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이건희 복귀] 퇴진부터 복귀까지… 지난 2년간 어떻게 지냈나?

20개월 동안 외부 행사 참석 안해…생일도 가족끼리 조촐하게

이건희 삼성 회장이 23개월만에 전격적으로 경영에 복귀하면서 지난 2년간 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저는 오늘 삼성 회장직에서 물러나기로 했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멀고 할 일도 많아 아쉬움이 크지만, 지난 날의 허물은 모두 제가 떠 안고 가겠습니다. 그동안 저로부터 비롯된 특검 문제로 국민 여러분께 많은 걱정을 끼쳐 드렸습니다. 진심으로 사과 드리면서 이에 따른 법적, 도의적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2008년 4월 22일 당시 이 회장은 삼성 비자금 사태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이같이 말했다.

회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올해 초 까지 이 회장은 특검과 재판 출석을 제외하고는 일체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2007년까지 계열사 사장단 만찬이 이뤄진 생일잔치도 지난해에는 부인 홍라희 여사와 아들 이재용 부사장 등 가족들만 참석한 가운데 한남동 자택에서 조촐하게 치렀다.

다만 이 회장은 지난 2008년 6월 12일 삼성비자금 관련 재판에 출석해 "모두 제 불찰이고 책임은 제가 다 지겠다"고 말했지만 "법을 어긴 적은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당시 재판에서 이 회장은 울먹이며 "삼성전자에서 나오는 제품 11가지가 1위인데, 1위는 정말 어렵다. 그런 회사 또 만들려면 10년 20년으로는 부족할 것"이라고 말해 삼성전자에 대한 애정을 나타내기도 했다.

특검 재판 때를 제외하고는 일체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며 자중하는 모습을 보이던 이 회장은 이런 상황이 갑갑했던지 지난해 4월에는 경기도 용인의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스포츠카를 타고 속도를 즐기는 모습이 몇몇 미디어에 포착되기도 했다.

한편 이건희 회장의 퇴진이 1년여를 넘기면서 재계와 삼성그룹 일각에서는 이건희 회장 복귀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지난해 9월에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IFA)에 참석한 최지성 당시 삼성전자 완제품부문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회사 경영을 정상화해야 한다"며 "다시 오너 경영체제로 돌아가는 문제를 고민할 때가 됐다"고 말해 이 회장 복귀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어 같은 달 권오현 삼성전자 반도체 시장도 대만에서 열린 '제6회 삼성모바일솔루션(SMS) 포럼 2009'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삼성그룹 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이건희 전 회장의 지혜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평창동계올림픽 공동유치위원장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김진선 강원도지사 박용성 대한체육회장이 잇달아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이건희 회장의 사면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같은 체육계의 주장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12월 이건희 회장을 단독사면해 IOC위원 복귀와 경영복귀를 위한 법적인 걸림돌을 제거해 줬다.

사면이후 이 회장은 1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2010과 지난달 밴쿠버 동계올림픽 등에 참석하며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도 경영복귀를 묻는 질문에 "아직 멀었다"고 답해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 회장의 이런 조심스런 행보와는 달리 삼성경영진은 이건희 회장의 경영복귀를 줄기차게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 삼성전자 단독 대표이사를 맡은 최지성 사장은 지난 1월 CES2010에서 "급변하는 시기에 이 전 회장의 미래를 보는 선견력이 큰 역할을 해온 것이 사실"이라고 말해 이 회장 복귀의 필요성을 재차 언급하고 나섰다.

이같은 계열사 경영진들의 뜻에 따라 결국 삼성 사장단협의회는 지난달 17일과 24일 이건희 회장의 경영복귀를 논의하고, 24일 건의문을 작성 밴쿠버에 머물고 있던 이건희 회장을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이 직접 찾아가 전달했다.

건의문을 받은 이 회장은 "생각을 더해 보자"고 답했고, 결국 한달여 숙고끝에 23일 오후 경영복귀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희 회장 퇴진에서 복귀까지 일지

▲ 2007년 10월29일 = 김용철 변호사, 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 '삼성그룹 50억 원 비자금' 폭로
기자회견
▲ 2007년 11월23일 = '삼성 비자금 특검법' 국회 의결
▲ 2008년 1월10일 = 조준웅 특별검사팀 출범
▲ 2008년 1월15일 = 이 회장 자택, 삼성본관 등 5곳 압수수색
▲ 2008년 4월17일 = 특검 최종 수사결과 발표, 이 회장 배임ㆍ조세포탈 등 3개 혐의 불구속 기소. 서울
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에 사건 배당
▲ 2008년 4월22일 = 이 회장 퇴진, 전략기획실 해체 등 삼성 '경영쇄신안' 발표
▲ 2008년 6월12일 = 삼성 사건 첫 공판
▲ 2008년 6월25일 = 삼성그룹 마지막 사장단 회의, '경영쇄신안 후속조치' 발표
▲ 2008년 7월1일 = 이 회장 공식 퇴진
▲ 2008년 7월10일 = 특검, 이 회장에 징역7년, 벌금 3500억 원 구형
▲ 2008년 7월16일 = 서울중앙지법 이 회장에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벌금 1100억 원 선고. 특검법
상 1심 재판기간 종료.
▲ 2009년 12월29일 = 정부, 이 회장 단독 특별사면
▲ 2010년 1월 22일 = CES 2010 참석 후 귀국도중 공항에서 기자 만나 경영복귀 언급 "지금 생각중"
▲ 2010년 2월 5일 = 이병철 100주년 기념식 참석…"회사 약해지면 경영 복귀할 것"
▲ 2010년 2월 8일 =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이 회장 IOC 위원 복귀 결정
▲ 2010년 3월 24일 =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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