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삼성 '편법상속 의혹' 끝까지 간다

김동렬 기자

[한국인터넷기자협회 공동취재단 김동렬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3심 상고(上告) 포기로 '제일모직 주주대표소송'에 승소한 경제개혁연대가 삼성의 편법상속 의혹과 관련, 지속적인 관심으로 끝까지 매듭짓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삼성의 향후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제개혁연대 강정민 연구원은 28일 한국인터넷기자협회 공동취재단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건희 회장의 상고 포기로 승소는 했으나 아직 미진한 부분이 많이 남아있다"며 "특검 자료 연람 등을 통해 삼성의 불법승계 과정에서 문제가 될 소지가 없었는지 최종 확인해 끝까지 마무리할 것이다"고 밝혔다.
 
지난달 22일 대구고법은 이건희 회장이 제일모직의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인수 포기에 대한 업무상 배임(불법행위)을 인정해 이 회장에게 '130억원의 손해배상 책임'을 물렸고, 이 회장 측이 항소심 판결에 대해 상고기간 마감일(9월12일)까지 상고하지 않아 결국 2심 판결이 최종 확정됐다.
 
하지만 '제일모직 주주대표소송'이 여전히 불씨를 남겨둔 상황에서 경제개혁연대가 이 문제를 끝까지 매듭짓겠다고 천명함에 따라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이번 사건은 1996년 10월경 에버랜드가 주주배정 방식의 전환사채를 발행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에버랜드의 주주는 중앙일보와 제일모직, 이건희, 제일제당 등이었으며 주당 7700원이라는 헐값에 CB를 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제일제당(2.94% 지분 보유)을 제외한 (법인)주주들은 실권하고 실권된 부분을 이재용 등 이건희 회장의 자녀가 인수했다.
 
당시 이건희 회장이 에버랜드의 이사이자 제일모직의 이사로서 에버랜드의 CB 저가발행과 제일모직의 실권에 주도적으로 관여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는 것이 경제개혁연대의 주장이다.
 
지난 2000년 곽노현 등 당시 법학교수 43인은 에버랜드 CB 저가발행을 통한 편법상속 의혹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했지만 검찰의 수사는 미진했고, 사건은 2007년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선언 이후 개시된 이른바 '삼성특검'으로 확대, 수사됐다.
 
하지만 삼성특검은 2008년 4월 이 회장 등에 대해 CB의 헐값 발행에 따른 에버랜드에 대한 배임행위만을 문제삼아 기소했으며, 제일모직 등 법인주주들의 이사들이 저가로 발행된 에버랜드 전환사채를 실권한 부분에 대해서는 "법인주주로서 입은 손해를 산정하기 어려워 배임의 고의를 인정할 수 없다"며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기소된 부분에 대해서도 2009년 5월 대법원은 이건희 회장 등의 배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와 관련, 경제개혁연대는 "전환사채가 헐값에 발행됐다는 사실과 주주배정, 실권, 제3자 배정 등의 절차를 거치는 과정에서 이 회장과 그룹비서실 인사들이 개입했다는 사실이 확인됐음에도 불구하고 '주주배정을 통해 법인주주들에게 선택의 기회가 부여됐다'는 형식적인 논리에 근거한 무죄 선고다"라고 특검수사를 강하게 비난했었다.
 
강 연구원은 "이번 소송은 형사고발 외에 주주대표소송의 방식으로 이건희 부자의 불법행위를 입증하고 또한 회사의 손해를 배상토록 해 그 책임을 묻고자 했다"며 "법원이 이재용 씨로의 지배권 승계 과정에서 이건희 회장과 삼성그룹 비서실이 주도적으로 개입한, 조직적인 배임행위에 의한 것임을 최종적으로 확인해준 것이다"고 승소의 의미를 설명했다.
 
아울러 "회사와 주주의 이익보다 이건희 회장 일가의 사적 이익 추구를 위해 저지른 수많은 불법행위에도 불구하고 검찰과 삼성특검은 부실수사 내지 사실상 봐주기 수사로 일관해 왔는데, 이에 대해서도 법원이 그 결론을 뒤집은 것으로 과거 검찰과 삼성특검의 직무유기를 확인해 준 것이다"라고 부연했다.
 
강 연구원은 또 "최근 들어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에 대한 사회적인 요구가 뜨겁다. 재벌개혁은 경제민주화의 전부는 아니지만, 경제민주화를 달성하는 데에 있어 핵심적인 과제라 할 수 있다"며 "여기에는 '법 위의 삼성' 또는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게 만든 장본인인 삼성의 책임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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