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권시장에 7번째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가 상장됐다. 여전히 생소한 SPAC에 대해 규제마저 미흡해 투자자 스스로 주의가 요구된다.
10일 '히든챔피언제1호기업인수목적'이 코스닥에 4번째로 상장되면서 국내증시상장 SPAC은 총 7곳으로 늘어났다. 코스피에 ‘대우증권그린코리아SPAC’, ‘우리기업인수목적1호SPAC’, ‘동양밸류오션SPAC’ 등 3곳과 코스닥에 ‘미래에셋제1호SPAC’, ‘현대드림투게더SPAC’, ‘신한제1호SPAC’ 그리고 '히든챔피언제1호SPAC'까지 4곳이 됐다.
SPAC은 작년 12월 21일부터 국내 상장이 허용됐고, 올해 3월 3일 ‘대우증권그린코리아SPAC’가 국내 첫 상장 SPAC이자, 아시아 금융시장 최초 SPAC였다. 사실상 SPAC을 접한 것은 갓 3개월을 넘긴 셈이다. 새로운 금융제도 도입 시 발생하는 시장의 초기시행착오가 우려되지만 여전히 규제는 두루뭉술해 투자자 스스로 꼼꼼히 챙겨 볼 부분이 많다.
◆희석비율 높을수록 손해
일단, 공모가격의 적정성을 판단하기 위해 희석비율을 확인해야 한다. 희석비율은 공모전 주주 등 소위 ‘스폰서(발기인, 경영진 등)’에게 저가 발행하면서 공모주주의 주식가치가 감소하는 정도를 의미한다. 희석비율이 높을수록 스폰서와 투자자 간의 형평성이 크게 어긋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감원은 희석비율을 증권신고서에 공시토록 의무를 부과하고 있지만 희석비율의 제한 선을 두고 있진 않다. 이성길 코스닥시장본부 상장심사3팀 팀원은 “현재 상장 SPAC의 희석비율은 대체로 10% 중반을 유지하고 있다”며 “관례상 적정선을 유지하는 것이고 제한 규제는 없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관례는 상황에 따라 깨지기 쉽고 눈치를 보며 조금씩 올리는 암묵적 담합 등으로 희석비율이 계속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M&A대상회사 괜찮나
두 번째는 정관에서 M&A대상회사가 속하는 업종의 동향 및 전망을 확인하는 것이다. M&A를 유일한 목적으로 하는 명목회사(Paper Company)인 SPAC은 신규상장(IPO)을 통해 M&A자금을 마련한 후 상장 3년 이내에 우량 비상장기업과의 M&A로 기업 가치를 올리고 상승이익을 투자자에게 환원하기 때문이다. 단, 합병 전까지는 정관 및 공지를 통해 대상법인 특정이 금지된다. 이 이유에 대해서 이 팀원은 “합병 전에 이미 이해관계자들 간의 거래를 통해 합병 시 많은 비용을 사용하게 되면 공모를 통해 모은 일반투자자들의 투자금이 낭비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관 및 공지에 대상법인을 특정하지 않고도 사전 비공식 거래는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에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M&A실패, 내가 받을 돈은 얼마
세 번째는 해산 시 채권자 및 주주간 잔여재산 배분기준을 확인해야 한다. SPAC이 합병에 실패해 해산할 경우 시장에서 취득한 가격이 아닌 공모가의 일정비율에 해당되는 금액이 반환된다. 반환금액 산정방식은 각 SPAC가 정관에 정하고 증권신고서에 명시해야 한다. 여기에 대해서도 최저보장비율을 정하는 등의 장치가 필요해 보인다. 정관은 기업 자율에 맞기는 것이고, 정관 심사의 기준은 상법으로 너무 광범위해 모호한 측면이 있다.
◆SPAC주도 주식, 주가등락
수급에 따른 주가하락 우려는 이미 현실화됐다. 첫 SPAC 상장사 ‘대우증권그린코리아SPAC’이 상장됐을 당시, 86.9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조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 그러나 그세 초기 과도한 투자 열기는 식고 '히든챔피언제1호SPAC'은 지난 3일과 4일 공모주 청약에서 SPAC 사상 처음으로 경쟁률이 0.66대 1로 미달됐다. 대신증권의 '그로쓰알파 SPAC'도 당초 10일과 11일로 예정했던 청약을 철회한바 있다. SPAC은 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유동성과 환금성이 높을 수 있고 장기 투자자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될 경우 유동성 리스크가 커져 시장에서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
◆부실기업 M&A할 가능성도
이외에도 SPAC은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알 수 없어 전적으로 발기인과 경영진의 과거 M&A실적이나 평판에 근거하여 투자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불안요인이다. 또한 3년 기한에 임박해 우량한 비상장기업을 찾지 못할 경우 부실기업을 M&A대상으로 삼을 가능성도 있다. 경영진은 예치금 반환권이 없어 M&A를 성사시키지 못할 경우 투자자금을 회수할 수 없기 때문에 M&A성사 자체에 더 큰 비중을 두고 경영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SPAC관련 문제 파악 안돼
이런 여러 불안요인이 있는 가운데 여전히 SPAC과 관련해 데이터베이스조차 마련되지 않았다. 이 팀원은 “SPAC은 작년 말 시작해 올해 첫 상장이 돼 데이터베이스를 마련할 시간이 없었다”며 “현재로선 SPAC과 관련해 어떤 문제들이 발생했는지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SPAC이 처음 시도돼서 SPAC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SPAC을 준비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도 기존의 SPAC을 벤치마킹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SPAC을 과감히 도입한 만큼 앞으로 마주할 문제들도 간단치 않을 수 있다. SPAC에 대한 이해와 함께 그 특이성을 감안해 적절한 기준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김현연 기자 j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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