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북한이 김양건 노동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이 교통사고로 숨졌다고 발표했다.
김양건은 2005년 정동영 당시 통일부 장관과 김 전 위원장의 면담에 배석했고, 김 위원장의 중국 대사관 방문에도 동행했으며, 국방위 참사 자격으로 6자 회담과 관련된 사안을 실시간으로 챙겨 왔다. 특히 김 전 위원장의 중국 방문이나 중국 대표단의 평양 방문과 관련된 사안을 직접 챙길 정도로 중국 외교에서 전문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노무현 정부는 김양건의 통일전선 부장에 임명이 소원했던 남북관계가 개선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했었고, 실제로 경의선, 동해선 철도 시험 운행과, 남북회담 등이 성사되며 한반도에 훈풍이 불기도 했다.
그러나 2010년 이후 김양건의 대남사업 성적표는 초라했다. 그가 수장을 맡고 있던 통일전선부는 북한 조선노동당 산하의 대남공작 및 정보기관으로, 한국 민간단체나 해외동포, 유학생 등을 포섭하기 위한 선전, 선동, 대남방송, 친북조직 관리 등의 업무를 맡는다. 중국에 서버를 둔 대남 비방 사이트 '우리민족끼리'를 운영하는 주체 역시 통전부다.
하지만 지난 8월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와 서부전선 포격 도발로 인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진 상황에서, 오히려 한국 측의 대북 확성기 방송 등 심리전 방송을 막기 위해 "심리전 방송을 중단하면 남북관계 개선의 출로를 찾을 수 있다."라며 먼저 이산가족 상봉 재개를 거론했고, 5.24 대북제재 조치 해제와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북한 측의 주장을 밀어붙이지 못했다.
2013년 개성공단 폐쇄조치는 자충수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9년 이후 북한은 키리졸브 훈련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며 개성공단에 대한 통행 제한을 걸었는데, 당시 개성공단에 고용된 북한 근로자는 5만 명으로, 남한 기업으로부터 연간 9,000만 달러의 보수를 받고 있었다. 이는 북한이 연간 벌어들이는 외화의 약 5%를 차지하는 큰 수입이었다. 결국 4달 만인 2013년 8월, 북한은 당초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채 개성공단 재개에 합의했다.
이후 북한은 2014년 아시안게임 폐막식 대표단 파견 등 '진정성'을 무기로 공세적인 대남 협상을 시도했으며, 김영건 역시 인천을 방문했다. 조한범 국제관계연구센터 선임연구위원은 이를 "쌀과 현금"을 얻기 위한 조치라고 표현했다. 금강산 관광 재개와 5.24 조치 해제를 통해, 경제 및 재정위기를 극복하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북한은 한국의 5.24제재 조치 이후 중국에 무연탄과 철광석 수출을 늘리는 등 타계책을 찾으려 했지만, 중국의 성장이 둔화되며 북한산 지하자원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어 실질적인 구조 개선을 이루진 못했다, 오히려 북-중 무역과 경제협력을 주도하던 장성택을 처형당했을 정도다.
또한 안장적인 수입원이던 금강산 관광이 금지된 것 역시 큰 경제적 타격이 되었다. 경희대학교 김철원 교수에 의하면,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 이래 2005년까지 민간차원에서 투자한 자산은 7,725억 원이었고, 한국관광공사 등 정부 차원에서 투자한 자산은 1,172억 1,600만 원이었다. 투자 및 지출액 대부분은 북한에 지불한 관광대가로, 2006년 7월 까지 약 4억 5,300만 달러(약 5,233억 원)를 지불했다.
앞으로도 북한은 한국 경제에 의존하기 위해 5.24조치 해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를 계속해서 요구할 것이다. 한국이 협상의 키를 쥐고 있는 것이다. 실리를 추구하면서 통일에 이를 수 있는 방향으로 북한의 대남 정책을 유도하는 혜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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