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제프리 삭스 "정치권 무책임으로 위기 악화"

"비난받을 대상은 시장이 아니라 지도자들"

이규현 기자

[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제프리 삭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최근 영국 일간 더 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과 유럽의 재정 위기와 관련해 "시장을 비난할 게 아니라 지도자들을 비난해야 한다"며 "유럽과 미국 정치권의 부적절한 정책, 무책임한 태도 탓에 금융위기가 악화됐다"고 정치권을 비판했다. 특히 삭스 교수의 화살은 유럽의 ECB와 미국의 양당을 향했다. 그러면서 그는 "위기의 극복을 위해서는 정부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고문에서 정부, 정치권, ECB 등의 역할에 대해서 언급하며 "금융시장에서는 불안감이 확산하면 투자자들이 일제히 그리스나 스페인 채권을 투매하는 것과 같은 '쏠림' 현상이 발생한다"며 "중앙은행과 정부의 역할은 바로 이런 상황에서 채권 매입 등의 조치를 통해 분위기를 진정시키고 (투자자들에게) 이성을 찾게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최근 수개월간 유로존(유로화 사용국)의 국채와 관련해 이런 기본적인 책무를 망각했다며 유럽중앙은행(ECB)을 비판했다.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진정시키는 데 주력하기보다는 중앙은행의 독립성과 인플레이션 대응을 핑계로 무책임하게 시장에 매물로 쏟아지는 국채 매입을 거부하다가 지난 7일에야 비로소 시장 안정을 위한 개입 의사를 밝혔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미국의 위기도 정치권의 무책임한 행태와 잘못된 정책의 결과"라면서 "위기의 핵심에는 정치자금 기부에 대한 대가로 부자들에게 감세 등 특혜를 베푼 민주당과 공화당의 결정이 자리 잡고 있다"고 비난했다.

삭스 교수는 또 "미 민주당과 공화당이 최근 부채감축 협상에서 유권자를 위하고 있다는 징후가 조금도 없었다"면서 "정치권의 '치킨 게임' 끝에 채무협상은 타결됐으나 미국의 신뢰도에는 큰 상처가 남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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