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단독] 녹십자홀딩스, 그린피앤디 통해 오너家 불법지원

지배주주 일가 소유 부실회사 합병으로 부채 떠안아

김동렬 기자

[재경일보 김동렬(트윗@newclear_heat) 기자] 녹십자홀딩스가 지배주주 일가에게 자산을 지원했으나 실패하자 합병으로 부채를 떠안았다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6일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는 보고서를 통해 "녹십자홀딩스 이사회가 지배주주 일가에게 부동산개발권리를 독점시키고, 개발사업이 실패하자 그로 인한 비용을 모두 부담하는 것은 주주가치를 훼손시키는 행위이자 이사로서 임무 위반행위다"고 밝혔다.

특히 "녹십자홀딩스의 이사 총 4명 중 2명(허일섭 대표이사 회장, 허용준 부사장)이 지배주주 일가다"며 "이사회가 그린피앤디에 대한 출자 및 합병을 결정한 것은 회사의 이익보다 지배주주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이는 배임행위에 해당될 수 있다"고 했다.

녹십자홀딩스는 지난달 28일 경영효율성 증대를 위해 자회사 그린피앤디를 흡수합병한다고 공시했다. 합병기일은 내달 말이다.

그린피앤디는 녹십자홀딩스가 보유하던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구갈동의 부동산을 인수해 개발하기 위해 2005년 지배주주 일가 및 세원개발, 녹십자이엠이 출자해 설립했다.

이수정 CGCG 연구원은 "2008년에는 녹십자이엠 지분을 개인주주들이 인수, 사실상 지배주주 일가의 개인회사가 됐다"며 "그린피앤디가 계속 사업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고 부채가 누적되자, 녹십자홀딩스는 1월26일 그린피앤디에 250억원을 출자해 96.15%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고, 결국 이번 합병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 그린피앤디 지분변동. 단위: %, 자료=CGCG
▲ 그린피앤디 지분변동. 단위: %, 자료=CGCG

이번에 합병하게 된 그린피앤디는 녹십자홀딩스가 보유한 부동산개발을 위해 설립됐지만, 부동산 관련 분쟁으로 인해 사업이 예정대로 추진되지 못했다. 그린피앤디의 현재 재무상황은 토지 취득을 위한 차입금 1000억원 및 수년간의 이자지급으로 인해 순자산 -436억원의 자본잠식 상태다.

이 연구원은 "녹십자홀딩스는 순자산이 -436억원인 회사를 250억원에 인수한 것이다"며 "이번 합병으로 투자한 250억원을 되찾게 됐지만 436억원의 손실을 떠안게 됐다"고 지적했다.

▲ 그린피앤디 재무상황. 단위: 백만원, 자료=CGCG
▲ 그린피앤디 재무상황. 단위: 백만원, 자료=CGCG

◆ 녹십자홀딩스 자산을 지배주주 일가가 유용…위법한 자금지원 문제

녹십자홀딩스가 회사 소유의 토지와 건물을 그린피앤디에 양도, 개발한 것은 곧 지배주주 일가에 자산을 유출해 이용하도록 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수정 연구원은 "토지양수도가 지연되고 사업이 전혀 진행되지 않음에도 녹십자홀딩스는 계약불이행에 따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자본잠식인 그린피앤디의 유상증자에 주당 5000원, 총 250억원을 투자했으며 합병까지 했다"고 말했다.

결국 녹십자홀딩스는 지배주주 일가의 이익을 위해 자산이용 기회 상실과 부채 감당이라는 이중손해를 입게 됐다는 것이다.

또한 녹십자홀딩스의 그린피앤디에 대한 자금지원과 합병은 구(舊) 증권거래법 또는 상법을 위반한 행위로 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2006년 녹십자홀딩스는 그린피앤디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1190억원에 대해 용인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했으며, 1547억원을 지급보증했다. 또 2008년 중에는 그린피앤디에 직접 230억원을 대여했다.

이 연구원은 "이같은 담보제공 및 자금지원은 주요 주주 및 특수관계인에게 신용공여를 금지하는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그린피앤디가 자본잠식에 빠지자 녹십자홀딩스가 250억원의 유상증자를 하고 합병까지 하는 것 역시 지배주주 일가에 대한 자금지원이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녹십자홀딩스의 그린피앤디에 대한 자금대여, 담보제공이 상법위반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아 주주들이 문제를 제기한다면 녹십자홀딩스 지배주주와 이사들은 민·형사사상 책임을 부담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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