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밥상머리 교육’ 에서 나온 현대차 ‘통큰 베팅’

고(故) 정주영 현대 그룹 명예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한전부지에 대한 '통큰 베팅'의 배경에는 아버지인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으로부터 내려온 가부장적 전통이 적잖이 작용했다.  

정 회장이 이번 입찰에서 10조5천500억원의 과감한 베팅을 지시했던 것은 뿔뿔이 흩어져 있는 직원들을 한 곳에 모아 그룹 직원들간에 모두 '한 식구'라는 강한 유대감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는 것이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21일 "이번 한전부지 인수를 통해 30여개 주요 계열사를 한 곳으로 모을 수 있는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를 건설해야 한다는 최고경영층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한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한전부지 인수는 단순 수익 창출이 목적이 아니라 30여개 그룹사가 입주해 영구적으로 사용될 통합 사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회장의 이런 통합사옥 의지는 아버지인 정주영 명예회장의 유지와도 다름없다.

정 명예회장은 생전에 매일 새벽 5시에 분가한 자식들을 청운동 자택으로 모두 집합시켜 '밥상머리 교육'을 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매일 가족이 함께 모임으로써 가풍을 전달하고 유대감을 형성하는 시간으로 삼았다.

또 생전에 현장 직원들과 한 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직원들과 스스럼없이 밥을 먹고 막걸리 잔을 기울이며 씨름, 배구 등을 즐겼던 '왕 회장'은 1983년 계동 사옥을 지으며 직원들을 한군데 모았다.  

정 회장도 그룹 계열사 전직원을 모두 한 곳에 모음으로써 과거 본인이 전수받았던 '식구 경영'을 직원들에게 전파하려는 의도로 판단된다. 그는 평소 "가족은 함께 할 때가 좋은 것"이라고 자주 읊조린다는 후문이다.

현재 서울시 소재 현대차그룹 계열사는 30개사이고 소속 임직원은 1만8천명에 달하지만 양재사옥 입주사는 4개사에 불과하고 근무인원도 5천명 안팎에 그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아버지로부터 배운 정 회장의 가부장적 직원 사랑이 이번 한전부지 인수에 은연중 발휘됐을 것"이라며 "정주영 회장의 계동사옥 시대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자신만의 삼성동 시대를 연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정 명예회장이 산업 근대화의 기수로 국가경제에 크게 기여했다는 자부심도 정 회장이 다소 과도하게 보이는 입찰가를 정하는데 한몫했다. 정 회장은 "사기업이나 외국기업이 아니라 정부로부터 사는 것이어서 가격을 결정하는데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고 말했다.  

이런 정 회장의 의지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입찰 보증금으로 1조원에서 1원 빠진 9천999억9천999만9천999원을 냈다. 자신의 이름에 있는 '구(九)'를 12개나 연이어 써냄으로써 한전부지 인수가 자신의 뜻임을 내비친 것이다.

보증금은 입찰가의 5% 이상만 내면 되지만 현대차그룹은 이런 의지를 반영하듯 입찰가 10조5천500억원의 9.5%에 이르는 돈을 보증금으로 냈다.

정 회장은 다소 털털하고 투박해보이는 개인 이미지에도 직원들에게 잔정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이 행복해야 훌륭한 제품이 나온다"라는 개인 철학에 따라 평소 직원들의 복지와 근무환경을 직접 챙긴다고 현대차 관계자는 전했다.

이달 초 추석기간에 인도와 터키로 현장경영을 떠났을 때에는 만찬자리에서 현지에서 구하기 어려운 김, 고춧가루, 멸치 등으로 이뤄진 한식 식자재 선물을 직원들에게 손수 전달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SK하이닉스, AI 솔루션 전문 미국법인 설립

SK하이닉스, AI 솔루션 전문 미국법인 설립

SK하이닉스가 AI 산업의 중심지인 미국에 AI 설루션 전문 회사 설립을 추진한다. SK하이닉스는 HBM 등으로 축적한 AI 메모리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단순 메모리 제조사를 넘어 AI 데이터센터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설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을 29일 밝혔다. AI Co로 불리는 신생 회사를 통해 AI 역량을 보유한 기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와 협업을 확대하고, 이를 바탕으로 메모리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AI 데이터센터 전 분야에 적용 가능한 설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익 20.1조원…메모리 최대 실적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익 20.1조원…메모리 최대 실적

삼성전자가 2025년 4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93조8천억원, 영업이익 20조1천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2025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DS(Device Solutions)부문의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고부가 메모리 판매 확대와 메모리 가격 상승에 힘입어 역대 최대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29일 밝혔다. 전사 매출은 전분기 대비 7조7천억원 증가한 93조8천억원으로 9% 늘었고,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7조9천억원 증가한 20조1천억원으로 65% 확대됐다.

현대건설, 미국 대규모 태양광 프로젝트 추진

현대건설, 미국 대규모 태양광 프로젝트 추진

현대건설이 참여하는 미국 텍사스 대규모 태양광 개발 프로젝트가 금융조달과 사전 공정을 마치고 본공사에 돌입했다. 현대건설은 27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태양광 개발 프로젝트 ‘루시(LUCY)’ 착공식을 개최했다고 28일 밝혔다. 프로젝트 루시는 현대건설을 비롯해 한국중부발전,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EIP자산운용, PIS펀드 등이 참여하는 ‘팀 코리아’가 추진하는 사업이다.

SDT·KAIST, 양자컴퓨팅 공동 연구 협력

SDT·KAIST, 양자컴퓨팅 공동 연구 협력

양자표준기술 전문기업 SDT가 KAIST와 손잡고 양자 기술 발전과 산업 생태계 활성화에 나선다. SDT는 KAIST 양자대학원과 양자컴퓨팅 기술 고도화와 공동 연구, 인력 양성 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협약식은 지난 26일 대전 유성구 KAIST 본원에서 윤지원 SDT 대표와 김은성 KAIST 양자대학원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한화그룹, 차세대 잠수함 사업 추진

한화그룹, 차세대 잠수함 사업 추진

한화그룹이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 수주를 위해 현지 철강·AI·우주 분야 기업들과 전략적 협력에 나섰다. 한화그룹은 지난 26일 캐나다 토론토 파크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한국-캐나다 산업협력 포럼’에서 캐나다 기업 5곳과 전략적 투자 및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MOU 체결은 캐나다 정부가 차세대 잠수함 사업을 국가 전략 프로젝트로 추진하는 가운데, 한국 정부 차원의 지원과 민관 협력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삼성전자, HVAC 시스템 'EHS 올인원' 유럽 출시

삼성전자, HVAC 시스템 'EHS 올인원' 유럽 출시

삼성전자가 고효율 HVAC(냉난방공조설비) 최대 시장인 유럽에 2026년형 고효율 히트펌프 냉난방 시스템 ‘EHS 올인원’ 신제품을 출시한다고 27일 밝혔다. 삼성전자의 ‘EHS’는 주거·상업시설에서 실내 난방과 온수를 제공하는 히트펌프 기반 솔루션으로, 공기열과 전기를 활용해 온수를 생산함으로써 화석연료 보일러 대비 에너지 효율이 높고 탄소 배출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제11차 전기본, 신규 원전 '계획대로'…2037년 준공 목표

제11차 전기본, 신규 원전 '계획대로'…2037년 준공 목표

정부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의 신규원전 건설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여론조사에서 원전 필요성 80% 이상 지지와 함께 AI·전기차 수요 급증을 배경으로, 석탄·LNG 축소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이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김성환 장관은 26일 기자 브리핑에서 제11차 전기본의 신규원전 건설 계획을 계획대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HBM4 양산 돌입…엔비디아에 공급 예정

삼성전자 HBM4 양산 돌입…엔비디아에 공급 예정

삼성전자가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4’의 양산을 다음 달부터 전격 시작한다. 26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 및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엔비디아와 AMD의 HBM4 퀄테스트(품질 검증)를 통과했으며, 내달 중 엔비디아에 초도 물량 공급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