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카다피 정권 붕괴 후 걷잡을 수 업게 된 리비아 난민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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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중해 난민' 사태의 배경에는 리비아의 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몰락이 망령처럼 똬리를 틀고 있다고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CSM)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내전과 기아로 고통받는 아프리카와 중동 난민들이 유럽행 밀항 사태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난민 위기가 심화된 것은 카다피 몰락과 이슬람국가(IS) 득세 이후 본격화됐다고 SCM은 전했다.

실제로 유럽 각국은 지난 2010년 카다피가 집권하고 있는 리비아와의 관계 정상화를 서둘렀다. 이 같은 행보는 리비아 내 원유 확보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중동 난민들의 발을 묶어두기 위한 포석이었다.

리비아는 지난 19세기까지 미국과 유럽에 아프리카 노예를 보내는 전초기지였으며, 최근 수십 년간 이탈리아와 스페인으로 향하는 난민들의 출발점이 돼왔다.

카다피는 이 같은 역사적 배경과 함께 유럽 각국의 '난민 경계령'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는 이에 따라 2004년부터 유럽 각국과 개별적으로 난민 통제를 둘러싼 협의를 시작했다. 이는 유럽과의 관계 정상화뿐만 아니라 자신의 지위 구축을 위한 고도의 전략이었다.

카다피는 2010년 8월 당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를 만나 자신의 도움이 없으면 유럽은 온통 검은색으로 뒤덮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유럽은 내일 더 이상 유럽이 아닐 수 있다"면서 "아프리카에서 수백만 명의 난민이 몰려들면 유럽이 계속 백인과 기독교의 통합성을 유지하며 선진국 지위를 누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카다피는 과거 게르만 민족 대이동을 상기하며 "아프리카 미개인들의 침입으로 유럽이 완전히 파괴될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손쉬운 해법을 제시했다. 리비아 국경을 봉쇄하는 대신에 연간 50억 유로를 지급하라는 요구였다.

카다피는 앞서 2009년 6월 이탈리아 정부와의 밀약을 통해 이탈리아 해군과 공동 작전을 벌였던 것을 상기시켰다. 이 같은 이탈리아 해군과 리비아 정부 간 공동 해상작전으로 이탈리아행 불법 난민 수가 전년보다 75% 이상 감소했기 때문이다.

카다피는 또 집권 말기에 유럽 각국으로부터 난민 유출 방지를 위한 국경봉쇄 수수료를 연간 5천만 유로로 낮춰주는 선심을 쓰기도 했다.

리비아는 대신에 트리폴리나 벵가지 등 리비아 항구들에 수용소를 설립하고 전망대를 세워 난민들이 밀항하지 못하도록 하는 봉쇄 조치를 감행했다.

하지만, 2011년 초 반정부 민주화 시위로 카다피 정권이 몰락하고 수많은 무장집단과 군벌이 등장하면서 정정이 불안해지고, 급기야 아프리카 북부 지역으로 세력을 넓힌 IS가 대량 학살에 나서자 난민 사태가 더욱 심화됐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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