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중남미의 경제 위기는 경제만의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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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시오 카르테스 파라과이 대통령(왼쪽)이 브라질 브라질리아의 대통령 궁에서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오라시오 카르테스 파라과이 대통령(왼쪽)이 브라질 브라질리아의 대통령 궁에서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오라시오 카르테스 파라과이 대통령(왼쪽)이 브라질 브라질리아의 대통령 궁에서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80년 전부터 '미래의 땅'이던 중남미, 왜 아직도...

중남미 지역은 브라질과 칠레 등 자원 부국을 중심으로 200년대 초반 원자재 산업의 호황을 이끌었다. 국제 원자재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덕에 브라질은 2002년부터 2010년 사이 연 평균 3.9%성장을 유지했고, 칠레는 2000년 ~ 2013년 간 평균 성장률 4.3%를 기록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등은 이러한 호황을 기반으로 인프라 투자와 중점 산업 육성 및 산업 지원, 고용 확대, 서민층 지원 등 재정 지출을 늘렸다. 불안했던 중남지 정치 상황 역시 '핑크 타이드'라 불리는 중도 좌파 성향의 민주 정부가 들어서며 안정되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도 중남미 지역은 비껴가는 듯 보였다.

하지만 2013년 이후 중남미 경제는 거짓말처럼 가라앉기 시작했다. 투자와 소비가 부진한데다 사회 불안까지 겹치자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던 것이다. 이는 중남미 경제가 내실을 키운 것이 아닌, 중국의 고성장과 선진국 양적 완화로 인한 유동성 공급에 크게 의존했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가 호황을 맞을 땐 함께 성장할 수 있었지만 성장 추세가 끝나자 경제가 빠르게 위축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중남미 국가 상당수가 내수침체와 물가상승에 의한 스태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브라질은 지난 12년간 비교적 잘 관리되어 오던 물가가 올 들어 한계치 (4.5±2%)를 완전히 벗어나면서(8월 기준, 9.3%), 이에 대응하기 위해 내수 침체에도 불구, 금리를 6년 만에 최고치인 14.25%까지 인상했다. 이에 지난 9월 신용평가사 S&P는 브라질 재정 악화 및 긴축 정책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국가신용등급을 투기등급인 BB 로 강등했다.

또한 아르헨티나와 베네수엘라는 미국 등 서방국과의 갈등으로 국제 자본 시장에서 소외된 상황에서 최근 유가마저 급락하면서 외환 보유액 부족으로 디폴트 직전 상황에 직면하는 등 문제가 심각하다.

낙후한 정치문화, 미흡한 시민의식이 성장의 기회를 차버렸다

이 같은 위기가 나타난 원인은 ▲원자재 수요 감소 (경상적자) ▲ 환율 불안 (자본 유출) ▲방만한 재정운영 (재정 적자) ▲ 정치불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특히, 브라질,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는 위 4가지 요인 모두가 작용해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매우 힘든 상황이다.

잠재 위험 요소로 '저유가의 지속'도 꼽히고 있다. 브라질, 멕시코,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등 남미 경제를 주도하는 국가들은 모두 산유국으로 이들의 경제 성장은 유가와 깊은 상관 관계가 있다. 이들 4개국은  국제 유가(WTI, Spot기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을 기록한 2008년과 2011~13년 성장세를 보였으나, 70달러 이하로 떨어진 2009년과 2014년에는 큰 하락세를 보이거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중남미 석유 기업 대부분은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호황기에도 노후화된 설비와 기술 열위로 증산을 하지 못해 高유가에 따른 반사 이익을 충분히 누리지 못했고, 당시 좌파 정부가 국영인 이들 회사의 석유 판매 수입을 국가 재정에 활용한 지출이 크게 확대됐다. 미국과 러시아, OPEC 회원국의 가격경쟁이 치열한 탓에 향후 중남미 기업이 우위를 점할 가능성도 기대하기 힘들다.

정경유착과 부정부패, 방만 재정도 사회 개혁을 더디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남미 국가들은 해방 이후, 쿠데타와 독재 정권의 등장으로 무질서와 부정부패가 사회에 만연해 왔고, 국가 자본이 천연 자원을 활용한 1차 산업에 집중되어 부의 편중과 왜곡이 심한 편이다. 민주화 이후 등장한 급진 세력 역시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해 인플레이션 등 경제 불안 초래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정권 비리가 거듭 밝혀진 탓에 국제 사회에서의 신뢰도도 떨어져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에너지 사업도 난항을 겪고 있다. 브라질 심해 유전 개발 사업은 기술 부족과 예산 집행 과정의 비리가 드러나며 사업이 지연됐고, 입찰 전환 후에도 해외 투자자의 외면을 받아 자금을 확보하지 못했다. 최근엔 에너지 장관이 사업 연기 가능성을 발표해 개발이 무기한 지연될 거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멕시코는 에너지 개혁은 일단 성공하였으나, 최근 대통령 부인과 측근들의 정경유착 비리가 밝혀지면서 성장 동력 상실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여기에 페소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투자 유입 흐름을 유지하기도 어려워졌다.

중남미는 1930년대부터 '미래의 나라'로 불려 왔다. 하지만 현재에도 '미래의 나라'이며, 구조적 개혁 없이는 미래에도 여전히 '미래의 나라'에 멈춰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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