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인생 100세 시대’ 자산관리 필요하다

김동렬 기자

"주가가 오르느냐 내리느냐, 부동산을 언제 파느냐 이런 이야기 많이 하는데, 이것을 왜 하는지를 분명하게 하자"

22일 서울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에서 열린 '2010 서울 머니쇼'에서 강창희 미래에셋 퇴직연금연구소장이 던진 화두다. 그는 인생 100세 시대의 자산관리가 필요함을 역설하며, 투자에 앞서 후반 인생을 좌우하는 세가지 리스크를 염두에 둘 것을 당부했다.

◆ 長生 리스크

"재테크 전에 딸부터 만들어라" "처음부터 연하의 남성과 결혼하든지…" 우스갯소리 같지만 나름 뼈가 있었다.

최근 혼자 사는 노인이 많아지고 있는데, 죽은지 한달이 지나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러한 사람들에게는 대부분 딸이 없다는 것이다.

남편은 아내에게 잘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 보통 남편은 아내가 죽으면 심약해져 3년밖에 못 사는데, 아내는 남편이 죽으면 15년 이상을 살기 때문이라고 한다.

'돈 많이 벌어놓으면 되겠지' 해서 재테크를 열심히 하는데, 문제는 건강 리스크다. 마음대로 안되는 것은 물론, 돈도 많이 든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노인이 되더라도 30~40%의 경우 생활비는 줄어들지 않는다.

100살까지 무엇을 하고 살 것인지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60세까지 직장에 남아있다면 이례적인 것인데, 80세까지 산다고 가정해도 정년 후 인생은 무려 20년이나 된다. 

강 소장이 제시한 가장 확실한 노후대비는 재테크가 아니라 평생현역이다. 그는 허드렛일을 해서라도 살겠다는 각오가 우선이라고까지 강조했다.

노후생활에 필요한 자금은 수억원인데, 자녀들 결혼 시키고 남는 것은 대부분 집 한채와 현금 5000만원 정도이기 때문이다.

또한 돈이 많이 있어도, 할 일이 없어 힘들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호텔의 헬스클럽에서는 60이 넘은 사람은 회원으로 받아주지 않는다고 한다. 회원이 되면 하루종일 머물기 때문이다.

평생현역과 관련, 강 소장은 자신이 아는 한 문화유산해설가를 소개했다.

그는 현역시절 문화유산에 관심을 갖고, 관련 서적을 틈틈히 읽으며 주말에는 문화유산을 답사했다. 퇴직 후 그는 구청의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일주일에 4일은 배우고, 나머지 3일은 문화유산해설가로 활동 중이다.

◆ 자녀 리스크

"귀여운 자녀가 위험하다고?" "위험하다"

일본은 부자나라임에도 굶어 죽는 노인들이 많다고 한다. 구청에서는 자녀가 있기 때문에 도와주지 않는데, 정작 자녀와는 연락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노후에 생활비는 어떻게 조달할 수 있을지 생각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노후대비를 하지 못하는 이유는 60% 이상이 자녀교육 때문이다. 잘 키우면 나중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믿으며, 교육에 '올인'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강 소장은 "옛날에는 됐지만, 이제는 아니다. 어림없다"고 단언했다. 일류 기업에 취직할 수 있게 해도, 자녀가 40대 중반이 되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사'자 들어가는 시험을 통과한다고 미래가 보장되는 것 또한 아니다.

이어 그는 "자녀교육비를 아껴야 자녀도 망치지 않고, 그것으로 노후대비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과외공부를 잔뜩 시킨 자녀들을 보면 예의가 없고, 적응력과 용기가 없다는 것이다.

소신 없는 자녀교육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누가 자녀를 영어유치원에 보내면, 자신의 자녀가 같이 영어로 대화하지 못해 부끄러울까봐 덩달아 보내는 것에 대해서다.
 
자녀교육을 돈으로만 하려들지 말고, 거실에서 TV를 치우거나 자기전에 자녀에게 책을 읽어주는 등의 노력을 해보라는 조언이다.

또한 교육비를 아껴서, 부부가 국민연금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다. 강 소장은 "무조건 들어라. 2014년에 바닥난다? 그것은 정부가 책임지지 안 줄리가 있겠느냐"며 "임의가입자가 늘고 있다. 젊을 때 (국민연금) 해두면 (노후에 매달) 쌀 값은 된다. 굶어죽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퇴직연금도 꼭 들어라.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으로 모자라겠다 싶은 사람들은 개인연금과 변액연금을 한달에 20~30만원씩 넣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른 재테크를 하기전에 공적·사적연금에 들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몇 억을 모아두면 사기꾼과 아들·사위가 노리기 때문이다.

◆ 자산구성 리스크

"주식 살까 부동산 살까 고민하기 전에 오늘 당장 할 것이 있다. 집의 재산 상황을 부부가 같이 확인해라"

자산은 크게 아파트·자동차 같은 실물자산과 현금·예금·주식·채권·펀드·보험·연금 등과 같은 금융자산으로 나눠진다. 이것을 왼쪽에 적는다.

또한 부채는 오른쪽에 적는다. 또 왼쪽에 적은 자산들의 합계에서 부채를 뺀 자기자본을 그 밑에 적는다. 이것을 종이에 직접 써보면, 그 전에 비해 생각이 달라진다고 한다.

일단 그는 빌린 돈을 갚는 것이 돈을 버는 것이라고 했다. 부채가 많다 싶으면 다른 것을 하기 전에, 이를 줄이라는 것이다.

일례로 자산합계가 10억인데 부채가 7억원이라면 위험하다고 했다. 집이나 주식은 경기에 따라 반으로 줄어들 수도 있지만, 부채는 갚지 않는 이상 줄어들지 않기 때문이다.

주식이나 펀드를 하면 돈 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신용대출을 낸 것으로는 돈 버는 것이 불가능하다고도 했다. 그것이 된다면 자신들이 직접하지, 왜 돈을 빌려주겠느냐는 것이다.

재산도 많고 빚도 없지만, 자산이 부동산에 몰려있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부동산 보유자들은 '언젠가는 오르겠지'하고 있는데, 이러한 생각은 금물이라는 것이 강 소장의 결론이다.

18세기 후반 영국의 땅값은 밀 수입 자유 정책으로 급락했다. 그간 국내산 밀만 먹을 수 있었는데, 해외에서 싸게 들여올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즉, '땅도 수입해올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선진국은 가계의 금융자산 비율이 부동산보다 2배정도 높다. 일본은 우리나라처럼 부동산의 비중이 높았지만, 2006년 비율이 역전됐다.

강 소장은 일본의 통계 하나를 매우 중요하게 소개했다. 일본 전국 상업용지의 1974년 평균 가격을 100으로 봤을때, 1991년 283까지 올랐다가 작년 평균 72까지 떨어졌다.

우리나라와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이렇게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간 우리나라의 부동산은 높은 출산율에 투기까지 더해지면서 많이 올랐지만, 이제는 그렇지가 않기 때문이다.

강 소장은 집을 팔아서 주식을 사라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자산이 100% 부동산에 있다면, 오를때 오를망정 10~20%라도 금융자산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부동산만 있으면 자신은 그것을 써보지 못하며, 자녀들간에는 다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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