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불붙은 3D TV 전쟁②]2D→3D 변환기술이 '저급'이라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간의 3D TV 기술 논쟁이 달아오르고 있는 가운데 핵심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2D→3D 변환기술'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25일 3D LED TV를 처음 출시하면서 2D 콘텐츠를 3D로 전환해서 볼 수 있는 '2D → 3D 변환기술'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3D 콘텐츠가 거의 전무한 상황에서 3D TV의 대중화를 위해 변환기술이 중요하고 각광받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사장은 "3D TV가 제대로 시장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2D 화면의 3D 컨버전 기능 △풍부한 3D 콘텐츠 △3D 재생기기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그러나 이처럼 삼성전자가 중요하게 내세우는 '2D→3D 변환기술'에 대해 LG전자는 "입체감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저급한 수준의 영상품질을 제공하므로 현 3D TV 전체산업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노골적으로 폄하하고 나선 것이다.

"3D 콘텐츠 부족문제는 다른 방식으로 해결을 모색해야지 '2D → 3D 변환 기술'이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이 LG전자의 주장이다.

하지만 LG전자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로 장점을 부각시키며 건전한 경쟁을 펼쳐도 모자란 판에 상대방의 기술을 헐뜯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의 한 관계자는 "(2D→3D 변환을)하면 하고, 안하면 안하는 것이지 굳이 저렇게 남이 하는 것을 깔아 뭉개려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주장에 대해 TV업계 전문가들은 일단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주는 분위기다.

한 시장조사기관의 관계자는 "2D 콘텐츠를 3D콘텐츠로 변환하는 기술이 과도기적인 기술인 것은 분명하지만, 3D 콘텐츠가 전무하다시피 한 상황에서 당장 3D TV를 판매해야 하는 세트업체로서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 전문가의 지적대로 삼성전자뿐만아니라 소니, 파나소닉 등 일본의 주요업체들이 내놓은 3D TV 제품에도 변환기술이 탑재돼 있거나 조만간 탑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 "저급한 기술 왜 따라오나?" ·

더욱이 주목할 만한 사실은 "2D→3D 변환기술은 저급한 기술"이라고 언급한 당사자인 LG전자 역시 이후 출시할 모델에서는 이 기술을 탑재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이미 지난 3월 25일 3D LED TV 출시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2D→3D 변환 기술을 개발했으며 다음 출시할 모델에는 2D→3D 변환기술을 탑재할 것"이라고 밝힌 바있다.

이에 대해 LG전자 LCD TV 분야 고위기술 임원은 "경쟁사에서 그쪽에 집중을 하니 따라가려는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저급한 기술'이라고 평하면서 왜 '2D→3D 변환기술'을 탑재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관계자는 "그쪽으로 마케팅 포인트를 맞추지는 않을 것으로 안다"고 에둘러 말했다.

이를 두고 TV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초기 3D TV 시장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변환기술이 필요하다는 점을 자인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LG전자가 기술을 개발하고도 제품에 탑재하지 않았다면 아직 양산을 위한 준비를 갖추지 못했거나 특허에 걸려 회피설계를 위한 시간이 필요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업계에서는 LG전자가 '2D →3D 변환 기술'을 외면하는 이유에 대해 삼성전자와의 기술 수준에 차이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한다.

실제로 LG전자의 한 고위 기술임원은 "향후 (삼성보다) 더 뛰어난 변환기술을 담을 수 있으면, 출시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2D 영상을 3D로 전환시키려면 알고리즘상 4단계의 절차와 수십가지의 관련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일부 기술을 제외하고 관련 기술을 모두 자체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윤부근 사장은 지난 30일 3D월드포럼에서 "일부 다른 기업의 특허기술을 사용했지만 3D 컨버전은 업체별로 영상정보와 깊이, 최적화 등의 고유 기술들이 다르게 적용되기 때문에 그 품질도 다를 수 밖에 없다"고 말한바 있다.

LG전자가 '2D→3D 변환기술'을 개발하고도 출시를 안하는 배경이 화질과 입체감 등 기술 수준에서 삼성전자를 따라가기 힘들기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인 셈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자사의 '2D → 3D 변환 기술'에 대해 "자체개발한 '3D 하이퍼리얼 엔진 칩'을 탑재해 처음부터 3D로 제작한 화면보다 2D 화면을 3D로 컨버전시킨 화면을 시청하는 것이 눈의 피로감도 덜 하고, 어지러움증도 덜 느낀다"고 할 정도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화면의 깊이감(Depth)를 10단계까지 입체감 조절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어지럼증을 해결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2D→3D 변환기술이 가진 단점을 최대한 보완했다고 주장한다.

시청자들이 화면을 볼 때 DoF(Depth of Focus)가 화면 뒤에 멀리 있을수록 편안한 화면으로 느끼고, DoF가 화면 앞으로 가까워 질수록 눈이 긴장하고 뇌의 활동도 활발해져 피로감을 느끼기 쉽다는 설명이다.

◇ "LG전자 3D TV가 안보인다"

한편 '2D→3D 변환 기술'을 삼성전자의 3D LED TV와 이 기술을 탑재하지 않은 LG전자의 3D LED TV는 판매에서도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3D LED TV는 현재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 뿐만 아니라 중국, 동남아 등 개발도상국에서도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판매에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의 관계자는 "해외에서 출시한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구체적인 수치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LED TV를 선보였을 때보다 초기 판매속도가 두 배가량 많다"며 "지난해 출시 100일만에 50만대 판매를 기록한 LED TV의 기록을 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LG전자의 3D LED TV는 LG전자 제품 전문 판매점에서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뉴시스 취재진이 서울 강북과 도심의 LG전자 전문판매점을 둘러본 결과 대부분의 LG전자 대리점에서 3D LED TV를 볼 수 없었다.

지난해 출시한 3D LCD TV를 전시해 놓은 서울 강북의 LG전자 전문 판매점에서는 3D LED TV를 보여 달라는 기자의 문의에 "볼만한 콘텐츠가 없어 지난해 출시한 3D LCD도 하나도 안 팔렸는데 더 비싼 3D LED가 팔리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삼성과 LG의 제품을 모두 판매하는 양판점 하이마트의 한 판매사원은 이와 관련 " 3D TV와 일반 2D 영상을 3D로 전환해서 볼 수 있는 삼성전자 제품에 비해 LG전자 제품은 3D로 제작된 일부 애니메이션을 제외하곤 특별히 볼게 없는 데다 가격까지 비싸 판매가 어렵다"고 말했다.

'2D→3D 변환 기술'을 둘러싼 두 회사 CEO의 가시돋힌 설전과는 달리 이미 시장에서는 어느 것이 옳은지 결론이 내려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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