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국민투표 후 협상 주도권 쥔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 어떤 무기 들고 협상 테이블에 나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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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

 

국제 채권단 협상안의 수용 여부를 묻는 그리스 국민투표에서 과반 이상이 '반대' 표를 던지면서 구제금융 협상이 다시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미궁에 빠졌다.

이번 투표로 그렉시트(Grexit·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불거지는 가운데 국제 채권단은 시리자(급진좌파연합) 정권과 치열한 재협상에 나서게 됐다.

우선 채권단은 지난달 28일 제시했던 최종안과 유사한 수준의 구제금융 긴축 프로그램을 제안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리스 정부는 채무 일부 탕감을 우선적으로 협상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도 국민투표에서 반대가 확정되자 협상 테이블에 채무 탕감(헤어컷) 문제를 올리겠다고 밝혔다.

치프라스 총리는 앞서 그리스 부채 탕감 필요성을 지적한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가 공개됐을 당시에도 "30%의 헤어컷과 만기 20년 연장이 부채를 갚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채권단과 그리스 정부가 합의할 긴축프로그램 수준도 국민투표에서 '반대' 결과가 나옴에 따라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줄곧 세수 증대보다는 연금제도 등 복지정책을 대대적으로 손질해 지출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들은 최종안에서 그리스의 연금 지급액을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0.25∼0.5%만큼 삭감하고 내년에는 GDP의 1% 만큼 삭감하는 식으로 순차적으로 연금 지급액을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또 조기퇴직을 줄이고 정년 시점을 67세까지 미루도록 권고했다.

특히 소득이 적은 노령자·장애인에게 주는 '사회연대보조제도'(EKAS) 연금을 2019년 12월까지 전면 폐지하라고 강조했다.

EKAS는 노령·장애연금 수급자 가운데 최저생계비 기준에도 못 미치는 빈곤층에게 추가 연금을 주는 제도다.

최종안에 따르면 폐지 시점은 이달부터로, EKAS 연금 수급자 가운데 소득수준이 높은 상위 20%에 대한 연금을 당장 중단하고 순차적으로 전면 폐지에 나서게 된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는 그간 연금 삭감에 강력하게 반대했고, 채권단 최종안을 대부분 수용했던 수정안에서조차 EKAS 연금만큼은 순차적으로 폐지하자는 입장을 나타냈다.

국민투표 결과가 채권단 긴축 프로그램 '반대'로 나온 것을 고려하면 치프라스 총리의 요구대로 유예기간이 충분히 주어질 가능성이 크다.

연금과 더불어 주요 쟁점이었던 부가가치세(VAT)도 그리스 정부의 의견이 반영될 여지가 많다.

채권단은 부가가치세 조세 기반을 확대해 전기요금은 물론 호텔, 음식점 등에도 추가로 부가가치세를 물리라고 요구했다.

구체적으로는 6.5%, 13%, 23% 3구간으로 쪼갠 현행 부가가치세율 체계를 6%, 13%, 23%로 개편하고 음식점에 대해서는 23%의 부가가치세율을, 호텔과 상하수도, 전기요금 등에는 13%를 각각 적용하라고 밝혔다.

약품과 도서, 영화관에 대해서는 가장 낮은 6%의 부가가치세율을 적용하며 정부가 제공하는 모든 종류의 세제 혜택을 없애라고 명시했다.

하지만 최종 합의에서 치프라스 총리가 요구한대로 도서지역 부가가치세 30% 할인 요구가 관철될 가능성이 크다.

또 채권단은 군비는 당장 4억 유로를 감축하고 농부들에게 주는 경유 보조금 등 재정정책도 내년부터 개혁하자고 요구했지만, 치프라스 총리는 이미 상당한 유예기간을 달라고 요청했다.

채권단과 그리스 정부 간의 긴축 프로그램 협상은 수개월간의 논쟁 끝에 윤곽을 드러냈지만, 국민투표를 계기로 부채 탕감이 새로운 협상 의제로 등장하면서 양측의 협상은 다시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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