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최근 원·달러 환율이 미국의 더블딥 우려와 유로존의 재정위기 재부각에 따라 출렁이면서 향후 방향성에 대한 시장참가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이라는 대형 악재가 발생, 환율에 미칠 영향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간 원·달러 환율은 경상수지와 무역수지 흑자폭 확대, 국내 기업의 실적 호조, 코스피지수 상승 흐름 속에 7월 말까지만 해도 연일 하락 압력을 받으며 하루가 멀다 하고 연저점 경신을 반복했다. 1,000원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까지 제기, 국내 수출기업들의 시름이 깊어졌었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부채증액 협상 타결 이후 세계경제의 침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환율은 가파른 상승세로 돌아섰다.
환율은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4거래일 동안 1,050.50원에서 1,067.40원으로 무려 16.90원 급등했다. 하루 평균 4.23원씩 상승한 셈이다. 1,000원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낯부끄럽게 하는 결과다.
◇ 환율 1,080원대 진입 불가피
시장전문가들은 7일 미국과 유럽의 재정 불안,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하락 등으로 촉발된 세계 경기 침체 우려에 따라 지금과 같은 글로벌 자산시장의 폭락세가 이어진다면 환율은 다음주 중 1,080원대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 침체 이슈가 부각될때마다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인 달러 매집에 나선다. 또 국내 외국인 투자자들은 위험자산인 주식 `팔자'에 나서고, 주식 매도에 따라 확보된 원화 자금을 서울환시에서 달러로 환전한다. 따라서 서울환시에는 달러 환전(원화 매도) 물량이 몰리며 원·달러 환율 상승을 자극하게 되는 것이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은 특히 주목해야 할 변수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5일(현지시간) 미 국가 신용등급을 `AAA'에서 `AA '로 한 단계 강등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의 패닉은 세계 경기 침체 가능성을 우려한 투자자들의 공포 심리 때문이다"며 "결국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을 찾을 수밖에 없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국가에서는 자국통화 가치는 떨어지고 안전자산인 달러 가치가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 1,050대로 복귀할 수도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지난 7월말 수준인 1,050원대로 복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재정위기 가능성과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은 오래 전부터 어느 정도 예견된 사실인데다, 미국의 7월 고용지표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경기침체 우려가 완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7월 실업률도 9.1%로 전달에 비해 0.1%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고용지표 개선으로 연일 하락하던 뉴욕증시도 지난 주 마지막 날인 5일 오름세로 돌아섰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5일(현지시각)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60.93포인트(0.54%) 상승한 11,444.61에 거래를 마쳤다.
국내 펀더멘털이 대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는 점 역시 환율 하락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히 지난달 수출과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해다. 지난달 수출은 514억 달러를 달성하며 사상 처음으로 500억 달러를 넘어섰고, 무역수지는 72억 달러 흑자로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대규모 수출과 무역흑자로 서울환시에 우리 기업들의 달러 매도 물량이 몰리고 있다"며 "미국과 유럽의 주식시장만 안정된다면 원·달러 환율은 빠른 속도로 제자리 찾기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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