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박연차 前 태광실업 회장, 편법증여 의혹

휴켐스 지분 4%를 아들이 지배하는 태광엠티씨에 증여

김동렬 기자

[재경일보 김동렬(트윗@newclear_heat) 기자] 경제개혁연대(소장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국세청에 박연차 前 태광실업 회장의 편법증여 여부를 조사하고 법규에 따라 과세할 것을 요청해 귀추가 주목된다.

16일 경제개혁연대는 "휴켐스 주식 증여와 관련해 편법증여 혐의가 의심돼 국세청에 조사요청서를 발송했다"며 "기업의 지배주주가 경영권 및 재산을 증여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행위가 계속해서 발생할 것으로 우려돼, 전반적인 실태 조사와 함께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책 마련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4일 휴켐스가 공시한 '주식등의대량보유상황보고서'에 따르면 지배주주인 박연차 前 태광실업 회장은 작년 12월29일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휴켐스 지분 163만9864주(4.01%)를 태광엠티씨에 증여했다.

태광엠티씨는 사출금형, 커팅금형 및 솔금형의 제조 및 판매를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다. 작년 4월30일 회사의 '연결감사보고서'를 보면 박연차 前 회장의 아들인 박주환 씨가 53.67%, 친인척인 신정화 씨가 13.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태광엠티씨 지분 33.33%를 소유하고 있는 2대주주 정산개발 역시 박주환 씨가 90%, 박연차 前 회장이 1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회사다. 즉, 태광엠티씨는 사실상 박주환 씨의 지배하에 있는 개인회사라고 볼 수 있다.

증여세와 관련한 국세청 과세표준에 따르면 증여재산이 30억원 초과인 경우 세율이 50%이고, 특히 유가증권의 경우 최대주주 또는 그와 특수관계에 있는 주주의 주식에 대해서는 그 평가액에 20%를 가산하도록 되어 있다. 반면, 영리법인에 증여하는 경우에는 증여세 대신 법인세가 부과되어 최대 22%의 세율만이 적용된다.

따라서 휴켐스 지분을 태광엠티씨에 증여함으로써 사실상 수증자인 박주환 씨는 증여세와 법인세간 차액에 해당하는 세부담을 피할 수 있게 되는 한편, 박주환 씨의 휴켐스에 대한 지분 영향력은 2.63%에서 6.63%로 늘어나게 된다.
 
경제개혁연대는 공문을 통해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2004년부터 완전포괄주의를 도입하고 있다"며 "따라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조 3항과 4항에 따르면, 박연차 前 회장이 휴켐스 지분을 태광이엠씨에 증여한 것은 태광이엠씨라는 제3자를 통한 간접적인 방법으로 아들 박주환의 재산가치를 증가시킨 행위에 해당하고, 그 결과 증여세를 감소시킨 것으로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유사한 사례에서 국세청은 증여세 포괄주의를 적용해 과세한 전례가 있다. 지난 2008년 2월5일 하이트진로그룹의 박문덕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하이스코트 지분 100%를 두 아들인 박태영(73%)과 박재홍(27%)이 100% 소유한 삼진이엔지(現 서영이앤티)에 주당 5000원에 넘긴 것에 대해, 국세청은 이를 편법증여로 판단하고 380여억원의 세금을 부과했다.

경제개혁연대는 박연차 前 회장이 아들 박주환 씨에게 직접 증여할 경우 납부해야 할 증여세는 203억611만880원, 휴켐스 지분을 태광엠티씨에 증여해 납부하게 되는 2010년 결산 법인세 추정액은 74억6794만656원이라고 분석했다. 증여세와 법인세간의 차액은 128억3817만224원이다.

또 박주환 씨의 지분율(직접보유분 53.67%·정산개발을 통한 간접보유분 30.33%)을 반영, 추가로 부과할 증여세는 107억4131만1881원이라고 분석했다.

경제개혁연대 관계자는 "국세청은 이들의 세금 회피 의혹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관련 법규에 따라 과세해야 한다"며 "지배주주 일가가 재산과 경영권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이처럼 법인을 이용하는 간접적 증여 행위가 만연되어 있는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반적인 실태 조사와 함께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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