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 새로운 국면, 유럽은 이란 편.
이란 시위대의 자국 공관 공격에 대한 보복조치로 3일(현지시간) 이란과 외교관계 단절을 선언한 사우디는 4일 이란과의 교역은 물론 항공편 운항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 외무장관은 이날 "사우디의 이란과 외교관계 단절은 양국 간 항공편과 교역 종결은 물론 사우디 국적자의 이란 여행 금지로 확대될 것"이라고 외신들에 밝혔다. 다만 이란 무슬림의 사우디 메카와 메디나 성지 순례(하지·움라)는 허용키로 했다.
바레인은 4일 이란과 외교관계 단절을 발표하면서 자국에 주재하는 이란 외교관들에게 48시간 안에 떠나라고 통보했고 수단은 단교와 함께 이미 이란 외교관들을 추방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이란과의 외교관계를 대사급에서 대리대사(공사)급으로 격하했다. 또한 사우디를 주축으로 한 수니파 국가들의 모임인 아랍연맹(AL)은 이란 내 사우디 공관 공격을 의제로 올려달라는 사우디의 요청에 따라 10일 이란 내 사우디 공관에 대한 폭력사태를 규탄하는 긴급회의를 열기로 했다.
반면 수니파 진영의 외교적 대응에 맞서 바레인과 이라크 바그다드, 나자프, 바스라 등 시아파 주민이 많은 곳에서는 격렬한 사우디 규탄 시위가 이어졌다. 바그다드 등지에서 시위자들은 사우디를 규탄하는 동시에 이스라엘과 미국, 영국 국기를 불태우기도 했다. 이란 외무부는 사우디의 외교관계 단절 선언에 대해 이날 오전 공식 브리핑에서 "사우디가 생존 위기에 처했다는 증거"라며 "국내 문제에 대한 시선을 밖으로 돌리려고 단교를 발표했다"고 비난했다.
이와 같은 지정학적 불안은 글로벌 증시를 끌어내리는 원인이 되었다. 이날 다우지수는 장중 450포인트가량 급락하며 1932년 이후 새해 첫 거래일 중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지수는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으로 장중 심리적 지지선인 17,000선을 하회했다. 마감가 기준으로는 8년 만에 가장 부진한 첫 거래일을 기록했다.
다만 뉴욕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긴장 고조에 따른 지정학적 불안정에도 불구하고, 중국 성장률 둔화 우려와 미국 지표 부진, 전 세계 공급 과잉 우려 상존 등으로 오히려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배럴당 28센트(0.8%) 낮아진 36.76달러에 마쳤다.
한편 유럽 등 서구 국가는 이란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유럽산 무기와 상품에 사우디가 큰 시장이기는 하지만, 사우디가 보수적 수니사상 와하비즘과 살라피즘 전도자들을 지원해 수니파 사상의 극단화를 부추긴다는 비판이 일고 있으며, 사형이나 태형과 같은 사우디의 비인도적 신체 처벌에 대한 비난 여론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저먼마셜펀드(GMF)의 기욤 자비에-벤더는 "유럽의 일반인들에게는 처형 자체가 역겨운 일이고 정책 결정자들은 탄력이 붙은 유럽과 이란의 긴장완화를 놓치지 않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어 "이란은 이제까지 핵 협상 이행에 비교적 충실했고 내달 선거도 예정돼 있다"며 "이란과의 관계 정상화는 너무나 잘 되고 있었던 셈으로, 이제 사우디가 자신들의 힘을 보여주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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