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이건희 회장 입원 두달째…삼성호 순항>

정상경영 유지…사업·지배구조 재편 '착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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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삼성서울병원에 입원 중인 이건희(72) 삼성그룹 회장이 11일로 입원 두 달째를 맞는다.

 

총수의 경영 공백이 장기화되고 있으나 당초 우려와 달리 삼성그룹은 큰 차질 없이 경영을 해나가는 모습이다.

지난달 초 삼성에버랜드 상장 계획을 발표하는 등 계열사 사업·지배구조 재편 작업은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005930] 경영진이 직업병 피해 노동자 보상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에 나서고,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 노사의 단체협약 협상을 타결짓는 등 얽힌 난제의 매듭을 푸는 의미있는 조치도 있었다.

삼성전자가 어닝 쇼크 수준의 2분기 성적표가 내놓긴 했으나 스마트폰 시장 성숙에 따른 예고된 결과이자 도전과제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 "서서히 회복"…의식은 아직

이건희 회장은 5월11일 새벽 막힌 심혈관을 넓혀주는 심장 스텐트 시술을 받고서 보름 만에 혼수상태에서 회복됐다.

심폐 기능도 정상을 되찾았다. 손발을 조금씩 움직이고 쳐다보면 눈을 맞추는 등 간단한 외부 자극에 반응도 하고 있다고 삼성 측은 전했다.

이 회장이 입원한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은 외국의 실력 있는 의료진으로부터도 조언도 받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의사소통은 할 수 없고 사람도 알아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식 회복이 더디지만, 자극에 대한 반응이 강해지는 등 미세한 차도를 보이고 있는 데 삼성 측은 희망을 걸고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9일 "안정된 상태에서 서서히 회복 중"이라며 "2주 전 브리핑 때와 상황이 달라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 정상 경영체제 유지…사업·지배구조 재편 '착착'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이 병상에 누운 지 2개월째지만 별도의 경영 대책이나 시스템 전환 없이 평소와 다름없는 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일상적인 업무는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과 계열사 경영진이 협의해 처리하고, 중요한 의사 결정이 필요할 때는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협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병원과 회사를 오가며 주요 업무를 챙기고 있으며, 최 실장은 매일 병실에 들러 이 회장의 동태를 체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삼성그룹은 지주회사격인 삼성에버랜드를 내년 1분기 상장하겠다는 계획을 지난달 3일 발표했다. 앞서 이 회장이 쓰러지기 이틀 전인 5월8일에는 삼성SDS의 연내 상장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양사의 상장을 포함해 현재 진행 중인 일련의 사업·지배구조 재편 작업은 사전에 이 회장의 재가를 받은 사항이라고 삼성 측은 밝혔다.

삼성SDI[006400]와 제일모직[001300] 소재 부문 합병이 예정대로 지난 1일 완료됐으며, 제일모직 패션 부문을 인수한 삼성에버랜드는 4일 회사 이름을 제일모직으로 변경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이 지난해만 해도 7∼8개월 동안 해외에 머무르는 등 평소 일상적인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룹 경영에는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 직업병 대화 물꼬 등 성과…실적악화는 극복과제

이런 가운데도 삼성그룹의 주요 현안 중 하나인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의 백혈병 피해 노동자 문제를 해결하고자 대화의 물꼬를 튼 것은 고무적인 조치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대표이사인 권오현 부회장의 첫 공개 사과에 이어 커뮤니케이션팀장인 이인용 사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팀을 구성해 삼성 직업병 피해자 모임인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과의 대화에 나섰다.

그동안 팽팽히 맞서온 쟁점 사항에서 상당 부분 양보하는 등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보였으며, 그 덕분에 5개월간 중단됐던 본 교섭이 재개됐다.

여기에는 상당한 경영상의 결단이 뒷받침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 노사의 단체협약 협상을 타결지음으로써 수개월을 끌어온 갈등을 매듭지은 것도 눈에 띄는 성과로 평가된다.

임단협 체결을 요구하며 지난해 7월부터 파업 투쟁을 벌인 삼성전자서비스노조는 염호석 조합원 자살 사건 이후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40일 넘게 해오던 농성을 지난달 29일 풀었다.

그룹 성장을 주도해온 삼성전자의 실적 악화가 극복해야 할 과제로 등장했다.

삼성전자가 세계적인 경제 불황 속에서도 홀로 지속해온 실적 고공행진에 제동이 걸린 것은 사실상 지난해 4분기부터다.

올 1분기 다소 회복되면서 충격에서 벗어나는 듯했으나, 2분기 영업이익이 2년 전 수준인 7조원대로 떨어지면서 우려가 커졌다.

하지만 이는 경영 실패나 차질에 의한 것이라기보다 스마트폰의 시장 성숙과 시장 경쟁 격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를 예감하고 연초부터 '마하(Mach) 경영'으로 불리는 일련의 경영혁신을 주문했던 이건희 회장의 경영공백 속에서 삼성그룹이 성장 동력을 재충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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