맹렬한 기세로 토요타의 뒤를 쫓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도 2008년보다 1.1% 늘어난 629만대를 기록, 전체 시장 평균 판매량 증감치(-6%)를 역행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이룩했다.
또 주력 브랜드인 폭스바겐만으로 지난해 모두 395만대를 판매해 전년대비 7.8%나 성장했다. 이는 그룹 출범 이래 최대 판매실적이다.
더욱이 폭스바겐그룹은 지난해 12월 세계 9위 업체 스즈키의 지분 19.9%를 인수하며 시장 확대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약 240만대를 판매한 스즈키와 다른 브랜드의 판매실적을 합산하면 폭스바겐그룹의 글로벌 판매량은 총 860만대로 늘어난다. 이미 토요타를 제치고 세계 1위에 오른 것이다.
김필수 교수는 "소비자 불만에 대해 능동적으로 대처했다면 이런 상황까지는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만약 시스템 적인 결함으로 밝혀진다면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토요타는 벤치마킹 대상이자 경쟁 대상이기 때문에 업계 판도에 큰 변동이 있을 것"이라며 "생산이 재개된다 해도 이전 수준까지 올라가기까지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






![[금융진단] 미 증시, 지정학 완화·빅테크 반등에 상승](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892/image.jpg?w=288&h=168&l=50&t=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