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일감몰아주기 과세를 회피하기 위한 동국제강그룹과 영풍그룹 총수일가의 계열사 지분정리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6일 경제개혁연대는 논평을 통해 "그간 일감몰아주기 의심사례로 지적받았던 비상장계열사인 디케이유엔씨와 엑스메텍의 보유지분을 각각 동국제강과 영풍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지분율을 크게 낮추거나 완전히 없앴다"며 "이는 세법 개정에 따른 과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증여세(최고세율 50%)를 회피하고 양도소득세(세율 20%)만 부담하고자 하는 전략이라 해석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상조 소장(한성대 교수)은 "일감몰아주기 과세방안의 취지를 감안할 때 이러한 지분매각이 일견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지만, 일감몰아주기 거래 자체를 해소하는 것은 아니다"며 "총수일가가 매각한 지분을 계열사가 인수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격의 적정성 문제도 발생할 소지가 있다고 보고있다"고 했다.
또한 "현재 논의 중인 일감몰아주기 과세방안의 증여의제이익 계산이 주식가치 증가분이 아닌 영업이익을 근거로 하며, 내부거래 비율 30% 공제 및 지분율 3% 공제를 추진하고 있어 과세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16일 공시에 따르면, 동국제강그룹 내에서 정보시스템통합(SI)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디케이유엔씨는 동국제강에 제3자 배정방식으로 신주를 발행해 최대주주인 장세주 회장과 장세욱 사장의 지분율을 각각 8.8%p와 8.5%p 희석시켰다. 이어 24일에는 각각 15.1%와 14.2%의 지분을 동국제강에 매각해 이들의 보유지분을 각각 15%로 축소시켰다. 그 결과 디케이유엔씨에 대한 동국제강의 지분율은 0%에서 51.9%로 급상승하며 최대주주가 됐다.
디케이유엔씨의 내부거래 비율은 2005년 약 86%였지만 점차 감소해 작년에는 30.71%로 줄어들었다. 디케이유엔씨의 내부거래 비율이 감소한 이유는 계열사 매출액이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매출액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김상조 소장은 "내부거래 비율이 30% 이하이면 일감몰아주기로 인한 과세는 적용받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최대주주의 디케이유엔씨 지분을 총 30%로 낮춘 것은, 계열사 매출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일감몰아주기에 따른 증여세를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한 동국제강은 최근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참여 및 총수일가 매각지분의 인수라는 두 차례의 거래를 통해 비상장 계열사인 디케이유엔씨의 최대주주가 됐다. 문제는 이 두 차례의 거래시 주당 가격이 동일하거나 근접했던 것이 아니라 각각 9만7688원과 12만6994원으로 정확히 30% 차이가 났다는 것이다.
현행 세법상 시가와의 가격 차이가 30% 미만일 경우 증여의제 규정에 따른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따라서 동국제강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서의 인수가격보다 정확히 30% 비싼 가격으로 총수일가 보유지분을 인수한 것은, 세금을 내지 않는 조건에서 가장 비싼 가격을 지불한 셈이다.
김상조 소장은 "동국제강 측에서는 30%의 가격 차이는 최대주주 변경에 따른 경영권 프리미엄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제3자가 아닌 특수관계인간의 거래에서도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는 것이 정당한지는 의문이다"며 "이 30%의 가격차만큼 동국제강이 손실을 입은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영풍그룹도 장형진 회장의 세 자녀가 보유하고 있던 비상장계열사인 엑스메텍의 지분 34% 전량을 영풍에 매각, 동사에 대한 영풍의 지분율이 0%에서 34%로 증가하면서 최대주주가 됐다.
엑스메텍은 2009년 설립된 회사로 계열사 매출 비중이 높아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아왔지만, 이번에 지분 전량을 매각하게 됨으로써 과세 대상에서 제외됐다.
따라서 이 경우에도 총수일가들이 영풍에 에스메텍 지분을 매각했으므로 거래가격의 적정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상조 소장은 "이번 세법 개정으로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거래에 대해 과세가 가능해지더라도 실제 일감 몰아주기 거래가 얼마나 줄어들지는 의문이다"며 "앞의 두 사례와 같이 내부거래를 줄이기보다는 지분율을 떨어뜨리거나 합병을 통해 내부거래 비중을 줄임으로써 과세를 회피하는 사례가 발생할 것이다"고 예상했다.
이와 함께 그는 "일감몰아주기 과세방안에서 정책적 실효성을 저해하는 내부거래 비율 30% 공제와 주식보유비율 3% 공제를 삭제해야 한다"며 "총수일가의 부의 증가를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은 영업이익이 아닌 주식가치 증가분을 근거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금융진단] 미 증시, 지정학 완화·빅테크 반등에 상승](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892/image.jpg?w=288&h=168&l=50&t=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