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또 도진 ‘美·유럽 쇼크’…글로벌 자금이탈 우려

글로벌 소비사이클 위축·유럽 재정위기 확산 리스크 동시 증폭

김동렬 기자

글로벌 금융시장이 잇따른 악재로 또 다시 출렁이고 있다. 더딘 고용회복과 유럽발 재정리스크 전염효과 탓이다.

4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미국의 고용지표가 부진하게 발표된 가운데 헝가리의 재정위기까지 불거지면서 급락했다.

다우지수는 323.31포인트(3.15%) 하락한 9,931.97을 기록, 올 들어 3번째로 1만선을 내줬다. 장중 9900선이 무너지기도 했으며, 오른 종목은 단 하나도 없었다. S&P500지수도 37.95포인트(3.44%) 하락한 1,064.88을 기록하며 4개월래 최저치를 경신했다.

유럽증시 또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영국 FTSE100지수는 1.63% 내린 5,126.00을, 프랑스 CAC40지수는 2.86% 하락한 3,455.61, 독일 DAX30지수는 1.91% 떨어진 5,938.88을 기록했다.

특히, 달러화에 대한 유로 환율은 2006년 3월 이후 처음으로 1.20달러선을 하회했다. 이날 유로달러 환율은 1.1993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5일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로권의 7500억 유로 규모의 금융 안정메커니즘 구축에도 유럽 재정리스크 전염에 대한 우려는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며 "유로 경기 둔화 압력은 물론 유로화의 추가 하락 기대감이 더욱 팽배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유로화의 추가 약세는 또다시 달러 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추가 청산으로 이어지면서, 다시 한번 위험자산에서 글로벌 자금의 추가 이탈을 촉발시킬 수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美 43만명 고용 증가 ‘실망’

미국 노동부는 5월 비농업부문 일자리수가 43만1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5개월 연속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이는 시장 전망치(51만5000~53만6000명)를 큰 폭으로 밑도는 것이다. 또한 이번 일자리수 증가는 특수 요인인 인구센서스 조사에 따른 임시직 증가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적 일자리 증가는 고작 2만1000명에 그쳐, 기업들의 신규 고용증가는 미미했다는 평가다.

특히, 미국 경기의 '아킬레스건'인 건설업 일자리 수는 오히려 3만5000명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자칫 향후 미국 고용시장 회복세가 매우 더디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박상현 연구원은 "5월을 정점으로 인구 센서스 관련 임시직 일자리 감소와 더불어, 유럽발 재정리스크 및 주택지원정책 중단 등으로 일자리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유럽발 악재와 함께 미 고용시장 회복 지연은 연초 이후 글로벌 경기를 주도한 모멘텀이었던 미국 소비사이클에 대한 둔화 우려를 다시금 높이는 요인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유럽 재정리스크는 ‘확산일로’

최근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던 헝가리 공포가 마침내 금융시장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날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페테르 스지자르토는 "전 정부가 수치를 조작하고 경제상황을 속였다. 헝가리 경제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며 디폴트 가능성을 시사했다.

헝가리는 2008년 IMF와 EU 등으로부터 20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받고 있는 상태다. 또한 시장경제체제 전환 이후 만성적인 쌍둥이(경상 재정수지) 적자 문제로 주기적으로 금융위기를 겪고 있다.

헝가리와 더불어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탈리아의 재정리스크를 경고하기 시작한 점도 유럽발 재정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이탈리아의 재정적자 규모는 GDP 대비 5.3%로 그리스와 스페인, 아일랜드에 비해 양호하지만 국가부채 비율이 그리스 수준까지 상승할 경우 대응이 힘들다는 것을 시장이 우려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 유로화 1.2달러 붕괴로 이어져

ING는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2410억 유로의 이탈리아 국채 중 1700억 유로의 만기연장이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이 지난 5월초 고점 수준을 상회했고, 유로화는 그동안의 횡보 추세에서 이탈하기 시작했다.

박상현 연구원은 "유로화 약세는 재정리스크 확산, 특히 스페인 및 이탈리아로 재정리스크가 확산될 경우 유로권 금융기관의 추가 부실 가능성이 한층 높아질 수 밖에 없다는 불안감을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헝가리 리스크도 유럽 지역에 대출 익스포져가 큰 오스트리아 금융기관의 부실 리스크를 높일 수 있다는 불안감이 유로화 약세를 더욱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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