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군비지출로 재정압박 가중, '급격한 개혁 국민반발 가능성'도
중동의 맹주를 자처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만 빈압둘아지즈(80) 국왕 즉위 1년을 맞아 정권 실세로 군림하고 있는 모하마드 빈살만 알사우드(30) 왕자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즉위 기념일을 맞아 다시 한번 충성을 맹세합니다"
살만 국왕 즉위 1주년인 지난달 23일 수도 리야드에는 국왕의 대형 얼굴사진과 함께 이런 글이 적힌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5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은행과 음식점, 쇼핑몰 등에 내걸린 플래카드들은 정부가 아니라 유력 왕족들이 경영하는 기업들이 내건 것이었다. 플래카드 대부분에는 국왕의 초상 사진 옆에 유럽과 미국에서 이름의 머리글자를 따 'MBS'로 부르는 모하마드 빈살만 알사우드 왕자의 얼굴사진이 같이 들어가 있었다. MBS는 국방장관으로 군을 장악하고 있으며 경제정책에도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이다.
"충성"이라는 묵직한 단어가 들어간 것은 살만 국왕의 인사에 대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의심"의 반증으로 보이기도 한다.
작년 1월에 즉위한 살만 국왕은 즉위 석 달만인 4월 전임 압둘라 국왕이 "절대로 번복하지 말라"며 칙명으로 임명한 왕세자(70)를 폐하고 조카인 모하마드 나예프 왕자(56)를 왕세자로 , 자신의 아들인 MBS를 왕위계승 서열 2위의 부왕세자로 임명했다.
연령차이가 많지 않은 배다른 형제가 왕위를 승계해온 사우디에서 살만 국왕의 이런 인사는 자신이 속한 '수다이리 가'의 권력강화 조치로 받아들여졌다.
특히 별다른 실적이 없는 무하마드 빈 살만 왕자의 부황세자 임명이 파문을 일으켰다. 그는 국왕의 아들 중에서는 드물게 미국이나 유럽에 유학한 적이 없다. 인물 됨됨이에 대해서도 수수깨끼가 많다. SNS에서는 "막돼 먹은 문제아"라는 글이 떠돌기도 한다. 작년 3월에 시작한 예멘에 대한 군사개입이 길어지자 비판도 높아지고 있다. MBS의 "실적을 만들기 위한" 개입이라는 지적이 처음부터 나오기도 했다.
MBS는 올해 1월 이란과의 단교 결정에도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 서방언론에서는 "독단적"이라거나 "모험주의적"이라며 비판적으로 보도한 경우가 많지만 사우디 국내에서는 "젊은 개혁자"로 평가하는 목소리도 있다.
사우디 정부는 작년 말 석유와 전기, 수도요금을 대폭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연간 1천억달러(약 117조 원)가 넘는 것으로 알려진 선심성 돈 풀기를 통한 요금억제를 축소해 고통을 수반하는 개혁을 단행한 것이다. MBS가 이 개혁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22명의 각료가 참여하는 '경제·개발평의회' 의장을 맡아 민간기업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이면서 개혁안을 마련했다고 한다.
사우디의 대형 투자은행인 자두 인베스트먼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파하드 툴키는 "가계와 기업에는 단기적으로 타격이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피할 수 없는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MBS 는 영국 이코노미스트 1월호 인터뷰에서 국영 석유회사 사우디아람코의 주식 일부를 공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공개이유는 "부패를 없애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아람코는 왕족의 이권이 얽혀 있는 사우디의 "성역"이다. 성역에 손을 대는 것은 진짜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는 인상을 심어줬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리야드 사무소 관계자는 "모하마드 빈살만 알사우드 왕자는 왕족과 관리는 물론 미국과 영국의 컨설턴트등과도 의논하면서 결정을 내린다고 들었다"면서 "전횡을 하는 유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방장관으로서 국가안보도 책임지고 있는 그가 '사우디는 이란과 전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서방언론의 우려를 부인하기도 했다.
모하마드 왕자는 일본에 신혼여행을 온 경험이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에도 밝은 친일파이기도 하다.
사우디는 국가 세입의 80% 이상을 석유수출에 의존하고 있지만 지난 30년간 인구가 4배로 늘면서 석유의 국내소비도 늘고 있다. 향후 20년 후면 "석유수입국이 될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사우디가 발표한 올해 예산은 100조원 이상의 재정적자를 예상하고 있다.유가 하락이 계속되면 적자폭은 더 커진다.
미국이 중동개입을 축소하는 가운데 사우디는 2014년에 65억 달러 상당의 무기를 수입했다. 세계 최대의 무기수입국이다. 예멘에 대한 군사개입의 전비도 매달 수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재정을 압박하고 있다.
모하마드 왕자의 개혁추진 노력이 허사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기 시작했다. 중동 정세에 밝은 애널리스트인 시어도어 칼라시크는 "급격한 개혁을 추진해 결과적으로 국가붕괴를 초래한 옛 소련을 생각나게 한다"면서 "성급한 개혁은 국민의 반발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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