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저유가에 국제자본시장 문두드리는 걸프 국가들, 사우디도 데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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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타임스는 중동 국가들이 올해 들어 국제금융시장에서 국채 발행을 크게 늘리고 있다고 11일 보도했다.

아부다비와 바레인을 포함한 걸프 국가들은 국제자본시장에서 국채 매각을 통해 86억 달러를 차입했다. 이는 2009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중동 국가들이 최근 국제 자본시장을 분주히 노크하는 것은 유가 하락으로 타격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의 필립 다우바 판타나세 이코노미스트는 "저유가가 이 지역에 심한 재정위기를 초래하면서 국채 발행의 필요성이 불거졌다"고 설명했다.

올해 초 유가는 배럴당 20달러 선으로 후퇴하면서 2014년 중반 배럴당 110달러 선을 기록한 지 불과 1년 6개월 만에 70% 이상 급락했다.

최근 들어 국제유가가 연일 상승하면서 40달러 선을 회복하는 등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시장에 공급 과잉 우려가 잔존하면서 유가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다음달 7일 라마단(이슬람권 금식 성월)이 시작됨에 따라 중동 국가들은 서둘러 국채 발행을 마무리하려는 모습이어서 국채 발행은 신속하게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부다비가 지난달 50억 달러 규모의 국채 발행을 성공리에 마친 데 고무돼 카타르를 포함한 걸프 국가들은 수년 만에 처음으로 글로벌은행들과 국채 발행을 위한 협상에 나섰다. 지난달 아부다비의 국채 발행에는 170억 달러의 매수 주문이 몰려들 정도로 수요가 많았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사우디아라비아도 올여름 이후 국제채권시장에 데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사우디의 움직임은 국내 은행의 유동성 압박을 덜어주려는 차원이다. 앞서 HSBC와 도쿄미쓰비시은행, JP모건 등으로부터 100억 달러의 대출을 받은 데 이은 것이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아랍에미리트(UAE)와 이란 등도 국채 발행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UAE는 연방정부와 토후국 정부가 모두 채권 발행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란은 국제신용평가기관인 피치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 국가들이 대거 국채 발행에 나서고 있음에도 미국 국채를 기준으로 한 금리 프리미엄은 2월부터 내려가는 추세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32달러에서 43달러로 올라섰고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이들 국가 통화의 페그제에 대한 압력이 줄어든 영향이다.

아부다비가 4월에 발행한 국채의 금리는 3.12%였다. 이는 미국 국채보다 125bp(1.2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두바이가 채무 재조정을 선언했던 2009년의 국채 금리는 6.75%였고 프리미엄도 훨씬 높았다.

HSBC은행의 중동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사이먼 윌리엄스는 걸프협력협의회(GCC) 6개 회원국이 올해와 내년에 상환 혹은 차환해야 할 국채, 회사채 등은 940억 달러에 이른다고 추산하면서 경제성장률 둔화와 신용등급 강등으로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무디스는 오만의 등급을 강등하고 바레인의 등급을 정크 수준으로 내렸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미 사우디를 부정적 관찰 대상에 올려놓은 무디스가 이달 말 등급을 재조정할지 여부가 주목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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