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89개 저축은행의 지난 한 해(2010년 7월~2011년 6월) 실적에 대한 공시를 결산한 결과, 영업정지 대상에서 제외된 저축은행들도 3곳 중 1곳은 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으며, 6곳은 자본이 완전 잠식된 것으로 나타나 우려를 낳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 저축은행은 '추후 경영개선계획에 따라 존속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회계법인의 의견을 받기로 했다. 이번에 살아남은 저축은행들 가운데서도 앞으로 실적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영업정지돼 문을 닫을 저축은행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및 저축은행중앙회에 공시된 자료를 분석한 결과, 현재 영업 중인 저축은행 89곳 중 33곳(37%)의 저축은행이 6월 말 현재 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잠식은 회사의 영업활동 부진 등으로 인해 납입한 자본금을 까먹은 상태를 뜻한다. 자본이 잠식된 33곳 가운데 5곳은 자본금을 모두 까먹고 부채로만 근근이 저축은행을 유지하고 있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
6월말 현재 자본잠식률이 100%를 넘어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이들 저축은행은 경남제일(894.35%), 미래(249.78%), 신민(129.34%), 대원(270.74%), 우리(261.03%), 예쓰(187.11%) 등이다.
신민과 경남제일, 미래저축은행은 지난해 6월 말에는 자본잠식이 아니었으나 영업 부진으로 인해 1년 만에 자본금을 모두 날리고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됐다.
일단 경남제일저축은행은 지난달 8일 332억원 증자를 실시하고 부실채권 321억원을 회수해 자본잠식률이 79.7%로 떨어졌으며, 신민저축은행과 미래저축은행도 삼환기업과 우리캐피탈 등을 통해 각각 120억원, 1137억원 증자를 해 자본잠식률을 65%, 71.5%로 낮춘 상태이기는 하다.
우리ㆍ대원저축은행은 이미 경영정상화 자금을 받은 저축은행으로 각각 2017년 6월, 2018년 3월까지 금융당국이 부실저축은행에게 내리는 적기시정조치가 유예된 상태다. 예쓰저축은행은 예금보험공사가 소유ㆍ운영 중이어서 적기시정조치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또 6월말 현재 자본이 일부 잠식된 저축은행은 솔로몬(41.52%), 흥국(23.74%), 유니온(22.5%), 토마토2(45.92%), 골든브릿지(68.89%), 미래2(99.34%), 서울(93.65%) 등 27곳이다.
자산규모 업계 1위 저축은행인 솔로몬저축은행은 작년 한 해에만 1천269억원의 적자를 내며 자본금을 까먹기 시작해 1천40억원 규모의 자본금이 6월 말 608억원으로 급감, 자본잠식률 41.52%를 기록했다. 다만 이후 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및 400억원 이상의 건물매각 차익으로 9월 말 자본잠식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솔로몬 외에 흥국과 유니온저축은행 등 대형사들이 자본잠식 상태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자본잠식 저축은행은 지난해 6월 말 24곳보다 9곳 늘어난 33곳이 됐고, 완전자본잠식 저축은행도 2곳이 더 증가했다. 이중 일부는 해당 회사를 감사한 회계법인으로부터 '중요한 불확실성이 있어 계속기업이 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의견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저축은행의 부실이 대폭 확대된 것은 영업 환경이 나빠져 손실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분석 대상 89곳의 2010 회계연도 당기손익은 3천653억원 적자였다. 2009 회계연도의 821억원 적자보다 네 배 이상으로 늘었다.
자본잠식은 적자폭이 커져 잉여금이 바닥나면 시작되는데, 자본금을 모두 까먹게 되면 타인자본(부채)으로만 회사를 꾸려가는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된다. 이런 업체는 돌발 상황이 벌어졌을 때 외부에서 돈을 구하지 못하면 도산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저축은행들 가운데 상당수가 이런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회계법인들은 이런 자본잠식 저축은행에 대해 냉혹하게 평가하고 있다.
지난달 30일까지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79개 저축은행 감사보고서 중 감사의견 외에 '특이사항'을 기재한 보고서는 모두 20개였다. 대부분 자본잠식 저축은행들의 감사보고서에 기재돼 있다.
특이사항은 회계법인이 감사의견과 별개로 회사가 처한 영업환경, 불확실성 요인 등을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다. '재무제표상으로는 별다른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으나 여러 사유 탓에 계속기업으로서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이 제기된다'는 식으로 알리는 일종의 경고문이다.
'적정' 감사의견을 내릴 때 특이사항을 기재하는 것은 드문 사례지만 이번 감사에서는 저축은행의 영업환경이나 개별 위험이 크다고 본 회계법인들이 이례적으로 특이사항을 많이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그만큼 저축은행들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이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특이사항은 일반인들이 보고 참고할 수 있도록 기재하는 참고사항이다. 감사의견은 적정을 주면서도 참고사항이 길게 쓰여 있다면 해당 회사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솔로몬저축은행을 감사한 안진회계법인은 감사보고서에 "해당 기업은 당기순손실이 1266억원, 누적결손으로 인해 미처리된 결손금이 1169억원"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토마토2저축은행을 감사한 삼일회계법인은 감사보고서에서 "당기순손실이 252억원, 미처리결손금이 444억원이고 대주주인 토마토저축은행이 영업정지됨에 따라 향후 영업이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삼일회계법인은 미래2저축은행에 대해서도 “당기순손실이 270억원이 발생해 계속기업이 되기에는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기업 존속에 의문을 표했다.
서울저축은행을 감사한 대주회계법인 역시 “6월 말 현재 총부채가 1조2857억원이고 BIS비율은 2.3%”이라며 “금감원의 적기시정조치 통보를 받아 유상증자계획 등을 포함한 경영개선계획서를 지난달 8일 제출했다”고 말했다.
골든브릿지저축은행을 감사한 제원회계법인은 6월 말 현재 36건(소송가액 약 55억원)의 소송사건이 진행 중이라는 점을 감사보고서 참고사항으로 기재했다.





![[금융진단] 미 증시, 지정학 완화·빅테크 반등에 상승](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892/image.jpg?w=288&h=168&l=50&t=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